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버추얼 러닝을 대하는 러너들의 자세

피니시 라인까지 든든한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줄 여덟 명의 엘르런 앰배서더들의 인터뷰.

BY김지회2021.10.02
뛰면서 계절을 발견하는 김빛나
“바쁜 날에는 야근하다가 중간에 달리고 오기도 하고, 출근 전 이른 아침에 달리기를 할 때도 있어요. 걸을 때는 모든 사람과 공유하는 세상이었다면, 아침에 혼자 달릴 때는 나만 그 공간에 존재하는 기분이 들어요. 평소에는 잘 안 보이던 것도 달릴 때는 더 자세히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저에게 달리기는 계절을 온전히 느끼기 위한 방법인 셈이에요. 그래서 봄이 되면 ‘벚꽃런’이라는 테마를 만들어 혼자 벚꽃 명소를 달리기도 해요.”
 
달리기에서 삶을 배우다, 김성우
“할 수 없는 것을 해내려고 애쓰던 시절이 있었어요. 지치고 힘들었죠. 결국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했더니, 할 수 없던 것들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할 수 있는 달리기를 하다 보면, 언젠가부터는 내가 할 수 없던 달리기를 해내게 돼요.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달리기와 일, 사랑을 해나가보세요. 놀랄 만한 삶의 변화를 경험할 거예요.”
 
새벽에 달리는 갤러리스트 정승희
“새벽에 일찍 눈뜨면 아무 생각 없이 운동복을 챙겨 입고 나가요. 그러면 깜깜할 때 달리기를 시작해서 해 뜰 때 돌아와요. 오늘 하루 동안 무슨 일을 할지 생각하며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그러니 아무도 없는 새벽에 혼자 달리는 건 명상의 시간이죠. 달리다 중간에 탄천교에 도착하면 해가 뜨는 걸 볼 수 있는데 그 시간이 참 좋아요. 오늘 하루도 내 의지로, 스스로의 힘으로 시작한다고 느껴요.”
 
교통사고를 딛고 마라토너로, 작가 오세진
“연속된 세 번의 교통사고로 고개를 돌리거나 누웠다 일어나는 일상 동작도 어려웠어요. 사고 이후 골골거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몸과 마음에 골병이 들었죠. 친구의 끈질긴 설득에 2017년, 처음으로 마라톤대회에 참여했는데 지금은 장거리와 울트라 트레일 러닝까지 경험하며 5년 차 러너로 행복하게 달리고 있어요.”
 
멋진 엄마 김나리
“사실 한창 손이 가는 나이대의 아이들 엄마라면 운동하는 데도 명분이 필요해요. 시간을 내야 하니까요. 그런데 ‘엘르런’은 그 자체로 멋진 미션이잖아요. 13세 딸과 6세 아들에게 응원을 받으며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함께 마라톤에 나가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 제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한다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지향점을 갖게 해줄 거라고 생각해요.”
 
달리기에 진심인 작가 손민지
“스스로 달리기에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오히려 달리기를 더 사랑하게 됐어요. 아무리 재능이 없어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해주는 게 달리기라는 걸 알았어요. 어제의 달리기가 오늘의 나를 또 달리러 나가게 만들어줄 때면 이 ‘지겨운 반복의 힘’을 믿게 돼요. 달리기의 세계에는 달리는 날과 달리지 않는 날만 있을 뿐, 속도도 거리도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이죠.” 
 
달리는 모녀•딸 선혜란과 엄마 정정숙
“사실 엄마에게 러닝하자고 했을 때 힘들어할 줄 알았는데 열심히 따라오는 모습을 보고 ‘엄마가 이렇게 운동을 좋아했나?’ 하고 생각했어요. 엄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거죠. 엄마를 지도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노인 스포츠지도사 자격증도 땄어요.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엄마의 마음을 더 이해하게 됐고, 앞으로도 응원 많이 해주면서 부상 없이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보이지 않아도 괜찮아, 선지원과 가이드 러너 김진균
“저는 가이드 러너와 함께 ‘트러스트 스트링’을 이용해 달려요. 가이드 러너가 반 보 뒤에서 줄을 잡고 달리며 앞에 장애물이 있는지, 방향을 어디로 꺾어야 하는지 말로 지시해 주는 방식이죠. 가이드의 팔과 제 팔의 부딪침을 이용해 제가 스스로 방향을 다시 잡기도 하고요. 시각장애인인 제가 주체가 돼 앞에서 먼저 달리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