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퇴사 테라피’라는 말이 있다. 이는 퇴사 후 푹 쉬고 나니 그제야 안색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경우를 일컫는다. 그도 그럴 것이 수면은 피부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가장 좋은 보약이다. 피부 세포는 주기에 맞춰 DNA대로 끊임없이 복제되어 피부 표면에서 제 기능을 하다 마침내 각질 세포가 되어 떨어져 나간다. 이때 잠을 충분히 자야만 이러한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어 세포들이 피부 각층에 촘촘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 P&K 피부임상연구센터에서 2019년 〈Skin Research and technology〉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6일 동안 하루 4시간씩 잔 여성 32명의 경우 피부 수분량, 윤기, 박리, 투명도, 탄력, 주름은 하루가 지난 직후부터, 피부 결은 4일째부터 유의미하게 악화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악화된 요소는 바로 탄력. 수면 부족이 DNA 자체를 손상시킨다는 홍콩대 연구도 빼놓을 수 없다. 분명 운동도 하고, 건강 기능성 식품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데도 피곤하다면? 잠부터 더 많이, 깊게 자야 한다. 또 완벽히 빛을 차단한 어두운 환경에서 잘 수록 수면을 돕는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해진다.
가장 안색이 나빠 보이는 경우는 바로 자신의 퍼스널 컬러와 정반대인 메이크업과 옷을 착용했을 때. 화장품 가운데선 립 제품, 옷의 경우 스웨터나 스카프처럼 얼굴 바로 아래에 위치하게 되는 아이템이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 가령 노란 기가 많고 대비는 적어 인상이 따스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차갑고 딥한 퍼플을, 반대로 노란 기가 적고 대비가 커 서늘하고 또렷한 느낌이 강한 사람이 누렇고 흐릿한 샌드 컬러를 가까이했을 때 안색이 흙빛으로 변하곤 한다. 자신에게 딱 맞는 톤을 상체와 얼굴에 집중 포진시킬 경우 마치 얼굴에 조명을 듯 켠 듯 안색이 환해질 터. 어울리지 않는 톤은 하의나 신발로 활용해 보자.
각질층은 수분 보유 기능이 떨어지면 하얗게 각질이 일어난다. 이렇게 되면 건강한 윤기가 사라져 안색이 푸석하고 칙칙해 보인다. 동시에 피부 장벽이 손상되어 세균이나 유해 물질이 침투하기 쉬워지니 더욱 민감해지고, 트러블 탓에 안색이 균일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피지가 너무 많아도 염증과 과각질화가 일어나기 쉽다. 가루처럼 부스스한 느낌의 건조한 피부 각질에 비해 지성, 여드름 피부의 각질은 두껍고 딱딱한 층을 이루고 있다. 이 경우 유분 많은 제품을 피하고 BHA, 단백질 분해 효소처럼 각질을 부드럽게 녹이면서 수분 공급, 진정까지 제공하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잡티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자외선 노출, 호르몬 변화를 비롯한 여러 요인 탓에 피부 속에서 과도하게 생겨난 멜라닌 색소가 서서히 피부 표면으로 올라오고, 이것들이 한 덩어리로 뭉친 후에야 보이는 것이 바로 잡티이다. 즉, 잡티는 오랫동안 여러 단계를 거쳐 생긴다. 이런 경우 화장품으로는 잡티 생성의 첫 단계인 멜라닌 색소 생성과 이동을 방해하고, 이미 생긴 잡티는 더 모이기 전에 재빨리 각질을 탈락시켜 없애는 나이아신아마이드, 비타민 C, 트라넥삼산 등을 함유한 미백 기능성 제품과 각질 제거 제품을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가 있다. 피부과에서 진행하는 미백 시술 또한 원리는 비슷하다. 멜라닌 색소만 골라 파괴하는 파장 레이저, 멜라닌 생성과 이동을 방해하는 비타민 C를 이온화 해 피부 깊숙이 침투시키는 이온자임을 비롯해 멜라닌 생성을 방해하는 트라넥삼산 성분 같은 경우 바르는 약 또는 먹는 약으로 주로 쓰인다. 명심할 것은 미백과 동시에 자외선 차단 또한 철저히 해야 한다는 사실.
사실 화장과 보정 어플 모두 눈썹, 아이라인, 입술은 진하게, 피부는 균일하게 만들어 본래 얼굴에 비해 대비(contrast)를 올리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런데 눈썹 털이 불규칙하게 퍼져 있거나 인중에 잔털이 수북하고, 심한 경우 얼굴 전체에 잔털이 진하다면 대비가 흐트러져 안색이 환해 보이기 어렵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털이 많은 백인과 흑인의 경우 주기적인 눈썹 왁싱이나 얼굴 전체 인도식 실 면도를 통해 깔끔한 안색을 유지하곤 한다. 황인은 이와 비교해 털이 적긴 하지만, 만일 털이 많은 편이라면 눈썹을 정리하고 잔털을 면도한다면 확실히 달라진 안색을 느낄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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