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배로 고마운 거는 수식이 성립하지 않는데?”
」 공대에 다니는 이철산(유수빈 역), 김용산(김도완 역)은 ‘모쏠’에 탈출하고자 동아리를 만든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연애를 꿈꿨던 것인데… 그 문을 신나게 열고 해맑은 미소와 함께 동아리 방으로 들어온 건 다름 아닌 남도산(남주혁 역). 도산은 아무런 의도 없이 체크무늬 셔츠와 뜨개질을 사랑할 뿐이었다. 동아리 여자 회원이 “도산이는 계속 싱글이야?”라고 물으면, “벙글이지라(하하)”라고 답하거나 고마움을 표현하는 동생에게 “두 배로 고마운 거는 수식이 성립하지 않는데”라고 줄줄이 늘어놓고 설명한다. 여기서 공대생들의 코딩 로맨스는 끝나지 않는다. “네가 성격 좋은 오형이랬지?”라는 말에 도산은 “성격은 뇌세포가 결정하고, 혈액형은 적혈구가 결정하지여. 근데 어떻게 혈액형이 성격을 결정한대요. 미쳐 돌아버리겠다”며 머리를 쥐어뜯기도 한다.
비 오는 날 우산이 있지만, 우산을 버리고, 아는 길도 일부러 헤매고 싶은 날이 있다는 걸 공대생 남도산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다운 편지를 읽고 그는 이렇게 묻는다. “무지개를 보고 왜 소원을 빌죠? 아시잖아요. 무지개는 빛의 굴절 반사 현상인 거”
「 “천년만년까지 못 하죠. 인간의 수명이 기껏해야 100년인데”
」 한 번만 서달미(수지 역)를 속이면 된다고 생각했던 한지평(김선호 역). 상황이 꼬이기 시작하고, 계속해서 거짓말을 해야 할 상황이 온다. 이에 지평은 도산에게 “천년만년 속일 거냐”라고 몰아붙이자 그는 아주 진지하게 답한다. “아니, 천년만년까지는 못하죠. 인간의 수명이 기껏해야 100년인데.”
띵동, 갑자기 서다미한테 문자가 오고, 이를 ‘바보미’ 듬뿍 머금은 웃음과 함께 지평에게 보고하는 도산. “저 엄마 빼고, 여자한테 문자 처음 받아봐요”. 지평은 딱하게 바라보며 “자랑입니다. 가문의 영광입니다” 하자 지평은 세상 순수한 얼굴로 감사하다고 답한다.
먹고 싶은 거나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달라며 보답하고 싶다고 문자 보낸 달미. 공대생 남도산은 역시 입력한 대로 추출한다. 또박또박 답장을 적어 내려가는 그의 답변은 ‘먹고 싶은 건 치킨, 갖고 싶은 건 USB 128기가’. 지평은 이를 황당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첨삭을 자청한다. 심플하지만 로맨틱한 답변의 마지막 문장은 “좋은 꿈 꿔” 이를 그대로 받아 적은 도산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