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유미의 세포들 시즌3’는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인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를 화면 안에서 빚어낸 이상엽 감독. 그 고유한 접근법에 관하여.

프로필 by 박찬 2026.04.28

이상엽 감독

PROFILE CJ ENM 소속 드라마 PD. 2004년 MBC 드라마 <한강수타령> 조연출로 시작해 <골든타임>(공동 연출) <아는 와이프> <반의반> 등을 연출했다. 이후 <유미의 세포들 시즌 1>을 시작으로 최근 공개된 <유미의 세포들 시즌 3>까지 시리즈 전반을 맡으며, 웹툰 원작의 감각을 드라마로 확장해 왔다.




<유미의 세포들>이 4년 만에 시즌 3로 돌아왔다. 강력한 웹툰 IP였던 작품을 처음 드라마로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순간은

처음부터 직접 기획한 작품은 아니었다. 이미 제작이 진행 중이었고, 그 이야기를 듣고 원작을 보기 시작했다. 너무 재밌고 귀여웠다. 하룻밤 만에 다 읽고, 바로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세포’라는 설정이 재미있어서 끌렸는데, 읽다 보니 ‘유미’라는 인물에 더 몰입하게 됐다. 유미의 성장록처럼 느껴졌다.


웹툰 특유의 컷 감과 리듬을 드라마로 옮길 때 가장 고민했던 지점은

웹툰은 기본적으로 1:1로 보는 매체인데, 드라마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보는 화면이다. 그 차이를 어떻게 줄일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래서 인물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구도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웹툰을 볼 때처럼 감정이 직접적으로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코미디 리듬도 중요해서 컷 전환의 타이밍과 호흡에 많이 신경 썼다.


참고한 영상물이 있다면

코미디 리듬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영화를 참고했다. 빠르게 전개되다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컷이 전환되며 웃음을 만드는 타이밍을 참고해, 우리 방식으로 조정했다.


꼭 화면으로 구현해 보고 싶었던 장면은

유미가 꿈속에서 세포 마을에 들어가 세포와 대화하는 장면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명이거든”이라는 대사가 담긴 장면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다. 그래서 최대한 원작과 비슷하게 구현하고 싶었다. 촬영할 때도 웹툰 컷을 캡처해 두고 구도와 흐름을 맞춰가며 작업했다.


반대로 원작을 옮기면서 아쉬웠던 지점도 있었나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웃음). 원작에서 좋았던 장면을 그대로 옮기고 싶었지만, 실제로 영상으로 구현했을 때 어색한 경우도 있었다. 만화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표현이 드라마에서는 과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웹툰을 드라마로 옮길 때 반드시 지키려 했던 것과 피하고 싶었던 것

기준은 결국 ‘공감’이다. 표현이 과장돼도 흐름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반대로 시청자가 ‘튕겨 나가는 순간’이 생기면 안 된다. 그래서 세포처럼 만화적 요소는 살리되, 유미의 일상과 감정은 최대한 현실적으로 설계했다. 그런 균형감이 중요했다.


<유미의 세포들> 드라마 캐스팅 과정에서 중요하게 본 기준은

사전에 많은 배우들의 영상을 찾아보지만 결국 직접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배우마다 그 시기의 얼굴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감각이 있다. 그때의 컨디션이나 눈빛에서 캐릭터와 맞닿는 지점을 찾으려 한다.


유미 캐릭터의 캐스팅은 어떻게 접근했나

가장 중요하게 본 건 결국 ‘유미의 시간’을 살아본 배우였다. 사회생활을 해봤고, 연애도 해봤고,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또래 배우. 그런 조건에서 설득력 있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고, 그 지점에서 김고은이라는 배우가 딱 맞았다.


시즌마다 남자 주인공이 바뀌는 구조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

물론 있었다. 로맨스 장르에서 남자 주인공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각 캐릭터가 가진 결을 잘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이야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설득되면 시청자도 따라온다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구웅’ 역을 맡은 안보현 배우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캐릭터와 잘 맞는다고 느꼈다. 외형 조건도 중요했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순수하고 소년 같은 결이 있었다.


시즌 3에 등장하는 ‘신순록’ 역의 김재원은 어떤 점에서 선택했나

처음에는 외형적 이미지가 눈에 들어왔다. 키가 크고 단정한 분위기가 캐릭터와 잘 맞는다고 느꼈다. 실제로 만나보니 인상이 좋았고, 그 안에 신순록이라는 인물이 보였다. 직장에서는 원칙을 중시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에너지를 아끼는 성향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였다. 그런 지점이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시즌에서 신순록에게 주목할 지점은

그는 겉으로는 담담하고 이성적인 인물이지만, 관계 안에서는 예상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특히 유미와의 관계에서 감정이 쌓이는 과정이 중요한 포인트다. 시청자 입장에서 그 변화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유미의 세포들 시즌 3>는 어떤 포인트에 집중해야 할까

이번 시즌은 성장 이후의 이야기다. 유미가 한 단계 나아가 성숙해지는 과정이 중심에 있다. 그 안에서 새로운 관계와 감정이 다시 움직인다. 이전보다 좀 더 깊어진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웹툰 원작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상상력이다. 웹툰은 현실적 제약 없이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는 제작 조건을 먼저 고려해야 하지만, 웹툰은 그런 과정을 뛰어넘는다. 그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웹툰 스타일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장르를 가리기보다 현실적 디테일이 있는 작품이 더 흥미롭다. 그런 요소가 영상으로 옮겼을 때도 설득력을 얻는다.


최근 인상 깊게 본 웹툰이 있다면

바빠서 많이 보지 못하지만 지난해에 <상남자>라는 작품을 흥미롭게 봤다. 개발자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인데, 현실적인 디테일이 잘살아 있어서 많이 공감했다.


지금 K웹툰 IP가 가진 힘은 어떻게 느끼나

굉장히 큰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웹툰은 개인화된 소비방식에 잘 맞는 매체라 지금 환경과 잘 맞아떨어진다. 앞으로도 영향력은 계속될 것 같다. 드라마와 경쟁하기보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가깝다.


다양한 장르의 웹툰이 실사화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욕심 나는 장르가 있다면

특정 장르를 가리기보다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이든 흥미롭다. 다만 지금은 장르 자체보다 얼마나 새롭게 풀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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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찬
  • 사진가 엄지수
  • 아트 디자이너 강연수
  • 디지털 디자이너 민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