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동갑내기 MZ세대 여성 화가 2인이 말하는 '요즘 여자 아이들'_인싸 전시 #33

96년생 화가 이목하, 최지원의 2인전 <0인칭의 자리>.

BY라효진2021.08.20
 
전시 전경

전시 전경

 
다양한 인간들의 초상을 다룬 윤해서의 소설 제목을 빌려온 〈0인칭의 자리〉는 강렬한 이미지의 잔상과 감각의 여운을 남기는 전시다. 최지원과 이목하는 널리 알려지진 않았으나 눈 밝은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작가들이다.

 
최지원, 〈Fog of Thorns 2〉, 2021, oil on canvas, 90,0x72,7cm

최지원, 〈Fog of Thorns 2〉, 2021, oil on canvas, 90,0x72,7cm

 
이목하, 〈I'm Not Like Me〉, 2020, oil on cotton, 122x117.5cm

이목하, 〈I'm Not Like Me〉, 2020, oil on cotton, 122x117.5cm

 
전시장에는 개별적인 생의 한순간을 살고 있는 인물들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어릴 적부터 석고상이나 도자기 인형의 매끈하고 부서질 듯한 질감을 그리며 쾌감을 느꼈던 최지원 작가가 그 감각을 전하고 싶어 고안한 형상은 지난해 같은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Cold Flame〉 이래 '최지원 작가' 하면 떠오르는 시그니처가 되었다. 이 형상들은 이제 무표정으로도 감정을 분출하는 내공을 갖춘 듯하다. 고밀도 면으로 만든 캔버스에 여러 겹으로 거듭 칠해 만든, 아이폰으로 찍은 화면으로는 도저히 식별할 수 없는 오묘한 색감의 이목하 그림에는 사실적인 배경에 박제된 듯한 인물이 진한 노스탤지어를 자아낸다.
 
최지원, 〈Rommin' Red〉, 2021, oil and acrylic on canvas, 181.1x181.1cm

최지원, 〈Rommin' Red〉, 2021, oil and acrylic on canvas, 181.1x181.1cm

 
이목하, 〈Dark Ray〉, 2021, oil on cotton, 145.5x112.1cm

이목하, 〈Dark Ray〉, 2021, oil on cotton, 145.5x112.1cm

 
이번 전시를 기획한 디스위켄드룸에서는 빛의 수사에 묘하게 닮은 구석을 발견하며 두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며 감상하기를 장려한다. 이목하의 화면에서는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린 듯한 강렬한 빛과 어둠 속으로 밀려난 풍경 사이의 대조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유구한 회화의 역사에서 극적인 빛의 효과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과 긴장, 슬픔과 고뇌를 재현하고자 했던 많은 선례를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인다. 바로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카라바조의 드라마틱 한 그림들을 떠올려보았다. 반면 최지원은 광원의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 만큼 납작한 양감과 화려한 패턴의 배경을 선택하면서도 도자기 인형의 피부에 맺히는 물광의 정석이라 할 만한 우아한 반사광을 세심하게 묘사한다. 덕분에 깨질 듯한 삶의 연약함과 긴장감을 떠올리며, 그림 앞에서 고급 와인 글래스를 손에 쥐고 있는 듯한 선명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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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인칭의 자리〉 9월11일까지 디스위켄드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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