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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공간의 초상, 칸디다 회퍼 개인전_인싸 전시 #9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공간을 담은 칸디다 회퍼의 사진 속에서 공간의 아름다움, 역사, 그리고 그 안에서 인생 한 시절을 보낸 인간의 숨결을 느껴본다.

BY양윤경2020.09.18
칸디다 회퍼의 프로필. ©Dalra Nam

칸디다 회퍼의 프로필. ©Dalra Nam

 
칸디다 회퍼는 1970년대 중반부터 건축물의 내부 공간을 사진으로 담은 작업을 해왔다. 정교한 구도와 완성도를 갖춘 사진 기술로 담아낸 공간은 도서관, 오페라 극장, 박물관, 궁전, 대성당과 같은 공공장소들이다. 작가는 장소에 본래 있는 인공조명과 자연광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인위적인 조명 장비나 보정도 허락하지 않는다. 또한 광각 렌즈를 사용해 공공장소의 느낌을 십분 전달한다. 칸디다 회퍼의 작품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찍은 공간 사진은 그런데도 건축 공간 자체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나면 그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 존재했을 인간 존재가 환기된다. 역사가 담긴 공간과 그 공간에서 인생의 한 시절을 보낸 인간의 숨결이 녹아 있다.  

 
'La Salle Labrouste La Bibliothèque de l'INHA Paris II 2017'. 'Ethnographisches Museum Lissabon I 1989'. 'Bolshoi Teatr Moskwa III 2017'.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칸디다 회퍼의 이번 개인전 〈Candida Höfer〉는 초기작과 신작들이 나란히 공개될 예정으로 국제 갤러리 부산에서 열린다. 평생 지속해온 칸디다 회퍼의 폭넓은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시간의 흐름이다. 작가는 특정한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활용해 공간의 역사와 시간의 흐름에 의한 미세한 변화를 주목하게 한다. 모스크바에서 촬영한 작품 ‘Dom Melnikova Moskwa VIII 2017’에서는 건축가 콘스탄틴 멜니코프가 설계한 멜니코프 하우스가 등장한다. 건축가가 평생 살았던 독창적인 건축물의 내부를 촬영한 칸디다 회퍼의 사진에는 벽 전면을 뒤덮고 있는 사각 유리창 너머로 21세기의 거리가 내다보여 과거와 현재의 간극이 전해진다. 작가는 역사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보존하는 문화적 기관들의 가치를 포착해 기록하기도 한다. ‘La Salle Labrouste - La Bibliothèque de l'INHA Paris II 2017’에서는 재건축 과정을 거쳐 현재 모습으로 완성된 프랑스 국립 미술사 연구소 도서관 열람실의 풍경을 확인할 수 있고, ‘Bolshoi Teatr Moskwa III 2017’에서는 볼쇼이 극장의 화려한 색감과 장식을 주의 깊게 살필 수 있다.  
 
'Dom Melnikova Moskwa VIII 2017'.

'Dom Melnikova Moskwa VIII 2017'.

 
작가는 말한다. “공간과 시간은 포착될 수 있다. 그것이 사진의 능력이다. 하지만 촬영 전에 그 공간을 체험해야만 한다.” 칸디다 회퍼에게 사진은 시공간을 둘러싼 추상적인 동시에 구체적인 존재성을 몸소 경험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매체이며 이를 통해 관객 역시 아름다운 초상으로서의 공간, 그리고 그 이면의 시간의 흐름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전경. 전시 전경. 전시 전경. 전시 전경.


기간 11월 8일까지.  
장소 국제갤러리 부산
주소 부산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F1963  
홈페이지 https://www.kukjegallery.com
 
 
*지금 가장 핫한 전시를 소개하는 ‘인싸전시’는 매주 목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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