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8억? 르 코르뷔지에의 아파트가 매물로 나왔다

ⓒ Foundation Le Corbusier/ Unite d'habitation

건축 역사 속 아주 특별한 집이 있습니다. 근대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대표작인 유니테 다비타시옹. 이 건물은 1952년에 완공된 근대 건축의 상징으로 꼽히고 있죠.

일단 이름의 의미는 단순합니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 있는데, 직역하자면 ‘마르세유의 주거 단위 아파트’라는 뜻입니다. ‘Unité = 단위 / Habitation = 주거’를 의미하는 프랑스 단어 그대로의 이름과 같이 르 코르뷔지에가 지은 것은 ‘하나의 도시’ 처럼 보이는 집합 주거형 건축물이었습니다. 쇼핑가, 유치원, 옥상정원까지 갖추었기에, 역사상 최초의 수직형 주거 시스템을 갖춘 중요한 ‘복합 주거 단지’인 셈이죠. 그러니까 하나의 거대한 아파트이자, 동시에 ‘작은 도시’를 뜻합니다. 전쟁 이후,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시하고 싶었던 르 코르뷔지에는 아파트를 넘어서 슈퍼마켓, 유치원, 체육관, 심지어 옥상엔 정원과 극장까지 한 건물 안에서 하루의 모든 생활이 가능한 도시형 주거 실험을 펼쳤습니다.

ⓒ Foundation Le Corbusier/ Unite d'habitation

그런데 최근 전해온 놀라운 소식은 이 건물 안의 실제 아파트 한 세대가 최근 매물로 나왔다는 것. 르 코르뷔지에의 설계가 그대로 남아 있는 아파트의 가격은 약 45만에서 50만 유로, 한화로 약 8억 원대라고 합니다. 이 아파트에는 샬롯페리앙이 디자인한 주방과, 장 프루베의 금속 계단 등 르 코르뷔지에의 동료들이 함께 만든 디테일이 그대로 살아 있어요. 물론 세월의 손길은 있겠지만, 그가 고안한 ‘모듈러 비례’와 색채 계획은 여전히 우아하게 남아있습니다. 현재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일부는 호텔과 게스트룸으로, 또 일부는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25년 지금까지도 ‘살 수 있는’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이라는 점에서 건축 애호가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집’이라 불리기도 하죠. 살 수 있는 건축, 살아 있는 유산, 이보다 더 낭만적인 주거의 형태가 있을까요.

주소 : 280 Boulevard Michelet, Marseille, F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