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파편화되는 도시의 삶이 일반적인 21세기, 〈응답하라〉 시리즈는 당시를 지나온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대적 배경과 잃어버린 순수함 그리고 이웃 간의 정을 드라마에 녹여내 호평 받았습니다. 〈응답하라 1997〉(응칠), 〈응답하라 1994〉(응사), 〈응답하라 1988〉까지 세 편의 이야기에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그들 사이 관계성이 유독 돋보였는데요.
각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은 촬영하며 쌓은 우정을 최대 11년 동안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이들의 모임이 공개되는 중이고요. 먼저 〈응칠〉 멤버들 중 이시언, 서인국, 은지원, 이호원이 종영 10주년 기념 동창회를 열었습니다. 이시언의 유튜브에 공개된 만남에선 각종 비하인드 스토리가 쏟아졌죠.
올 초엔 〈응사〉 팀과 〈응팔〉 팀의 신년회 현장이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어요. 먼저 〈응사〉의 주인공 고아라는 인스타그램에 "10주년 〈응사〉 새해 만남 소중 소중. 응답하라 완전체♥"라는 짧은 글과 사진을 게시했는데요. 여기엔 신원호 PD를 비롯해 고아라, 정우, 유연석, 김성균, 손호준, 차선우, 민도희 등이 자리했습니다.
〈응팔〉 모임은 이동휘가 공개했어요. 그는 "(응답하라) 88 사랑하고 사랑해 그리워 정말 내맘알지? Ditto"라면서 배우들과의 식사 모습을 올렸는데요. 이 드라마를 통해 인연을 맺어 7년째 공개 열애 중인 류준열과 혜리도 함께 했습니다.

다음 〈응답〉 시리즈는 과연 나오긴 하는 걸까요? 〈응팔〉 종영 후 '이번엔 2002년을 배경으로 한 시리즈가 나와야 한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그건 여전히 중론을 이루고 있어요. 당시 제작진도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고요. 하지만 7년 동안 〈응답하라 2002〉가 나오지 못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월드컵과 관련한 문제 때문인데요.
2002년 한국을 다루면서 전 국민을 붉은악마로 만든 한일 월드컵을 빼놓고 이야기를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당시의 모든 걸 고증하려면 국제축구연맹(FIFA)과 지식재산권 협의 및 막대한 금액 지불이 필수인 상황입니다. 1988 서울 올림픽이 등장하는 〈응팔〉의 경우 올림픽위원회(IOC)와 한시적으로 관련 계약을 맺었고, 그 기간이 끝난 현재는 드라마 속 올림픽 관련 내용이 블러 처리돼 있어요. 안타깝지만 2002년을 소재로 한 다음 〈응답〉 시리즈가 나오는 건 쉽지 않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