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나뿐인 2026 봄여름 오트 쿠튀르 생생 후기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쿠튀르 데뷔, 자연에서 출발한 상상력 그리고 극적으로 진화한 무대 연출까지. 2026 봄여름 오트 쿠튀르는 ‘유산’을 미래의 언어로 쓰며 쿠튀르의 다음 챕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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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롤랑의 쇼는 또 다른 차원의 스펙터클을 더했다. 거대한 실루엣과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조형적 헤드피스, 강렬한 조명은 서커스를 연상시키는 쇼맨십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여기에 빅터 앤 롤프는 ‘변신’이라는 개념을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구현하며 쿠튀르의 서사성을 극대화했다. 옷이 해체되고 다시 조합되며 마지막에는 모든 조각이 하나의 연이 되어 하늘을 나는 장면은 장인 정신과 개념 미학이 만났을 때만 가능한 극적 순간을 상징했다.
무대 형식 자체를 뒤흔든 시도도 있었다. 발렌티노는 직선형 런웨이에서 벗어나 원형 구조와 작은 창문 같은 개구부를 통해 관객의 시선을 분산시켜 ‘보는 방식’을 새롭게 설계했다. 관객은 전시를 관람하듯 여러 각도에서 옷을 보게 됐고, 덕분에 모델과 눈을 맞추고 장식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는 밀도 높은 경험이 가능해졌다. 이 모든 흐름을 관통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감정의 디자인’이다. 프린지와 깃털, 레이스와 유동적인 드레이프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감정을 움직임으로 전환하는 장치가 됐고, 이는 쿠튀르가 다시 심리적 경험을 파고드는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결국 이번 2026 봄여름 오트 쿠튀르는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 극적인 스토리텔링, 자연에서 출발한 상상력 그리고 한층 끌어올려진 기술력이 맞물린 완성도 높은 시즌으로 기억된다. 감정과 환상을 자극하는 가장 강력한 무대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쿠튀르. 지금 이 장르는 가장 천천히, 가장 멀리 나가는 패션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니, 저 그림은?
」미스 소희의 한국 사랑은 어디까지? 이번 컬렉션 역시 한국적 아름다움을 한층 더 입체적으로 수놓았다.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룩 사이로 익숙한 그림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로 김홍도의 산수화. 드레스와 가운 위에 섬세하게 펼쳐진 풍경은 다시 한 번 애국심으로 불타오르게 만든다.
섬광처럼 등장해요
」가우라브 굽타의 쇼는 시작부터 눈부셨다. 오프닝에 등장한 검은 가운 차림의 인물은 말 그대로 빛나고 있었다. 모델이 몸 앞에 발광하는 입체 조각을 두르고 있었던 것. 조형물처럼 보이면서 분명 옷으로 해석되는 그 물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컬렉션 내내 궁금증을 자아냈다.
쿠튀르 화학 실험실
」우주 속 가상의 물질, 에테르와 세상을 이루는 물·불·공기·흙. 다섯 가지 원소를 옷으로 풀어내겠다는 라훌 미슈라의 야심. 연금술사가 되고 싶었을까? 빛을 머금은 표면, 흐르듯 겹쳐진 자수, 불꽃같은 실루엣은 마치 패션 실험실을 본 것 같은 느낌!
은밀하게 들여다봐요
」작은 창문이 달린 거대한 원통 구조물로 가득 찬 발렌티노의 쇼장. 관객은 서로를 마주보지 않고 원통 내부의 런웨이를 들여다보기 위해 등을 돌린 채 자리를 잡았다. 모델은 한 명씩 등장했고, 관객은 작은 구멍 너머로 그 모습을 숨죽이며 관찰했다. 그 순간만큼은 공간과 시선마저 연출의 일부였다. 브라보, 미켈레!
오 마이 프렌드
」지금 가장 뜨거운 디자이너, 조너선 앤더슨의 첫 번째 디올 쿠튀르 쇼를 보기 위해 친구들이 총출동했다. 존 갈리아노, 리한나, 퍼렐 윌리엄스, 안야 테일러 조이, 그레타 리, 제니퍼 로렌스 등등. 그가 밥 한번 사야 하는 사람이 대체 몇 명인지!
Credit
- 에디터 이하얀 · 김명민
- 일러스트레이터 PAUL RHEE
- 아트 디자이너 김민정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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