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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립, 자신을 세우는 노래로 살아가다

캔버스로, 매거진으로, 스크린으로 외도를 꾀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이아립을 만났다. 모든 시공간을 멜로디로 채워버리는 그들에게는 사실, 별 의미 없는 외도다.

프로필 by ELLE 2011.02.10


하늘과 바람과 별과 아립(我立)
구름 한 줌으로 멜로디를 만들고, 바람 한 다발로 가사를 엮어내는 이아립의 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핸드메이드로 이루어진다. 1인 레이블을 통해 소량 제작·소규모 유통을 고수하고, 디지털 시대를 역행(!)하는 격월간 문예지 <싱클레어>의 발행인 겸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는 그녀의 노래에서는 어쩐지 사각사각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데뷔 몇 년차?
10년차인데, 체감으로는 작년 가을부터.

이름의 의미는?
대학 다닐 때 한글 발음의 느낌이 좋아서 직접 지은 이름이다. 의미는 ‘나를 세우다’ 쯤.

1인 레이블 ‘열두폭병풍’을 만든 계기와 의미 앨범 발매의 A부터 Z까지의 과정을 명확히 알고 싶어서. 열두 폭의 아름다운 배경 혹은 바람막이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앞선 두 폭의 병풍은 음반과 책, 미술 작품을 묶은 패키지였다. 3집은 순수한 앨범 형태인데, 변화를 준 특별한 이유라도?
병풍의 형태는 앞으로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 바뀔 수도 있다. 한 폭 한 폭 변화하는 것에 열두폭병풍의 의미다.

병풍이 모두 완성되면 뭘 할 건가?
깨끼저고리 곱게 차려입고 살풀이라도 춰야할까?(웃음)

그동안 발표한 노래들을 디지털 음원으로 공개한 이유는?
지난 병풍의 재발매 요청에 대한 소극적인 대답이자 홍보조차 어려운 1인 레이블의 음원 홍보차.

당신의 음악을 두고 누가 ‘친카페적인 티타임 음악’이라고 설명했던데, 동의하는지?
개인적으로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게 만드는 음악’이라고 생각했다.언젠가 격하게 운동하는 헬스장에서 내 노래가 흘러나오면 재밌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한 달에 한번 ‘어쿠스틱 테이블’ 공연을 열고 있다.
공연장이 아닌, 적당한 소음과 사람들이 어우러진 곳에서 얘기를 나누듯이 펼쳐지는 테이블 공연이다. 무대울렁증을 이겨내기 위한 훈련이자 새 노래에 대한 모니터를 위해 카페에서 연주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내가 생각하는 환상의 공연장
여름 밤, 달빛 아래 잔디밭. 

가장 아끼는 나의 노래 3곡
‘풀’, ‘베로니카’, ‘이름없는 거리 이름없는 우리’.

가장 자신 없는 장르
헤비메탈.

후배 여성 뮤지션 중 이상하게 마음이 가는 사람
옥상달빛. 그리고 계피.

당신에게 <싱클레어>는 어떤 존재?
아홉 살 인생.

영원히 잊히지 않는 어린 시절의 기억
실어증에 걸렸던 초등학교 2학년 때의 봄, 여름.

어린 시절 강렬하게 다가온 노래
프린스의 ‘When Doves Cry’.

대학 졸업 후 뭘 했나?
약 2~3년 동안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다.

최근 읽은 책
어떤 팬이 손수 제본해서 준 파트릭 모디아노의 <팔월의 일요일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나에 대한 기록물 중 지워버리고 싶은 것
유튜브 영상 몇 개와 네이버 인물정보 사진.

요즘 꽂힌 노래 1곡
가을방학의 ‘이브나’.

취미로 갖고 싶은 것
서핑, 가드닝. 

가보고 싶은 나라
내 나라. 못 가본 데가 너무 많다.

마지막 연애는 언제?
지금 이 순간.


*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2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 EDITOR 강보라
  • PHOTO 목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