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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청춘, 변우석

노력한 만큼만 얻을 수 있다고 믿는 변우석의 청춘은 더없이 우직하고 단단하다.

BYELLE2020.10.02
 
브라운 컬러의 니트 카디건은 Bottega Veneta.

브라운 컬러의 니트 카디건은 Bottega Veneta.

니트 카디건과 팬츠는 모두 Bottega Veneta.

니트 카디건과 팬츠는 모두 Bottega Veneta.

셔츠와 재킷, 스카프, 브레이슬렛은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셔츠와 재킷, 스카프, 브레이슬렛은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어제 좋은 꿈 꿨나요? 〈청춘기록〉의 첫 방송이 3시간 뒤예요 잠을 좀 설쳤어요. 꿈도 꿨고요. 사전 제작 드라마라 이미 모든 촬영이 끝났는데, 꿈속에서는 1회 차 더 남았다는 거예요. 급하게 보검이 데리러 부대까지 찾아갔죠(웃음). 그러고는 장소가 바뀌었는데 성당이었어요. 문이 밀란 성당처럼 웅장하고 멋졌어요. 
 
천주교인이죠? 묵주 반지를 가지고 다닌다고요 맞아요. 아기 때부터. 모태 신앙이에요. 
 
그럼 해피 엔딩이네요. 촬영하는 동안 이번 작품에 대한 좋은 예감이 있었던 걸까요 과정을 보면 순탄하지만은 않았어요.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을 때도 많았고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기대되는 작품이에요. 
 
〈청춘기록〉에서 배우 박보검, 권수현과 함께 ‘절친’ 3인방으로 나와요. 오랜 친구 사이의 바이브를 어떻게 만들었나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저희끼리 몇 차례 만났어요. 일부러 친해지려고 노력한 거죠. 모여서 대본 리딩도 하고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런데 나중에는 굳이 뭘 하지 않아도 즐거웠어요. 그런 분위기가 화면에도 담겼겠죠? 그랬으면 좋겠어요. 
 
누군가와 친해지는 과정에는 사실 별것 아닌 순간이 크게 작용하기도 하죠. 셋은 어땠어요 제가 맛있는 음식 먹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보검이도 엄청 좋아하는 거예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여러 곳 돌아다니지 않고 한 장소에서만 만났어요. 보검이가 제안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이었는데 음식이 다 맛있더라고요. 모여서 맛있는 거 먹고 감탄하면서 신났었죠. 
 
변우석의 청춘은 〈청춘기록〉에 등장하는 인물 중 누구와 가까운가요 제가 맡은 원해효 역은 ‘본투비 금수저’예요. 자신이 가진 좋은 배경과 환경으로 성공하기보다 자신의 힘으로 이뤄내고 싶어 하죠. 하지만 원한다면 언제든, 누군가의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친구예요. 사실 저는 혼자 밑바닥에서 시작했거든요. 보검이가 연기하는 사혜준과 비슷해요. 배경이나 성장 과정, 생각 등은 혜준이와 닮은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혜준과 붙는 장면에서 그를 더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저 자신과 마주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 
 
하명희 작가는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해효가 걸어 들어오는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제가 자신감 있어 보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작가님과 미팅하면서 특별한 이야길 나눈 건 아니었거든요. 요즘 어떻게 사는지, 뭘 좋아하는지…. 처음 만나면 으레 궁금해할 것들을 물어보셨어요. 
 
평소 뭘 하든 자신감 있는 편인가요 때마다 달라요. 자신 있을 땐 있고, 없을 땐 아주 없어요. 
 
자신 없는 순간에는 어떻게 해요 표현해요. 도움을 청해요. 부족한 점이 있으니 자신 없는 거잖아요. 그럼 여러 사람에게 물어봐요. 그렇게 얻은 답을 보태다 보면 다시 자신감이 붙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원래 제가 촬영 때마다 긴장을 꽤 했거든요. 이젠 거의 안 해요. 역시 사람은 자신이 해온 만큼 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어요 연기는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일이거든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저는 지금까지 해보고 싶은 걸 그때그때 해온 것 같아요. 운이 좋았죠. 저는 모델 일도 정말 사랑했어요. 평소에 볼 수 없는 내 모습을 만들어보는 게 즐거웠어요. 그런데 모델 활동 초기에는 일을 많이 하지 못했거든요. 이럴 바엔 군대나 가자 싶어서 20대 초반에 입대했어요. 그 타이밍에 지체 없이 군대에 다녀온 건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군대 가면서 욕심과 목표가 더 뚜렷해졌어요. 
 
