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원형의 트래버틴 테이블 옆에 1940년대에 만들어진 호두나무와 가죽 의자를 뒀다. 스탠드 조명 람파다 카펠로(Lampada Cappello)는 오스카 피콜로(Oscar Piccolo) 제품. 벽에 걸린 그림은 암스테르담 작가인 산 밍(San Ming)의 작품이다.
원래는 암스테르담의 남쪽 지역에 있는 한 아파트를 렌트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우리 취향에 맞는 공간으로 만들려면 일을 크게 벌여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공간 뼈대가 잘 설계된 집을 찾기 시작했지요.
침실에는 레몬 X 제이드 패턴(Lemon X Jade Paton)에서 만든 나무 받침대와 빈티지 도자기가 어우러져 있다.
암스테르담 기반의 실내디자인 스튜디오 ‘다브 스튜디오(Dab Studio)’의 로테 브룬스(Lotte Bruns)와 데니스 브룬스(Dennis Bruns)는 이사할 집을 찾느라 여념이 없던 무렵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코로나19 위기와 부동산 열기가 더해져 만만치 않았던 집 찾기 여정. 그러던 중 두 사람은 지금의 집을 보자마자 반했다. 특히 복층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데니스는 집 안에 계단이 있는 공간에 매료됐다. 물론 이 집이 완벽했던 건 아니다. 공간의 일부분은 난방시설을 가동해도 쉬이 따뜻해지지 않았고, 좁은 부엌은 식기세척기를 놓을 곳도 충분하지 않았다.
주방의 철제 탁상 램프는 암스테르담 학파의 작품. 가에타노 시오랄리의 샹들리에는 안트베르펜의 한 수집가로부터 구입했다.
“덕분에 매일 저녁 싱크대 앞에서 알콩달콩 설거지하고 있죠.” 두 사람은 약간의 불편함을 감내하는 대신 아름다운 공간에 사는 걸 선택했다.
아파트 구조를 바꾸려고 생각해 봤어요. 예를 들면 침대를 거실로 옮기는 식으로요. 여러 가지로 시뮬레이션한 끝에 지금의 구조가 최적의 공간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꽃병 위 폴리아르테의 작은 붙박이 조명은 데니스가 우연히 발견한 소중한 아이템 중 하나.
이들이 처음 이 집을 봤을 때부터 부엌 수납장엔 문이 없었다. 부부는 나무 문을 새롭게 제작하는 대신 바닥, 벽 타일과 잘 어울리는 커튼을 수납장에 드리우기로 했다. 풍성한 볼륨을 가진 커튼이 더해지자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도 났다. 2년간 계약한 집의 구조를 크게 바꾸는 대신 합리적 방식으로 공간을 견고히 한 거다. 대신 오래도록 꿈꿔오던 집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가구 중 대부분을 가지고 오지 않기로 결심했다.
1920년대 스타일의 목재 책상은 빈티지 제품으로 니스에서 구입했다. 블랙 체어는 오스카 지에타(Oskar Zieta)의 치펜스틸 (Chippensteel). 쿠션은 팔즐 반 데다(Pazl van Dedar)의 직물로 별도 제작했다.
회사 프로젝트를 위해 들른 중고 거래 플랫폼 ‘마르크트플라츠(Marktplaats)’와 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보석 같은 아이템을 차곡차곡 모으며, 거의 백지상태에서부터 집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친구에게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멋진 테이블’이라는 평을 들은 다이닝 테이블 역시 그렇게 자리 잡았다.
결국 가구와 스타일링 그리고 예술 작품이 인테리어를 완성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건 디테일에 따라 달라지죠.
1920년대 스타일의 목재 책상은 빈티지 제품으로 니스에서 구입했다. 블랙 체어는 오스카 지에타(Oskar Zieta)의 치펜스틸 (Chippensteel). 쿠션은 팔즐 반 데다(Pazl van Dedar)의 직물로 별도 제작했다.
두 사람의 새로운 집은 자신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이기도 했다. “지난 프로젝트의 클라이언트에게 고광택 재질의 붉은색 마루를 제안한 적 있어요. 클라이언트가 망설이기에 우리 집에 먼저 시도하기로 했죠. 벽을 붉은빛으로 칠한 후 클라이언트를 초대했는데, 그가 천천히 공간을 돌아보더니 저희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영감의 원천 역시 집이다.
일상에서 많은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때로는 의식하지 못한 채로 딱 들어맞는 선택이 탄생하기도 해요.
아레조(Arezzo)에 있는 빈티지 마켓에서 구입한 세산 반 지안프랑코 프라티니(Sesann van Gianfranco Frattini)의 소파와 카시나사의 찰스 레니 매킨토시(Charles Rennie Mackintosh)의 힐 하우스 체어(Hill House Chair) 로 꾸민 거실. 플로스 사의 타시아 반 아힐레(Taccia van Achille) & 피어 기아코모 카스티글리오니(Pier Giacomo Castiglioni)의 램프를 더했다.
진한 갈색빛을 띠는 이들의 붉은 벽은 세월이 갈수록 조금씩 더 근사해질 거다. 우연히 만난 테이블과 조명 그리고 아트 피스까지. 디자이너 부부의 집은 오늘도 조금씩 자신들이 꿈꿔오던 드림 하우스와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