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건 대체 뭐야?’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본 반영구 화장 광고. 눈썹을 스치듯 지나가는 면봉에 눈썹이 한 올씩 촤르르르 넘어가는 영상은 에디터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뷰티 에디터 10년 차임에도 여태껏 흔한 반영구 시술 한 번 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첫째, 아픈 건 질색이라는 것. 둘째, 자칫 붉거나 파랗게 변색되면 안 하느니만 못하고, 이를 제거하는 시술은 훨씬 더 고통스럽다는 것. 하지만 눈썹을 심은 것처럼 극도로 자연스러운 반영구 시술 영상을 목격한 후 욕심이 나 주변의 ‘패피’들과 ‘뷰피’들에게 이에 대해 물었고, 기술 발전으로 10여 년 전의 반영구보다 훨씬 덜 아프고 안전하다는 공통된 후기에 용기를 냈다. 두근두근. 추천받은 일곱 군데 중에서 두 명의 지인이 권한 리앤채움의원의 문을 두드렸다. 반영구 화장은 니들을 사용하는 엄연한 의료 행위! 개인 업체보다 전문의가 상주하는 의료시설에서 진짜 마취 연고를 바르고 싶었기에 한 선택이었다. “우리 아들 눈썹 짝짝이 안 되게 잘 좀 해주세요.” 남녀노소 불문하고 얼굴 이곳저곳에 마취 연고를 바른 수많은 대기자 사이에서 엄마와 아빠, 딸, 아들까지 함께 온 가족의 목소리가 들렸다. “색소가 진피까지 침투된 과거와는 달리 표피 기저층까지만 침투돼 통증도 덜하고, 천연 색소를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니 걱정 마세요. 그래서 유지 기간이 좀 짧아지긴 했지만 요즘은 유행이 빨리 바뀌잖아요? 1년 반에서 2년 후에는 원하는 눈썹 모양으로 어렵지 않게 바꿀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걱정스러운 마음에 진통제를 한 알 챙겨왔다고 말하는 내게 리앤채움의원 반영구화장센터 한나 센터장이 다정히 말했다. 이곳의 시술 기술은 3D 마이크로 엠보 기법. 특허받은 19개의 작은 니들을 일렬로 세워 ‘긋기’가 아닌 ‘뜯기’, 다시 말해 피부를 절개하듯 선을 긋는 게 아니라 한 올씩 뜯어낸 점이 모여 선이 되도록 표현하는 시술법이다. 긋는 기법은 털이 깔끔한 선으로 그려지는 대신 평면적(2D)이라면, 뜯는 기법은 그러데이션처럼 진하고 흐린 명암 표현이 가능해 더욱 입체적(3D)이고 진짜 내 털처럼 자연스럽게 연출된다고 했다. 피부 조직의 손상과 출혈도 덜하고!    30분간의 마취 후 미용실을 연상시키는 거울 앞에 앉아 시작된 디자인 작업. “시작과 끝이 애매하네요. 윤곽도 흐릿하고요.” 눈썹 털은 진하지만 가운데 숱이 많아 앞머리를 도톰하게 그리고, 긴 얼굴형을 보완하기 위해 끝을 좀 더 길게 빼 그리는 평소 메이크업 습관을 이야기했고, 눈썹과 눈 사이가 가까운 편이라 답답해 보일 수 있으니 나무토막 같은 일자형 눈썹보다 세미아치형으로 디자인하자는 제안에 OK를 외쳤다. 슥삭슥삭 눈썹 칼이 지나갔고, 외곽에 몇 개의 점을 찍어 디자인을 완성하기까지 또 30분이 흘렀다. 드디어 대망의 시술 시간. 긴장된 마음으로 베드에 누워 두 손을 꼭 모아 쥐었다. 탁탁탁탁, 소리와 함께 한 땀 한 땀 살이 뜯기는 소리가 들렸다. 고통의 정도는? 센터장과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을 정도로 예상보다 통증은 덜했지만 이따금 숨을 크게 내쉬어야 할 때가 있었다. 내 경우 눈물까지 찔끔 흘렸던 비키니 왁싱보다 덜 아팠다고 할까? 30분 뒤 시술은 끝이 났고 털이 없던 자리에 생긴 진짜 같은 가짜 털을 신기해 하며 회사로 복귀했다. 반영구 시술을 받는 걸 알고 있던 동료는 눈썹이 진해져 더 예쁘다는 반응. 시술 당일보다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까지 색소가 더욱 진하게 올라온다고 해서 앵그리 버드가 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침저녁으로 바르라고 병원에서 준 보습제 때문에 눈썹이 ‘빤딱’거리는 것과 이따금씩 눈썹이 간지러운 게 더 신경 쓰일 뿐 진해진 눈썹은 괜찮았다. 오히려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해서 “나 뭐 달라진 거 없어?”라고 묻고 다닐 정도(대답은 “음… 뭐가?” 아니면 “그러고 보니 눈썹이 좀 진해진 것 같네”였다). 클렌징 티슈로 눈썹을 피해 고양이 세수를 한 지 나흘째. 예고했던 탈각이 시작됐다. 마치 섬유질이 담긴 롱래시 마스카라를 지울 때처럼 검고 가느다란 각질이 한두 가닥씩 빠지고 피부에 색소만 곱게 자리 잡기 시작한 것. 땀 흘리는 운동, 사우나 등 금지 사항을 준수해야 하는 일주일이 지난 뒤 원하던 대로 도톰하고, 길고, 정갈한 반영구 눈썹 덕에 아침 출근 준비 시간이 느긋해졌다. 특별한 약속이 있을 땐 여전히 눈썹을 그리지만 화장도 매우 편하고 생얼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최대한 자연스럽고 흐리게 작업한 첫 번째 시술을 토대로 3주 뒤에 진행하는 리터칭만 남은 시점. 그땐 탈각의 정도 차이로 군데군데 빈 부위를 다시 채우고, 지금보다 길이도 조금 더 연장할 예정이다. 이토록 편한 걸 그동안 왜 안 했을까? 이번 마감이 끝나고 바다로 떠날 휴가가 무척 기대된다. 물속에서 프리다이빙을 해도, 파도가 뺨을 때려도 살아남을 눈썹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