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이토록 달콤한 치유, 제니퍼 스타인캠프 개인전 <Souls>_인싸 전시 #7

생명 탄생의 신비로움이 예술 작품 안에 담겼다.

BY양윤경2020.09.03
눈이 부신 파란 배경에 초록 이파리와 분홍 꽃잎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들이 봄비처럼 내린다. 반대로 산소 방울은 아름다운 거품을 일으키며 상승하고 군데군데에서 신비로운 빛의 섬광이 번뜩인다. 미국 작가 제니퍼 스타인캠프는 신작 ‘Primordial, 1(태고의, 1)’에서 바닷속에서 시작된 생명의 탄생을 상상으로 재현해낸다. 작가는 인류의 조상이 더 복잡한 세포를 형성하기 위해 박테리아와 결합한 단일 세포 유기체에서 출발했다는 한 과학자의 글을 읽고 이와 같은 생명 탄생의 장면을 애니메이션 영상 설치 작품으로 만들었다.
 
Jennifer Steinkamp, 'Primordial, 1', 2020.

Jennifer Steinkamp, 'Primordial, 1', 2020.

 
제니퍼 스타인캠프는 자연을 소재로 3D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빼어난 영상미와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이 분야의 선구적인 작가다. 작가의 영상미디어 작품은 작품이 설치되는 전시 공간의 건축에 맞추어 섬세하게 조정되는 장소 특정적 작품으로 뛰어난 몰입감과 기존의 공간을 전혀 새롭게 감각하게 하는 계기를 선사한다. 작가의 대표작과 신작을 아울러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서촌의 리안갤러리 서울북촌의 리만 머핀에서 동시에 진행돼 스타인캠프의 작품 세계를 경험하기에 아쉬움이 없다. 
 
Jennifer Steinkamp, Judy Crook 14, 2019.

Jennifer Steinkamp, Judy Crook 14, 2019.

 
Jennifer Steinkamp, 'Blind Eye 4', 2019.

Jennifer Steinkamp, 'Blind Eye 4', 2019.

 
리만 머핀의 아담하고도 맵시 있는 공간에는 맞춤 한 세 점의 영상설치 작업이 소개되는데 입구에 서서 그래픽 영상이 저마다의 리듬으로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입에 걸린다. 울창한 자작나무 숲,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잎사귀들은 부드럽게 흩날리고 데이지꽃이 엮인 화환은 트위스트 춤을 추는 듯 흥겨운 에너지를 내뿜는다. 지난봄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전시 〈수평의 축〉에 출품되어 눈길을 끌었던 ‘Still-Life 4’는 리안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17세기 플랑드르 화파의 바니타스 정물화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삶의 허무를 담은 전통 회화의 형식을 깨고 생의 환희를 표현한다. 과일과 꽃이 우주선에 올라탄 듯 중력의 영향 없이 우아하게 움직이고 멈추기를 반복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혹독한 날들을 보내고 있을 모든 이들이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작품을 보며 달콤한 치유를 경험하기를!  
 
Jennifer Steinkamp, 'Retinal 2', 2019.

Jennifer Steinkamp, 'Retinal 2', 2019.

 
Jennifer Steinkamp, 'Still-Life 4', 2020.

Jennifer Steinkamp, 'Still-Life 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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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에서 가장 핫한 전시를 소개하는 ‘인싸전시’는 매주 목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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