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나만 알고 싶어, 제주의 수산한못 || 엘르코리아 (ELLE KOREA)

#3 나만 알고 싶어, 제주의 수산한못

나만 알고 싶지만 또 널리 알리고 싶은 그 곳, 제주의 수산한못에 대해서. ‘커플의소리’ 김모아 작가의 감성 깊은 제주일기 세 번째.

ELLE BY ELLE 2019.03.14

굳이 나만 알고 싶은 곳을 밝히는 이유는 나만 보기 아깝다는 아이러니한 마음이 들어서다. 시간에 쫓겨 알려진 곳, 유명한 곳만 도장 깨듯 다닐 수밖에 없는 여행자들을 위해서라도 널리 알려야 할 것 같은 사명감으로.


제주에서 의외로 한라산 모습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양 옆으로 길게 뻗어있는 한라산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나만 알고 싶은 그곳은 ‘수산한못’이다.




13세기경, 몽고 원나라로부터 지금의 제주마 품종이 유입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당시 제주(탐라)는 고려로부터 분리돼 원나라의 지배를 받았는데 이때 160필의 말을 수산평(넓은 들판이라는 뜻)에 방목하였다. 수산한못은 ‘수산의 큰 못’이라는 뜻으로 말들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인공으로 조성된 연못이다. 본래 흔적만 남아있다가 2011년 말에 복원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는데 검은 돌과 억새, 나무, 탁 트인 주변 풍광과 오름이 어우러져 전혀 새 것 같지 않다. 말 그대로 자연스럽다. 말 목장과 밭들을 가로질러 가는 작은 길 중에 연못이 ‘짠’하고 나타나니, 내비게이션을 찍고 찾아갔음에도 내가 우연히 발견해낸 벅찬 기분까지 든다.


대부분의 제주 하천은 비가 올 때만 흐르는 건천(제주에서는 내창), 말 그대로 마른 천인데 화산섬인 곳에 물이 고여있는 곳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한라산의 윤곽과 바람에 일렁이는 연못, 제멋대로 춤을 추는 억새에 웅웅거리며 점잖게 도는 풍력발전기까지.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사방이 탁 트인 시원한 전경.






어느 시간대에 가도 한가롭고 좋지만 제주 여행 중 한 장면을 가슴에 품고 싶다면 노을 질 즈음을 추천하고 싶다. 흐린 날도 좋고, 맑은 날도 구름 낀 날도 좋다. 매일의 노을이 색이 다르고 구름이 다르고, 수면에 비치는 모습이 다 다르다. 하늘을 사랑하는 1인으로 수산한못은 노을에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노을.

다음에는 제주에 살면서 노을을 보는 비밀의 산책길을 나눠야겠다.



*김모아 작가의 ‘제주에서 살아보기’는 매월 첫째 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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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김모아(@LESONDUCOUPLE)
    사진 김모아, 허남훈(WWW.LESONDUCOUPLE.COM)
    에디터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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