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덜 익은’ 작품의 매력, 박경근 개인전 <Medium Rare>_인싸 전시 #8

금속가공 공장에서 나는 쇳소리를 들으며 ‘상업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박경근 작가의 개인전을 보러 갔다.

BY양윤경2020.09.11
유년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박경근 작가는 경제개발과 고도성장이라는 신화 뒤에 숨어 있는 시대의 부산물에 한국 사회와 충돌을 일으키는 자신의 마음을 투영해 영상 미디어 작품으로 창작해왔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을 청계천 일대의 공장과 그곳의 사람들을 통해 풀어낸 〈청계천 메들리〉, 2006년 늦깎이 입대로 경험한 군대 문화를 통해 한국 사회 남성 중심적 단면을 드러낸 〈군대:60만의 초상〉 등의 작품으로 작가는 2016년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트스펙트럼 작가 상’을 수상하고, 그다음 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 상’에 선정됐다.
 
전시 전경. 전시 전경. '〈Cathedral〉을 중심으로', 2013.
 
10여 년 동안 을지로에서 작업을 해왔던 박경근 작가의 개인전을 보러 가는 길, 금속가공 공장에서 나는 쇳소리를 들으며 이번 개인전이 열리는 ‘상업화랑’의 간판을 찾는 일이 작가의 작품세계와 부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동안 공개한 적 없는 드로잉, 사진, 조형물, 새로 제작 중인 영상작업 일부를 소개한다. 덜 익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전시 제목 ‘Medium Rare’처럼 아직 완결되고 단단해지기 전의, 작가의 창작 과정을 공개하는 셈이다.  
 
〈Dream of stainless steel〉 부분 촬영. 〈Dream of stainless steel〉 부분 촬영.
 
청계천과 더불어 한국 산업화의 또 다른 상징인 포항제철과 현대조선소를 다룬 〈철의 꿈〉. 로마 아시아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베를린 국제영화제 넷팩상(최고 아시아 영화상) 등을 수상한 이 작품의 조형물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의자 작품 ‘Dream of Stainless Steel’, 착상의 순간을 보여주는 드로잉, 〈철의 꿈〉에서 파생된 사진 시리즈 ‘Cathedral’ 등을 보며 박경근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자유롭게 해석해 볼 수 있다. 계단으로 이어진 전시장 위층 공간에는 키네틱 오브제와 가상의 시공간을 창출하는 영상으로 이루어진 ‘Space Time Machine’이 설치돼 있다. 오브제의 움직임은 실시간으로 촬영되어 투사되는데 오브제가 일종의 반사판 역할을 해 영상에 간섭한다. 작동 원리를 몰라도 방을 가득 채운 키네틱 오브제가 우아하게 움직이며 빛의 색 면으로 벽을 물들이는 모습은 망막에서 마음으로 번지며 감정을 일으킨다.
 
'Drawings' 부분 촬영. 〈Drawings〉 부분 촬영. 'Film Posters (2010~2018)'. 'Space Time Machine' 부분 촬영. 'Space Time Machine', 2016.
 
기간 9월 27일까지. 

장소 상업화랑, 서울 중구 을지로 143, 3층 
홈페이지sahngup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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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에서 가장 핫한 전시를 소개하는 ‘인싸 전시’는 매주 목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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