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렬한 레드 컬러가 매력적인 피크트 라펠 재킷과 셔츠, 스커트와 헤어밴드는 모두 Fendi. 질감 표현이 매력적인 아트워크 ‘Wavelengths’는 다능(Danung)의 작품.

와이드 커프스 셔츠는 Fendi. 튜브 톱 드레스는 Blumarine. 깃털 장식의 슈즈는 Gianvito Rossi. 모든 아트워크는 ‘Untitled, 2019’로 세진, 다능(Danung)의 작품.
곧 새 앨범을 선보일 예정이라던데, 이번 앨범에 대한 힌트를 준다면 우리가 늘 해왔던 밝고 싱그러운 이미지에서 한층 성장한 느낌의 앨범이 될 것 같아요. 컨셉트 회의 내내 멤버끼리 정말 많은 의견을 냈어요. 완전히 새로운 컨셉트를 내놓는 것보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 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데 다들 동의했죠. 알프스 소녀 컨셉트였던 데뷔 앨범 〈Dreaming〉의 곡들을 그때만큼 소화할 수 없듯이 항상 지금의 우리와 어울리는 곡을 부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꾸준히 작사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어요. 이번에 드디어 시도했나요 아뇨. 아직은 큰 틀에 약간의 보탬을 주는 것이 전부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선우정아, 롤러코스터 선배님처럼 곡을 직접 쓰고 부르는 게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복면가왕〉 무대나 콘서트 라이브 영상을 보면 단순히 음색이 좋은 가수라고 하기엔 아까울 정도로 뛰어난 보컬 실력을 자랑해요 제가 노래 욕심이 많아요.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에이틴2〉 OST 커버 영상을 깜짝 공개한 것처럼요.
차곡차곡 연기 경험도 쌓고 있어요. ‘배우’ 이나은은 어때요 글쎄요. 그냥 주어진 역할을 하나씩 잘 해내다 보면 어느새 제 옷이 될 거라 믿어요. 물 흐르듯 살자는 게 신조라서요.
‘물 흐르듯 살자’요 처음엔 무작정 열심히 했다면 이젠 반드시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좀 내려놨어요. 최선을 다해 연기한 다음엔 모니터링을 잘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해요.
첫 오디션을 기억하나요 당시 너무 긴장해서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요. 정말 추운 겨울이었는데 밖에서 몇 시간을 기다린 뒤에 오디션장에 들어갔죠. 그런데 감독님들은 누가 걸어 들어오는 순간 배역이 머릿속에 떠오른다고 하잖아요. ‘나를 보면서 작품 속 어떤 캐릭터를 떠올릴까?’ 궁금해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에이틴〉 〈힙합왕-나스나길〉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 출연했어요. 전부 청춘물 속 캐릭터라는 공통점이 있죠. 이나은의 어떤 면이 청춘을 떠올리게 만든 걸까요 익숙하지 않은 얼굴? 청춘이란 모든 게 서투르고, 조심스러운 상태잖아요. 풋풋하고 솔직한 제 이미지를 청춘과 잘 어울린다고 봐준 것 같아요.
떠나보내기 아쉬웠던 캐릭터가 있다면 다들 실제 저와는 너무 달랐기 때문에 떠나보내는 건 늘 수월했어요(웃음). 여운이 남았던 건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여주다’예요. 극중 ‘난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결국 자아를 찾는 데 실패하고 방황하기만 한 주다가 안타까웠어요.
그간 맡아온 역할이 전부 속으로 삭이는 캐릭터여서 답답하기도 했겠어요 제 말이요! 그래서 다음엔 ‘사이다’ 같은 시원시원한 친구를 만나고 싶어요. 그런 역할을 소화하는 제 모습도 너무 궁금해요.
〈에이틴〉을 필모그래피로 남긴 소감도 궁금해요. 웹드라마라는 플랫폼 자체의 인기를 격상시킬 정도로 엄청난 신드롬을 몰고 온 작품이니까요 얼마나 작품이 잘됐는지를 떠나서 그 나이대로 돌아가 또래 배우들과 즐겁게 촬영한 작품이에요. 촬영 내내 ‘요즘 친구들은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전교생에게 소문이 퍼졌다’ ‘나 때문에 친구가 울었다’ 등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부제도 그렇고, 회당 10분 정도로 전개가 빠른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고 봐요.
여전히 〈에이틴3〉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이쯤에서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 언제나 고등학생 김하나가 남을 수 있도록요. 물론 대학생활 이야기도 재미있겠지만.

