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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손세이셔널'한 존재감, LAFC 활약상 3

단 10경기 만에 '올해의 골'을 기록한 데 이어, 신인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손흥민의 미국 활약상을 살펴 보자.

프로필 by 라효진 2025.11.03

요즘 스포츠 기사는 하루가 머다하고 손흥민의 득점 소식으로 떠들썩합니다. 올해 33세를 맞이한 그가 오랜 친정 팀인 EPL(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이적한 미국 MLS(메이저 리그 사커) LAFC 팀에서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별명처럼 '손(Son)세이셔널'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손흥민은 이번 MLS컵 콘퍼런스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단번에 준결승행 티켓을 끊었어요. 그가 MLS 데뷔 후 단 10 경기 만에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살펴보시죠.


손흥민이 '손세이셔널'한 존재감 보여 준 MLS 명장면

손흥민이 '손세이셔널'한 존재감 보여 준 MLS 명장면


아시아 선수 최초 MLS ‘올해의 골’

MLS 사무국은 지난 10월 28일 “손흥민의 LAFC 데뷔골이 역사책에 영원히 남게 됐다”라고 말하며 “한국의 ‘슈퍼스타’가 FC댈러스전에서 터뜨린 멋진 프리킥이 MLS ‘올해의 골’ 로 선정됐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경기는 손흥민이 MLS 역대 최고 이적료로 LAFC에 합류한 뒤 세 번째 경기 만에 터뜨린 골이었습니다. 그는 ‘손흥민 존’이라고도 불리는 페널티 존 바로 오른쪽 앞에서 여지없이 오른발 감아차기를 선보였고, 그대로 수비벽을 넘어 골문 상단 모서리에 꽂혔죠.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야신도 막을 수 없다고 해서 ‘야신 존’이라고 불리는 바로 그 곳을 정확하게 파고들었기 때문에 골키퍼는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 골을 지켜본 동료 선수는 인터뷰에서 “루브르 박물관에 걸 만 하다”라며 극찬했고요. 심지어 이번 투표에는 22.5%의 득표율을 기록한 2위 메시를 크게 제친 43.5%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받아 팬들을 놀라게 했어요. 이번 수상은 아시아 선수 최초이면서, 동시에 LAFC 선수로도 최초여서 더욱 그 의미가 큽니다.


MLS 신인상 후보 선정

손흥민이 '손세이셔널'한 존재감 보여 준 MLS 명장면

손흥민이 '손세이셔널'한 존재감 보여 준 MLS 명장면

MLS 리그는 선수의 나이와 경력에 상관없이 미국 무대 데뷔 첫 시즌 가장 큰 영향력을 보여준 선수 1인에게 신인상을 수여합니다. 이것이 손흥민이 현재 선수 생활 황혼기인 33세에도 신인상을 노려볼 만한 이유죠. 실제로 손흥민은 신인상 최종 후보 3인에 노미네이트 되며 그 가능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이 중 풀 시즌을 뛰지 않은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고요. 사실 그는 시즌 후반 합류해 단 10 경기를 뛰었을 뿐이지만, 9골 3도움이라는 압도적인 골 결정력을 발휘했습니다. 이것은 34경기 19골 17도움을 기록한 앤더스 드라이어(샌디에이고FC)와 33경기 15골 13도움을 올린 진커나겔(시카고 파이어FC)을 크게 웃도는 기록이죠. 손흥민 덕분에 팀 내 분위기도 크게 반전되며 서부 컨퍼런스 6위에 머물던 LAFC는 단숨에 3위까지 올라섰습니다. MLS은 “할리우드 작가들이 손흥민 합류 후 반전을 시나리오로 썼다면 비현실적이라고 비평가들이 조롱했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죠. 아쉽게도 이미 1, 2위권과 승점이 3점 이상 차이가 나 우승을 바라볼 수는 없지만, 다음 시즌 그의 활약을 충분히 기대해볼 만 하겠군요.


손흥민이 '손세이셔널'한 존재감 보여 준 MLS 명장면

손흥민이 '손세이셔널'한 존재감 보여 준 MLS 명장면


MLS컵 최대 키플레이어

MLS 리그 또한 한국의 프로야구처럼 일종의 ‘가을축구’가 있습니다. 정규리그는 비록 3위권에 머물렀지만 동부 컨퍼런스와 서부 컨퍼런스에서 각각 상위 8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 후 진정한 미국-캐나다 리그의 챔피언을 결정하는 MLS컵 대회가 남았죠. 그가 합류하기 전 LAFC는 과거 2022년에 첫 우승을 거두긴 했지만, 항상 경쟁 팀인 LA 갤럭시에 밀려 주목을 그다지 받지 못하는 팀이었습니다. 그러나 손흥민이 합류하며 전세는 크게 뒤바뀌었는데요. 자신의 단짝 드니 부앙가와 함께 멋진 호흡을 보여주며 오스틴FC를 4-1로 대파한 것이죠. 그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중요한 시작을 큰 승리와 함께 했다. 이제 다음 경기에 집중하자”라며 자축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LAFC는 컵 우승까지 단 두 경기만 남겨 놓고 있어요. 어쩌면 강력한 우승 후보인 인터 마이애미의 메시와 맞대결이 펼쳐질 수도 모르고요. 프리미어리그의 눈부신 활약에도 유독 상 복이 없던 손흥민이 미국 리그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한국 사람으로서 그의 커리어 두 번째 우승을 묵묵히 응원해줄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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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김보
  • 사진 LA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