배우가 되는 과정에서 넘어야 했던 벽이 있었을까요 모델도 사람 앞에서 감정과 옷을 표현하는 직업이지만 배우는 말과 행동, 눈빛으로 캐릭터를 그려야 하잖아요. 표현하는 루트가 다르니 처음에는 생각대로 잘 안 됐어요. 나도 자신을 보면 알죠. 그래도 경험이 쌓이면 될 거라고 믿었던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열심히 하다 보면 생각대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지금껏 참여한 작품 수가 적지 않아요.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이하 꽃파당), 〈모두의 연애〉,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등 여러 작품에서 여심을 훔치는 ‘로망’ 속 남자가 됐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글쎄요. 일단 제가 키도 좀 크고(웃음). 감독님이 보시기엔 그런 배역에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정말 어려웠어요. 그런 설정을 의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실제 삶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잖아요. 
 
길을 걸어가면 사람들이 홀린 듯 따라오는 장면 같은 것 말이죠 〈꽃파당〉에서 비파 연주하며 나르시시즘에 빠져 눈짓하고 웃음 짓던 장면도 그렇고요. 상황을 즐기자고 생각하면서 촬영하지만 속으로는 쉽지 않았어요. 하다 보니 좀 나아졌죠.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아요. 
 
‘로맨스 눈빛’ 같은 건 이제 좀 수월한가요 내가 그 사람에게 빠졌다는 생각을 하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럼 그 사람의 여러 가지를 자세히 보게 되거든요. 그래서 매번 상대방이 좋아져요. 사람 대 사람으로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금세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요. 타이밍은 늘 달라요. 
 
본인이 사랑하는 순간을 극으로 만든다면 어떤 영화 혹은 드라마의 로맨스와 비슷할까요 영화 〈노트북〉요. 과거형이지만 제가 사랑하면 모든 걸 쏟아붓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영화 속 ‘노아’와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지금도 여전히 그런 사랑을 하고 싶어요. 
 
언젠가 아내가 눈 감는 모습을 보는 게 자신의 마지막 역할일 거라고 말한 적 있죠 인생에서 아주 밀접하게 감정을 나눈 특별한 존재를 떠나보낸 경험이 두 번 있어요. 할머니와 강아지가 하늘로 갔을 때요. 할머니와 함께 살았거든요. 고등학교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그때의 공허함이 정말 힘들었어요. 소중한 사람에게 그런 감정을 안겨주고 싶지 않아요.  
 
배우가 된 이래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준 순간이 기억나나요 저를 믿고 작품을 맡겨주는 일이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작품 경험이 많지 않은 배우이니 그분들도 저를 캐스팅하는 것이 모험일 거예요. 모두 저를 알아봐준 분들이죠. 마음 깊이 감사해요. 작품 하나를 하게 될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해요. 
 
자신의 성장 속도를 어떻게 느끼나요 처음부터 연기를 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아니에요. 깨지면서 배워요. 그런 성장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 같아요. 잘 안 풀릴 때도 많지만, 긍정적인 편이라 맛있는 밥 먹고 푹 자고 나면 괜찮아져요. 
 
누구나 각자에게 맞는 속도가 있는 법이니까요 처음에는 뭐든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어요. 그런데 현장은 어떤 장면을 만들기 위해 수십 명의 스태프가 합심하는 곳이잖아요. 각자의 몫이 모두 다르고요. 그래서 그분들에게 도움을 청해요. 지나고 보면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고 느낀 때에도 성장했더라고요. 내가 자랐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에 큰 희열을 느껴요. 
 
다시 직업을 선택한다면 모델과 배우 중 어느 쪽을 먼저 해보면 좋을까요 그땐 배우 먼저 해보고 모델 할래요. 그 순서로는 겪어보지 않았으니까요(웃음). 새롭게. 
 
배우로서 버킷 리스트가 있나요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분은 너무나 많고요. 연인이든 가족이든 누군가에게 모든 걸 바치는 인물을 꼭 한번 연기해 보고 싶어요.  
 
셔츠와 데님 팬츠, 스카프, 브레이슬렛은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셔츠와 데님 팬츠, 스카프, 브레이슬렛은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화이트 스웨트셔츠는 R13 by Mue. 블랙 팬츠는 System Homme. 모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스웨트셔츠는 R13 by Mue. 블랙 팬츠는 System Homme. 모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