클래식한 블랙 재킷은 Prada. 모노톤의 아트워크 ‘Gravity’는 다능(Danung)의 작품.
세 편의 작품을 거치며 만난 남자 캐릭터가 많아요. 그중 이나은을 ‘심쿵’하게 만든 캐릭터가 있었나요 극중에서 하나같이 저를 힘들게 만든 사람들이라(웃음)…. 한 명을 꼽아야 한다면 〈에이틴2〉에서 남자친구로 나온 ‘주하’를 택할래요. 적어도 저만 한결같이 좋아해주잖아요. 공감도 잘 해주고요.
만일 누군가 현실 속 ‘이나은’을 연기한다면 줄 수 있는 팁은 일단 솔직해야 돼요. 꾸밈없고, 털털하고, 가끔 웃기고요.
음악과 연기를 병행하는 와중에 최근 〈겟 잇 뷰티 2020〉 MC를 맡았어요. MC일 때는 어떤 마음으로 임하나요 전달해야 하는 정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걸 빼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겟 잇 뷰티 2020〉은 ‘꿀팁’을 전수받는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배우며 촬영하고 있어요. 공동 MC인 (오)연서 언니가 너무 잘 챙겨주어서 든든해요.
요리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도 특별 게스트로 출연 중이죠 스케줄이 될 때마다 가서 돕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촬영 전날엔 아무것도 안 먹어요. 거기 가면 맛있는 걸 너무 많이 먹어서요. 먹는 것과 요리하는 것 모두 좋아하는 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프로그램이죠.
바쁜 와중에도 글은 계속 쓰고 있나요? 메모장에 조금씩 모은 글이 500편이 넘는다면서요 일상에서 떠오르는 것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적어두는 습관이 있어요. 특히 대화할 때 상대방이 무심결에 내뱉은 화두에 대해 저 혼자 생각해 보고 적는 것이 많아요. 나중에 다시 읽으면 ‘나는 이럴 때 우울하구나’ ‘이럴 때 행복하구나’ 알 수 있어요.
본인은 어떨 때 행복한 사람인가요 사소하고 소박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에요. 집에서 영화 보고, 맛있는 거 만들어 먹고, 다림질할 때 행복해요. 요즘은 엄마가 택배로 보내준 반찬을 정갈하게 반찬 통에 담아 냉장고에 정리했을 때 가장 행복하고요(웃음).
좋은 사람에게 받는 영향이 중요하다고 믿나요 그럼요! 고민이 생기면 혼자 끙끙 앓기보다 사람들에게 “이럴 때 너라면 어떻게 해?”라고 많이 물어요. 대화를 나누며 머릿속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에요.
리듬체조나 요리처럼 장기가 많더라고요. 설마 또 잘하는 게 있나요 손으로 하는 건 다 자신 있어요.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도 종종 만드는데, 아빠가 인테리어 일을 하셔서 그런지 제 감각도 나쁘지 않아요.
인스타그램을 보니 필름카메라 사진이나 즉석 사진도 즐겨 찍더군요 글 쓰는 것과 비슷한 이유예요. 사진도 그때의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찍어요.
찍는 것과 찍히는 것 중 더 좋은 것은 더 희열을 느끼는 쪽은 찍어줄 때인 것 같아요. 내가 찍어준 사진을 상대방이 ‘인생 샷’이라고 해줄 때 너무 뿌듯해요.
코로나 때문에 이 좋은 날씨에 사진 찍으러 밖에 나가는 일이 어려워서 아쉽겠네요 정말 그래요. 이참에 거실 한쪽에 나만의 작은 스튜디오를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커다란 천 하나 걸어놓고 친언니랑 서로 사진 찍어주면서 놀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지금 가장 잘해내고 싶은 것은 일단 준비한 앨범을 무사히 세상에 내놓고 싶고요.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활발한 성격이지만 갑자기 텐션이 훅 꺼질 때가 있는데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페이스를 잘 지켰으면 해요.
평소 미래를 자주 그려보나요 미래의 나, 서른 살의 나, 상상은 하지만 아직 아득하게 느껴져요. 그냥 지금을 충분히 즐기고 싶어요.
스물둘 이나은은 행복한가요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우울하거나 힘들 땐 이렇게 말하며 스스로 토닥여요. 충분히 잘했고, 열심히 했어. 그럼 된 거야.

스팽글 드레스는 MSGM by Yoox. 글로시한 블랙 부츠는 Fendi. 레터링 아트워크 ‘We are’는 세진, 다능(Danung)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