월급이 100만 원 늘었다, 그런데 소비도 그만큼 늘었다?_돈쓸신잡 #95 || 엘르코리아 (ELLE KOREA)
SOCIETY

월급이 100만 원 늘었다, 그런데 소비도 그만큼 늘었다?_돈쓸신잡 #95

박지우 BY 박지우 2023.04.27
우리나라엔 공식적으로 계급이 없다. 법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압도적인 부자를 어떤 식으로든 만나본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혹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그들로부터 어떤 기분을 느꼈는가? 최소한 '저런 삶은 어떤 삶일까?'라는 상상 정도는 해봤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계급이다.
이 세상엔 돈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그들은 이미 돈이 많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할 때 돈이 중요한 옵션이 아니다. 돈이 많으면 돈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게 된다.
물론, 위와 같은 사람은 극소수다. 대부분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돈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조금 더 마음 편하게 하려면 돈의 힘은 필수적이다. 이 현실을 빠르게 깨달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수입을 올릴지 고민하고, 실제로 행동한다. 그리고 결국 조금씩 결과를 만들어낸다. 돈을 더 벌기 위해 연봉을 더 주는 직장으로 이직을 해 수입이 늘어난 사람이 있을 것이다. 혹은 부업을 통해 추가로 돈을 더 벌기 시작한 사람도 있을 테다. 이 글은 바로 이 단계에 접어든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300만 원 버는 직장인이 100만 원 더 벌면?

Unsplash

Unsplash

월급으로 300만 원을 버는 직장인이 있다고 치자. 이 돈으론 부족해서 이런저런 부업에 도전했고, 결과적으로 100만 원을 더 버는 수입처를 찾았다고 가정해 보자. 월 소득이 무려 30%나 오른 것이다. 혹은 이직에 성공해 한 번에 연봉을 1000만 원 이상 올렸다고 가정해 보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소득을 올린 것까진 좋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흔히 빠지는 함정이 있다. 늘어난 소득에 비례해 소비 수준까지 함께 올라가는 것이다. 예전엔 돈이 아까워서 비교적 잘 참았던 소비를 조금씩 건드려보기 시작한다. 당연히 돈을 더 쓰면 기분이 좋다. 뇌에선 도파민이 분비된다. 그렇게 소비 수준이 확장되고 결국 고착화된다. 오마카세 스시집에서 셰프가 정성스럽게 쥐여준 스시 맛을 한번 보면 동네에서 가성비 좋은 초밥집은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하다. 하지만 만약 본인이 추가적인 노력을 통해 돈을 더 번 목적이 훗날 경제적으로 불안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면 조금은 보수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돈을 더 벌고 그만큼 소비를 늘리면 지금 당장 기분은 좋을 수 있지만, 적어도 재산 증식에는 어떤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핵심은 생산수단

Unsplash

Unsplash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의 반대말은 공산주의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점은 생산수단을 누가 보유하느냐다. 자본주의는 이 생산수단을 개인이 보유할 수 있다. 반면, 공산주의는 국가가 소유한다. 즉, 자본주의의 핵심 바로 생산수단이다. 생산수단이란 무엇인가. 기업, 땅, 부동산 등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통틀어 말한다.
다시 위 사례를 가져와서 얘기해 보자. 월급이 300만 원인데 부업으로 100만 원을 더 번다고 치자. 분명히 월급 300만 원만 받았을 때도 그럭저럭 생활은 가능했을 것이다. 이 상태에서 추가로 번 100만 원은 어떻게 써야 할까? 본인이 훗날 경제적인 문제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면 이 돈은 가급적 생산수단을 확보하는 데 사용하는 게 좋다. 개인이 처음부터 직접 생산수단을 확보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간접적으론 가능하다. 반도체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건 반도체 산업이라는 생산수단을 확보하는 행위다. 전기차 기업에 투자하는 것 역시 전기차라는 유망한 생산수단을 확보하는 것이다. 만약 5%의 배당을 주는 기업에 투자했다면 그 주식을 가진 것만으로도 불로소득을 확보한 셈이다.
 

달콤한 유혹

Unsplash

Unsplash

이런 방식으로 생산수단을 확보해도 삶이 당장 크게 변화하진 않을 것이다. 그 어떤 투자에도 리스크가 있고, 돈이 저절로 복사가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자. 만약 매달 100만 원을 투자가 아니라 소비에 사용했다고 치자. 그 소비 덕분에 순간순간 기분은 좋겠지만, 결국 지나고 나면 손에 남는 건 없다. 그냥 아름다운 추억만 남을 뿐이다.
물론, 이게 의미가 없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훗날 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본인에게 남은 것이 좋은 추억뿐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 결코 유쾌한 상상은 아닐 것이다. 반면, 매달 조금씩 생산수단을 확보했다면 어떨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이 덩어리는 커지고, 말 그대로 돈이 돈을 버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구조에서 나오는 돈으로 오마카세도 즐길 수 있고, 호캉스도 갈 수 있다.
물론 선택은 자유다. 그리고 인간은 진화적으로 장기적인 비전보다는 오늘 하루의 생존에 집중하도록 설계돼 있다. 지금 당장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운동 대신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하면 미래에 내 육체는 어떤 식으로든 고통받는다. 하지만 이런 진실은 지금 당장의 편안함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난다. 돈에 대한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자유!"를 외치지만 끝내 이 자유를 누리는 사람은 극소수다.
 

'돈 되는 쓸모 있는 잡학 사전' #돈쓸신잡 더 보기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