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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한국의 에메랄드빛 바다 휴양지 3

국내에서 몰디브와 산토리니를 즐기는 법.

프로필 by 라효진 2025.07.30

해외 휴양지 사진을 볼 때면 천혜의 자연을 품은 에메랄드빛의 맑고 아름다운 바다가 눈에 띕니다. 주로 산토리니나 몰디브 등 낭만적인 도시의 깨끗한 물과 반짝이는 윤슬 한가운데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러워 지죠. 그러나 꼭 해외로 나갈 필요는 없습니다. 국내에도 산토리니, 몰디브 뺨치는 이국적인 색의 바다를 가진 휴양지가 있습니다. 너무 유명하지 않아 왕래가 적기 때문에 깨끗한 바다색을 유지하며 더욱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오늘은 그런 ‘에메랄드빛 바다’ 국내 비밀 명소 세 군데를 준비해봤어요.



태안 민어도




민어도는 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에 있는데요. 그 이름 때문에 언뜻 보면 외딴 섬 같지만, 이제는 방조제로 개간을 했기 때문에 편하게 찾을 수 있는 해변이 되었죠. 서해라고 하면 대부분 탁한 바다 혹은 갯벌, 회색빛 모래사장을 떠올리기 쉽지만 민어도는 전혀 다른데요. 이곳은 영롱한 에메랄드빛 물색 뿐 아니라 모래사장 대신 수천 수만 개의 하얀 굴 껍데기들이 자갈처럼 깔려 있어 마치 외국의 한 해변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죠. 이것이 햇살에 반사되면 눈 부실 만큼 반짝반짝거리며 독특한 색감을 만들어내는데요. 덕분에 인생샷 명소로 알음알음 유명하다고 하네요. 민어도의 가장 절정은 7월부터 9월까지입니다. 왜냐하면 민어도 인근 도로와 마을길을 따라 백일홍, 배롱나무 꽃이 만개하기 때문이죠. 분홍빛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며 천천히 물길이 열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인데요. 섬 내에는 편의 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에 캠핑 준비만 잘 해간다면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여행이 되겠네요. 단, 서해 특성 상 밀물과 썰물에 따라 풍경이 전혀 달라지니 갯벌이 드러나는 시간와 물길이 닫히는 시간을 잘 파악해서 가셔야겠습니다.



위치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울릉도 가재굴




‘가재’는 집게 달린 가재가 아닙니다. ‘물개’의 울릉도 사투리죠. 과거에는 물개들, 심지어는 바다사자도 이곳에 많이 살았다고 할 만큼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청정지역이었다는 방증인데요. 이곳은 울릉도 최고의 비경, ‘바람을 기다린다’는 뜻의 ‘대풍감’ 전망대길과 이어져있는 해안절경입니다.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에 꼽히기도 했었죠. 해안산책로를 따라 지그재그 데크길을 걸어내려오면 영롱하게 반짝이는 파도가 바위에 부서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곳은 고급 어종인 방어와 부시리가 잡히는 바다 낚시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가재굴은 파도에 의한 침식으로 생긴 해식 동굴이기 때문에 프리다이빙과 스노쿨링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어요. 내부 수심도 약 9m로 크게 높지 않고요. 굴을 지나 우거진 소나무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태하등대까지 갈 수 있고 그곳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태하마을로 내려오는 게 공식 코스지만 가재굴 바위에서 한나절 바닷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즐겨보시는 걸 추천 드릴게요.



위치 경북 울릉군 서면 태하리



여수 금오도




크고 작은 섬들이 많은 여수에서 항상 시민들의 '최애' 섬으로 꼽히는 건 금오도일 겁니다. 섬의 지형이 '큰 자라'를 닮았다 해서 금오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하고요. 남해안에서 보기 드문 해안 단구의 벼랑을 따라 조성됐기 때문에 이곳의 해안 산책로를 ‘비렁길’이라고 합니다. 이곳이 특히 사랑 받는 이유는 바로 이국적인 신비한 풍경에 있죠. 비렁길을 따라 트래킹을 즐기다 보면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크고 작은 기암괴석, 조선 왕실 궁궐 건축 목재로 사용되던 황장목 숲이 펼쳐집니다. 심지어 과거에는 숲이 울창하고 사슴들이 떼지어 살았다고 해서 명성황후가 직접 사슴 목장으로 지정한 뒤 출입과 벌채를 금하기도 했죠. 그 신비로운 분위기 때문에 <인어공주>, <혈의 누>, <김복남 살인사건> 등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된 곳입니다. 금오도는 국내에서 21번째로 큰 섬으로, 큰 해수욕장도 4군데나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펜션과 민박도 잘 되어있으니, 편안한 숙소에서 창문 가득 쏟아지는 에메랄드 바다와 일몰을 느껴보시기 바랄게요.



위치 전남 여수시 남면 심장리

Credit

  • 글 김보
  • 사진 각 지자체 블로그 및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