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 4층, 지하 1층이 모두 자연 채광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건물의 외관. 특히 2층 거실에 낸 십자 창문은 안도 다다오의 시그너처라 할 만하다. 통로로 이어지는 유리 아트리움 공간 왼쪽에 주인이 거주하고 오른쪽은 게스트 룸으로 쓰인다.

십자 창틀 사이로 빛이 쏟아지는 2층 리빙 룸. 장 푸르베, 피에르 잔느레가 디자인한 빈티지 명작 가구들이 자리했다. 벽에는 하지메 사와와타리의 사진 작품 ‘나디아’를 걸었다.
이 주택을 소유한 익명의 주인과 안도 다다오는 수십 년 전에 처음으로 만났다. 당시 주인이 언젠가 주택을 설계해 달라고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에 감명받은 다다오는 그 자리에서 반드시 그 마음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적지 않은 세월이 지나고 집주인은 드디어 때가 됐노라며 정식으로 주택 설계를 의뢰했다. 세계 각국에서 거대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다다오는 약속을 지켰다. 주인은 평생 소원이 이뤄지는 주택을 위해 4년간 다다오와 수백 번이 넘는 미팅을 가졌다. “안도 씨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의뢰할 주택 자체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한 적 없어요. 그런데 제가 받은 제안서에는 그간 나눴던 수많은 대화 내용이 들어 있었죠. 이 집은 제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을 이해해 주는 공간이자, 안도의 건축 철학이 서려 있는 공간이에요. 서로 호응하면서 모든 것이 조화된 하나의 세계죠.”

낮은 테이블은 장 프루베, 벤치는 샤를로트 페리앙, 가느다란 램프는 세르주 무이의 작품. 모두 오리지널 빈티지 제품들이다. 벽면 작품은 타츠오 미야지마의 작업이다.

샤를로트 페리앙의 가구들로 꾸며진 게스트 리빙 룸.

1층 현관 옆 계단에 걸린 흑백 사진은 윌리엄 클레인의 작품. 오른쪽에 엿보이는 의자는 피에르 잔느레의 ‘라이브러리 체어’.

2층 리빙 룸의 전경. 창가에 놓인 의자는 장 푸르베의 ‘안토니 체어’. 벽면을 따라 놓인 두 개의 암체어는 피에르 잔느레의 작품.

최상층에 자리한 테라스.

3층 서재에 놓인 의자와 책상은 장 푸르베. 벽면 앞 체스트는 샤를로트 페리앙의 작품.

현관으로 향하는 통로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토끼 모양의 조형물은 베로니크 구에리에리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