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글에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특유의 완결성이 돋보였던 장면을 하나씩 살펴볼게요. 시즌 2에서 기대할 만한 포인트도 후반부에 정리했으니 끝까지 봐주세요!
#1. 회전문 앞에서 자책하던 우영우, 그가 보여준 놀라운 성장
」극중 회전문은 영우의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우가 회사 건물 회전문을 나서는 것을 어려워하는 장면은 극 초반부터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이었어요. 영우는 그런 자신을 ‘태어나서 지금까지 본 책을 전부 기억하지만 회전문도 못 지나가는 우영우. 영리하고 어리석은 우영우’라고 자책하기도 했죠.


또한, 영우가 회전문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할 때면 이준호(강태오) 또는 최수연(하윤경)이 그를 도와주곤 했습니다. 그랬던 영우는 마지막 화에서 회전문 통과에 성공합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말이죠. 회전문을 무사히 나선 후 그가 가슴 벅차하면서 남긴 말은 그래서 더욱 진한 여운을 주고 있습니다.
우영우 "뿌듯함! 오늘 아침에 제가 느끼는 이 감정의 이름은 바로 뿌듯함입니다!"
#2.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스스로의 삶을 사랑하는 우영우
」우영우 "길 잃은 외뿔고래가 흰 고래 무리에 속해 함께 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서요. 저는 그 외뿔고래와 같습니다. 낯선 바다에서 낯선 흰고래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모두가 저와 다르니까 적응하기 쉽지 않고 저를 싫어하는 고래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게 제 삶이니까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마지막 화에서 태수미(진경)가 “한바다에서 지내기 힘들지 않냐”고 묻자 영우가 자신을 외뿔고래에 비유하며 전한 답변입니다. 특히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는 영우의 말은 자폐가 있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그의 인생관까지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는 그간 영우가 자폐로 인해 일상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던 것까지 함께 떠올리게 하면서 더욱 깊이 있는 울림을 주고 있어요.


#3. 서브아빠 피셜, "보통 변호사가 아닌" 우영우
」우영우의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하며 '서브아빠'로 불린 정명석(강기영), 그 또한 영우의 남다른 면모 알아본 인물입니다. 물론 정명석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죠.
그는 극 초반 우영우에게 업무 맡기면서 "그냥 보통 변호사들한테도 어려운 일이야"라고 했다가 영우 앞에서 '보통 변호사'를 운운한 것을 사과했습니다.



'보통 변호사'라는 표현은 극 후반부에 다시 등장했는데요. 영우가 명석에게 회사 생활과 관련한 조언을 구할 때, 그가 남긴 답변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명석 "난 그저 우영우 변호사의 결정이 궁금할 뿐이에요. 우영우 변호사는, 음... 그냥 보통 변호사가 아니니까."
이때 '보통 변호사'는 극 초반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쓰였습니다. 비범하면서도 특별한, 후배 변호사인 영우를 존중하는 정명석의 인간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죠.
#4. 우영우와 이준호,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로맨스
」극중 우영우와 이준호의 로맨스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할 정도로 달달한 포인트가 가득했습니다. 이준호는 특히 영우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섭섭함’으로 귀엽게 토로해 ‘국민 섭섭남’으로도 불렸죠. 그는 또, 영우를 향해 자신의 진심을 가득 담은 애틋한 사랑 고백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준호 "저 할 말 있어요. 좋아해요. 너무 좋아해서 제 속이 꼭 병든 거 같아요."
두 사람이 함께 돌고래 해방 시위를 하고, 쓰레기를 줍는 등 풋풋한 데이트에 이어, 치아를 부딪치며 서툴게 입을 맞추는 모습도 베스트 장면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준호가 영우와 자신을 고양이와 집사로 비유하며 또 한 번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 또한 인상적입니다.
이준호 "변호사님을 향한 제 마음은요. 꼭 고양이를 향한 짝사랑 같아요."





준호는 "고양이는 가끔씩 집사를 외롭게 만들지만 그만큼이나 자주 행복하게 만든다"면서 그간 영우와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립니다. 그는 이어, 자신에게서 멀어지려는 영우를 향해 “그러니까, 우리 헤어지지 말아요”라고 말합니다.
준호의 고백에 대한 영우의 답변도 압권인데요. 준호가 했던 비유를 그대로 사용해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죠.
우영우 "고양이를 향한 짝사랑이라는 말은 부적절합니다. 고양이도 집사를 사랑하니까요. 그러니까 우리 헤어지지 말아요."
#5. 시즌 2, 영우, 준호와 결혼하고 아버지께 부케 건넬까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즌 1은 영우와 준호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끝이 났습니다. 시즌 2에선 아마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좀 더 무르익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마도 고양이와 집사같이 "가끔은 외롭지만 그만큼이나 행복한" 연애를 하지 않을까 하네요.
또한, 완벽한 짜임새를 갖춘 드라마 특성상, 시즌1에서 회수되지 않은 떡밥은 시즌 2에서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봤을 때, 영우가 준호와 ‘결혼을 앞둔 커플’로 행세했던 2회 에피소드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영우 "이준호 씨는 저랑 결혼하셔야 돼요. 아, 이젠 자기야."
이준호 “그럼 가 볼, 가볼까요? 그, 3시 예약인데 많이 늦었어요.”
영우 “네, 자기야.”
이 에피소드 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사귀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사귀고 있죠. 그러니 두 사람의 결혼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전개이지 않을까요? 특히 “이준호 씨는 저랑 결혼하셔야 돼요”라는 강렬한 멘트는 해당 에피소드에서만 쓰고 끝내기에는 아까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시즌 1에서 영우가 준호에게 먼저 입맞춤을 시도했던 것처럼 시즌 2에서도 "이준호 씨는 저랑 결혼하셔야 돼요. 아, 이젠 자기야."라고 먼저 프러포즈한다면 시즌 1과의 연결성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한, 영우가 아버지 우광호(전배수)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결혼식을 한다면 동시 입장을 하겠다"고 했던 것처럼 결혼식에서 이준호와 동시 입장을 하고, "아버지에게 부케를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면 한국 드라마 역사를 새로 쓰는 명장면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