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프라다부터 셋츄까지,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에서 눈에 띈 여성 모델들

막을 내린 2027 밀라노 남성 패션 위크. 런웨이에서 읽어낸 여성적 코드.

프로필 by 박성희 2026.06.25

남성복을 위한 무대라고 해서, 남성만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에서는 여성적 코드가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는데요. 남성복 컬렉션 사이를 가로지른 여성 모델들부터, 남성복의 문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여성 룩까지. 이는 남성복이 더 이상 성별로 구분된 영역이 아닌, 다양한 시선과 소비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즌 밀라노에서는 그 흐름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었죠. 남성 패션위크 기간에 선보인 여성복 라인과 모델들을 통해,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 속 홍일점들을 살펴볼까요?




프라다 27 SS 남성복 패션쇼


스키니 핏의 귀환은 프라다에서 시작됐습니다. 오버사이즈 실루엣이 당연한 공식처럼 여겨지던 시대를 뒤로하고, 몸을 따라 흐르는 슬림한 팬츠와 짧은 재킷이 런웨이에 등장했죠. 특히 여성 모델들이 컬렉션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이러한 변화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줬습니다. 남성복 특유의 테일러링과 여성 모델의 존재감이 만나며, 남성복과 여성복을 구분하기보다 하나의 스타일로 연결하려는 프라다의 시도가 엿보였습니다. 여성 모델들이 선보인 룩 역시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가 내세운 '명료함' 아래,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낸 정제된 실루엣으로 컬렉션의 방향성을 완성했습니다.




로웬 로즈 27 SS 남성복 패션쇼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 한가운데, 뜻밖의 로맨틱 무드가 피어올랐습니다. 로웬 로즈의 여성들은 이번 시즌 가장 인상적인 홍일점 중 하나였죠. 브랜드 특유의 날카로운 숄더 라인과 잘록하게 조인 허리, 그리고 델들의 태도 역 브랜드가 추구하는 현대적 히로인의 이미지를 완성했습니다. 이번 시즌 로웬 로즈가 그려낸 것은 단순한 로맨티시즘은 아니었는데요. 단단한 테일러링과 곡선을 강조한 실루엣이 공존하며 강인함과 우아함 사이를 자유롭게 오갔죠. 과거 할리우드 글래머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무드 역시 컬렉션 전반에 녹아들며, 브랜드만의 드라마틱한 여성상을 완성했습니다. 영화 한 장면이 떠오르는 컬렉션이지 않나요?




시몬 크래커 27 SS 남성복 패션쇼


시몬 크래커에서 여성 모델의 등장은 그리 낯선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업사이클링을 기반으로 셔츠를 드레스로, 스커트를 테일러링의 일부로 재구성하는 브랜드인 만큼, 애초에 성별의 구분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이번 시즌 역시 해체된 셔츠와 빈티지 패브릭,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결합된 소재들이 런웨이를 걸어 나왔는데요. 여성 모델들은 이러한 실험적인 룩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하며 컬렉션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배가시켰습니다.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제안하는 시몬 크래커다운 컬렉션이죠.




셋츄 27 SS 남성복 패션쇼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흐리는 방식에도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셋츄는 이를 가장 담백한 방식으로 풀어냈죠. 일본 전통 의복에서 영감을 받은 접기와 감싸기, 그리고 변형 가능한 구조는 이번 시즌에도 컬렉션 전반에 녹아들었습니다. 가봉의 어장에서 가져온 이번 컬렉션은 그물과 밧줄, 매듭을 연상시키는 디테일이 곳곳에 등장하며 서정적인 무드를 자아냈는데요. 그중 특히 일본 전통 신발인 게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슈즈는 이번 시즌의 흥미로운 포인트였습니다. 런웨이 위에서는 우아한 실루엣을 완성했지만, 백스테이지에서는 모델들이 어색한 걸음으로 균형을 잡는 모습이 포착되며 뜻밖의 웃음을 안겼죠. 우아함 속에 위트 한 스푼, 역시 셋츄다웠습니다.



관련기사

Credit

  • 글 손영우(오브젝트 에디티드)
  • 사진 Launchmetrics Spotlight · 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