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그늘이 깔린 짙은 녹음, 샛노란 오후의 햇살, 멍하니 서 있는 뒷모습. 소란스러운 여름의 거리와 달리 한적한 적막을 만났다. 이제는 더 이상 갈 수 없는, 폐교가 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캠퍼스에서.
SUWON 2006.07 내달리는 차를 멈췄다. 오밀조밀 모여 있는 찬란한 청춘을 보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 상상했다. 그리고 떠올렸다. ‘나는 어릴 때 친구들과 어떤 추억을 쌓았지?’
HAWAII 2018.07 그해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닷가였다. 아침의 바다는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과 나를 단절시켜 준다.
MELBOURNE 2015.08 혼자서 버스를 타고 해변으로 향했다. 체감상 100개의 정류장을 지났을 즈음 해수욕장에 도착. 파도를 기다리는 서퍼, 바다를 치는 파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뒤섞인 가운데 소녀의 뒷모습에서 붉은 여름 자국을 발견했다.
HAWAII 2018.06 여름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차 유리창 위로 팜 트리가 고개를 들었다. LA에 온 걸 환영한다는 반가운 인사를 건네듯.
LA 2019.03 여름 속에 드리워진 풍광을 그림처럼 마주했다. 몽글몽글한 뭉게구름과 종이로 접어놓은 듯한 돛단배, 고요한 바다가 만들어낸 초현실적인 평온함.
CORSICA 2018.06 발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이자 가장 많이 찾은 휴양지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어디를 가든 바다와 가깝고, 찌는 더위가 바다에 주저 없이 뛰어들게 만든다.
BALI 20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