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하나하나 읽어봤다. "맞아, 30살 전후에 1억 원을 모으는 건 힘들지" "요즘엔 눈만 올라가서 그렇지, 실제로 1억 원 모으는 게 얼마나 힘든데" "인터넷에서나 1억 원 모았다는 사람들 많지, 실제로는 별로 없을걸?"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션에 실패하더라도 도전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결과물은 다르다. 5년 이내에 1억 원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절약하고 돈을 모았는데 결과적으로 6000만~7000만 원을 모았다고 치자. 미션엔 실패했지만 어쨌든 적지 않은 목돈이 손에 들려있다. 반대로, 애초에 목표 자체를 세우지 않고 지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분명히 몇 년간 일은 열심히 했는데, 딱히 모은 돈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사회 초년생이 5년 이내에 1억 원을 모으는 건 현실적으론 힘들지만, 그 노력 자체는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목돈을 모을 때 빠지기 쉬운 함정들을 정리해 봤다.
플렉스도 계획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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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마음 먹고 비싼 코트 혹은 패딩을 사려 백화점에 갔다가 외투뿐 아니라 다른 패션 아이템까지 함께 구매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호텔에 갔는데 체크인할 때 20만 원만 추가하면 룸 업그레이드를 해준다는 호텔리어의 제안을 성큼 받아들이기도 할 것이다. 실제로 내가 그랬다. 호캉스 비용을 예상보다 20만 원을 더 썼지만, 심리적으론 오히려 "돈을 아꼈다"라며 합리화를 했다.
평소 검소한 사람조차 플렉스를 하는 날만큼은 머릿속 회계 장치가 고장 난다. '이왕 돈 쓰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계획에도 없던 소비를 추가한다. 나중에 카드값을 보고 놀랄 게 뻔하지만, 그 당시엔 소비가 주는 쾌감에 취해 제대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절약이 챌린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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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꾸준히 오랫동안 운동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어떤 마음으로 운동을 할까? 그들은 별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다. 운동이 삶의 일부이기 때문에 운동이라는 대상 자체에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 나이키 정신처럼 그들에게 운동은 '그냥 하는 것'(Just do it!)이다.
절약도 마찬가지다. 절약을 힘겨운 챌린지라고 생각하면서 매일매일 이걸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과 별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절약하는 사람 중 누가 더 오랫동안 검소한 태도를 유지하며 자산을 모을까? 당연히 후자가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에게 절약은 심플하다. 내게 필요 없는 소비는 하지 않는 것이다. 필요하지 않은 소비이기에 이걸 하지 않는다고 해서 딱히 괴로움을 느끼지도 않는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건 돈도 돈이지만 시간과 에너지도 아끼는 일이다. 그래서 물질적으로 검소한 태도를 갖춘 사람일수록 멘탈도 단단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거창하게 무지출 챌린지까지 할 필요가 없다. 챌린지 상태를 평생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직 절약만 한다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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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지 않은가. '오직 월급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데?' 그렇다면 답을 찾아봐야 한다. 직장인이 소득을 올리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연봉을 더 주는 기업으로 이직을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잘 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직 시장에서 레퍼런스 체크(평판 조회)는 공공연한 관행이다. 소득을 올리는 또 다른 방법은 부업이다. 주말 혹은 퇴근 이후에 부업을 하는 직장인은 실제로도 꽤 많이 늘었다. 다만, 지속가능성 혹은 성장성을 고려하면 부업이라고 할지라도 단순노동보다는 '하면 할수록 쌓이는 일'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전자책 출판이나 자신의 스킬을 이용한 클래스 개설 등이 좋은 케이스다.
이처럼 '돈을 더 벌기 위해 고민하는 것' 자체가 강력한 절약 방법이다. 에너지의 방향 자체가 돈을 버는 쪽으로 향하면 절약은 더는 신경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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