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제니, 로맨틱 영화의 주인공이 되다

샤넬과 제니가 전하는, 지금 여성들이 진정 원하는 것.

프로필 by 박기호 2025.08.26
팔레 루아얄의 분수와 정원에서 2025/2026 프리 컬렉션을 입은 제니.

팔레 루아얄의 분수와 정원에서 2025/2026 프리 컬렉션을 입은 제니.

팔레 루아얄의 분수와 정원에서 2025/2026 프리 컬렉션을 입은 제니.

팔레 루아얄의 분수와 정원에서 2025/2026 프리 컬렉션을 입은 제니.

어린 시절 영화 속의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 사랑스럽고 ‘쿨’한 여배우의 아름다움을 미처 알지 못했다. 하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파리의 정원을 거니는 모습을 다시 보니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었다. 파리,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여성, 화려하진 않지만 멋스러운 옷차림은 샤넬의 여성상과 맞닿아 있다. 샤넬은 시대를 초월해 아이코닉한 여성들과 깊은 인연을 맺으며 하우스만의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샤넬의 하우스 앰배서더 제니도 그렇다. ‘Like Jennie!’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그녀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공식 석상부터 무대 위까지 제니가 선보이는 대담한 패션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샤넬과 제니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자기만의 방식’을 지킨다는 공통점이 있다.



파리지엔 무드의 로맨틱한 파스텔 톤 백과 액세서리.

파리지엔 무드의 로맨틱한 파스텔 톤 백과 액세서리.

1990년대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에게서 영감받은 샤넬의 2025/2026 프리 컬렉션.

1990년대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에게서 영감받은 샤넬의 2025/2026 프리 컬렉션.

가브리엘 샤넬이 당대의 관습을 깨고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했듯이 제니 역시 무대와 일상, 음악과 패션에서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간다. ‘상반된 것의 충돌에서 오는 아름다움’이라는 이번 컬렉션의 주제처럼 겉으로는 우아하고 섬세하지만 그 안에는 단단한 주체성과 대담함이 흐른다. 이 독립적인 매력과 변화에 두려움 없는 태도는 샤넬과 제니를 하나의 언어로 묶는다. 크리에이션 스튜디오는 이 언어를 해석해 대조적이면서도 상반된 요소를 컬렉션 곳곳에 녹여냈다. 영화 속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으로 변신한 그녀와 함께 공개된 샤넬 2025/2026 가을-겨울 프리 컬렉션은 1990년대 미국 로맨틱 코미디의 미학에서 출발했다. 제니 역시 당시 음악과 영화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에너지에서 영감받았다며 캠페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샤넬 크리에이션 스튜디오는 영화 <노팅 힐>의 줄리아 로버츠를 연상시키는, 남성적 요소와 여성성을 동시에 담은 스타일로 독창적인 샤넬 룩을 완성했다. 포토그래퍼 크레이그 맥딘이 파리 팔레 루아얄 정원에서 촬영한 이번 캠페인은 제니와 호흡을 맞춰 가장 파리답고 샤넬다운 순간을 담았다. 벨트를 더한 넓은 어깨의 블랙 재킷, 남성복 테일러링에서 영감받은 플레어 팬츠, 코르셋, 밀리터리 감성의 네이비 재킷과 쇼츠 세트업까지 제니는 상반된 요소를 유려하게 소화했다.



 프레피한 스타일에 레더 사이하이 부츠를 매치한 제니.

프레피한 스타일에 레더 사이하이 부츠를 매치한 제니.

또 2025/2026 가을-겨울 프리 컬렉션은 글램 록 감성의 남성복 테일러링을 적용한 아이템을 선보임과 동시에 란제리에서 영감받은 섬세한 룩을 공개해 매우 인상적이다. 크레이프 새틴 소재의 긴 드레싱 가운과 에크루 컬러의 오버사이즈 카디건 안에 입은 핑크 베이비돌 드레스, 핑크와 블루를 조합한 프레피 스타일까지 남성적 무드의 룩과는 또 다른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표현하고 있다. 이번 컬렉션을 살펴보면 크게 눈에 띄는 지점이 있다. 그것은 샤넬의 또 다른 상징인 레이스. 레이스는 점프수트와 스커트, 스포티한 화이트 후디드까지 다양한 아이템에 적용됐다. 트위드와 니트에도 레이스를 더해 여성스럽고 낭만적인 아름다움을 완성했다. 여기에 라벤더, 스카이블루, 블랙, 핑크, 베이지 톤의 컬러로 부드러움과 에너제틱 무드를 오가며 다채로운 여성상을 표현한다.



미니멀한 감성과 여성스러움이 어우러진 샤넬 프리 컬렉션 속의 다양한 백.

미니멀한 감성과 여성스러움이 어우러진 샤넬 프리 컬렉션 속의 다양한 백.

데님 팬츠에 샤넬 25 백을 매치한 파리지엔 무드의 제니.

데님 팬츠에 샤넬 25 백을 매치한 파리지엔 무드의 제니.

두 번째는 데님이다. 완벽한 워싱의 청바지는 블루, 화이트, 그레이 블루 등 다채로운 컬러와 보이프렌드, 플레어, 배기 핏 등 다양한 실루엣으로 선보였다. 데님은 재킷과 오버올, 미니스커트 등에도 활용돼 컬렉션의 폭을 넓혔다. 제니는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데님 룩으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청키한 부츠, 샤넬 25 백, 파리지엔 감성의 베레 등 액세서리를 더해 페미닌한 반전을 보여줬다. 샤넬과 제니의 만남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다. 가브리엘 샤넬이 그려온 ‘스스로 선택하는 여성’의 초상은 제니를 통해 다시 숨을 쉰다. 1990년대의 감성과 현재의 에너지가 한 장의 사진과 한 벌의 옷 안에서 교차한다. 우아함과 대담함, 부드러움과 힘이 서로 다른 결을 이루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제니는 샤넬의 옷과 함께 하나의 상징이자 시대 그 자체로 서 있으며, 지금 여성들을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번 컬렉션은 결국 모든 여성에게 전하는 초대장이다. ‘누구든, 어디서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빛나라’는 샤넬과 제니가 함께 전하는 목소리다.

Credit

  • 에디터 박기호
  • 아트 디자이너 김려은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