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슈즈에도 깊은 사연이 있답니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무심코 신고 다니는 슈즈에도 알고 보면 흥미로운 탄생 스토리가 담겨 있답니다.

프로필 by ELLE 2010.12.23

1 Derby Shoes 더비 슈즈
발등 위에 구두 끈을 넣는 덮개 부분이 여닫이문처럼 열려 있는 디자인의 슈즈를 뜻한다. 영국군과 함께 나폴레옹 군대와 맞서 싸워 승리를 거둔 프로이센의 총사령관 블뤼허 장군은 워털루 전투에서 기존 군용 부츠와는 다른 형태의 군용 부츠를 만들어냈다. 발등의 덮개 부분이 펼쳐지는 형태로 끈의 탈착이 비교적 빠르고 보다 강하게 발을 조일 수 있게 만든 것. 그런 실용성 때문에 주로 군화 및 아웃도어용 부츠에 사용됐고 나중에는 드레스 슈즈에도 널리 퍼지게 됐다. 미국에서는 더비 슈즈를 블로처 슈즈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신발을 처음 고안한 블뤼허 장군의 성을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브라운 더비 슈즈 1백99만원 존 롭

2 Balmoral Shoes 발모럴 슈즈
더비 슈즈와 달리 발등 덮개가 양옆으로 벌어지지 않고 닫혀 있는 발모럴 슈즈는 스코틀랜드 애버딘셔에 위치한 성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발모럴 슈즈는 슈즈의 덮개 아랫부분이 펼쳐지지 않아 더비 슈즈처럼 착용감을 조절할 순 없지만 외적으로는 더욱 수려하고 포멀한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다. 지금은 발모럴 슈즈로 따로 구분하기보다는 끈으로 묶는 대부분의 옥스퍼드 슈즈에 발모럴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윙팁 발모럴 슈즈 78만원 마리니 by 엘본더스타일

3 Saddle Shoes 새들 슈즈
정식 명칭은 새들 옥스퍼드(Saddle Oxford) 슈즈로 말안장을 신발에 올려놓은 것 같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19세기 말 영국에서 탄생했고,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개성 있는 미국식 새들 슈즈의 모습으로 진화하게 된다. 영국의 새들 슈즈가 한 가지 색의 가죽만 사용했던 반면 미국의 새들 슈즈는 안장 모양 부위의 색상을 달리해 포인트를 주었고, 가죽 창 대신 딱딱한 벽돌색 스펀지 밑창을 사용한 게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골프화와 댄스화, 볼링화 등 스포츠 활동에 좋은 다양한 용도로 만들어졌고 아이비리그 학생들과 어린 여학생들의 단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투톤 컬러 새들 슈즈. 32만5천원 잘란 스리와야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4 Chelsea Boots 첼시 부츠
1800년대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만들어진 부츠다. 끈 없이도 신발을 신고 벗기 편하게 발목에 고무밴드를 덧댄 디자인 때문에 사이드 고어 부츠(Side Gore Boots)로 불리기도 한다. 1900년대에는 런던의 첼시 지구에서 인기를 끌면서 첼시 부츠라는 이름으로 더욱 알려졌다. 날렵한 라스트, 부츠를 고리에 걸 수 있는 스트랩이 달린 첼시 부츠가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계기는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가 신으면서 부터다. 날렵한 블랙 수트를 입고 뾰족한 부츠를 신은 채 노래하는 비틀스의 모습은 모즈 룩이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탄생시켰다. 발목에 스트랩이 달린 첼시 부츠. 가격미정 루이 비통



5 Desert Boots 데저트 부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집트에 주둔한 영국군이 모래 위에서도 행군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스웨이드에 가볍고 유연한 크레이프 솔(고무 밑창)을 사용한 군화에서 유래했다. 지금은 클래식한 캐주얼 슈즈로 인정받지만 정작 데저트 부츠가 처음 선보인 1950년대에는 영국에서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자칫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데저트 부츠는 어떤 옷과도 매치하기 쉬워 미국의 실용주의 패션과 완벽한 궁합을 보인 덕분에 곧장 전 세계적인 히트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카키, 다크 브라운 데저트 부츠. 25만8천원
스톡튼 by 일 치르꼬

6 Loafer 로퍼
노르웨이의 농부들이 신던 모카신 형태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신발로 끈이나 단추 없이 신고 벗기 편한 낮은 굽의 슈즈를 말한다. 로퍼라는 이름이 지어진 배경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로퍼의 사전적 의미는 ‘게으름뱅이’다. 끈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노력 없이도 쉽게 신을 수 있어 게으른 사람이 주로 선택한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진 것. 특히 발등에 달린 밴드에 반달 모양 구멍이 있는 로퍼를 페니 로퍼(Penny Loafer)라 하는데 이는 밴드에 1페니 동전을 끼워 넣고 신으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의미에서 지어졌다는 속설이 있다. 브라운 로퍼. 72만4천원 토즈 

7 Monk Strap Shoes 몽크 스트랩 슈즈
15세기 알프스 지역의 수도승(몽크)들은 단순한 형태로 발목을 고정시키는 버클이 달린 신발을 신었다. 이후 수도승들이 신던 신발이 점차 진화하면서 스트랩과 버클 장식이 포인트인 몽크 스트랩 슈즈를 탄생시켰다. 스트랩이 두 개인 더블 몽크 스트랩 슈즈가 탄생한 배경에는 세기의 베스트 드레서 윈저 공의 역할이 컸다. 윈저 공은 영국 맞춤 구두 매장인 존 롭에 평소 자신이 편하게 신기 위한 구두를 의뢰했고 존 롭에선 두 개의 스트랩이 달린 더블 몽크 스트랩 슈즈를 만들어냈다. 몽크 스트랩 슈즈야말로 수도승의 신발에서 왕실의 신발까지 급격한 ‘신분 상승’을 이뤄낸 신발인 셈이다. 버건디 더블 몽크 스트랩 슈즈. 75만원 발리

8 Chukka Boots 처커 부츠
데저트 부츠와 디자인이 흡사한 처커 부츠의 이름은 영국의 폴로 경기장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폴로 경기에서 7.5분으로 이루어진 1라운드를 처커(Chukka)라고 하는데 당시 선수들이 신던 신발과 디자인이 비슷해 이름 지어진 것. 스웨이드 소재, 복사뼈를 살짝 가릴 정도의 높이, 가죽으로 만든 밑창, 2~3개의 구두 끈 구멍으로 이루어진 것이 베이식한 처커 부츠 디자인이다. 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디자인에 클래식한 분위기가 깃든 신발로 겨울에 특히 즐길 만하다. 어떤 옷을 매치하느냐에 따라 포멀, 캐주얼을 가리지 않고 잘 소화하는 만큼 남자를 위한 ‘전천후 슈즈’라 칭하기에 손색없다. 브라운 처커 부츠. 39만원 로크 by 라 피규라


*자세한 내용은 루엘 본지 12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 에디터 박정희
  • 포토 정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