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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길들이기'의 아버지가 투슬리스를 재탄생시킨 법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중 최고라는 평이 속출 중.

프로필 by 라효진 2025.06.02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가 6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됩니다. 작품은 원작 3부작 가운데 첫 번째 이야기를 충실히 실사화했는데요. 수백년 동안 이어진 바이킹과 드래곤의 전쟁 속 한 바이킹 소년 '히컵(메이슨 테임즈)'과 전설의 드래곤 '투슬리스'가 나누는 우정의 서막이 그려집니다. 드래곤을 죽여야 인정받는 바이킹 사회에서 다른 신념을 가진 탓에 늘 무리에서 겉돌던 히컵, 그리고 나이트 퓨어리 투슬리스가 친구가 된 후의 여정은 여전히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감동적 이야기죠.



원작에 이어 실사 영화까지 연출한 '드래곤 길들이기의 아버지' 딘 데블로이스 감독이 한국 개봉에 맞춰 기자간담회에 나섰습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중에는 최초의 실사 과정을 거친 작품인 터라 감독의 감회도 남달랐을 듯했는데요. 그는 "많은 팬들이 사랑해 주셨던 원작에 확장된 서사를 더해 성숙하고 진화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라며 히컵과 투슬리스를 다시 스크린으로 부른 계기를 전했습니다.


감독이 이번 영화를 만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원작의 핵심 내용과 스토리가 가진 감성을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더불어 애니메이션이 관객들에게 선사했던 경이로움도 지켜내고자 했죠. 애니메이션의 환상적 요소를 섣불리 현실로 꺼냈다가, 원작 팬은 물론 신규 관객에게도 외면받는 것이 최근 몇 년 사이의 실사 영화 풍경이니까요.


판타지를 지키는 선에서 현실적 환경을 구현해야 했던 만큼, 제작진은 가장 완벽한 장소를 찾으려 헤맸습니다. 실사화됐을 때 가장 몰입감을 방해할 수 있는 드래곤 서식지도 특히 현실감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고요. 그럼에도 실재하는 배우들과 자연이 원작 스토리와 캐릭터에 새 생명을 불어 넣었다는 것이 딘 데블로이스 감독의 설명입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나이트 퓨어리 드래곤 투슬리스의 구현은 제작진 모두에게 큰 숙제였을 겁니다. 원작 속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살려야 하고, 실제 배우와도 잘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난해 공개된 예고편부터 투슬리스의 실사화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은 물론 눈동자의 흔들림, 날갯짓 등 동작 구현에 모자람이 없었거든요.


그런 투슬리스를 재탄생시킬 때 모티프 삼았던 건 사람들이 반려동물로 키우는 강아지와 고양이였습니다. 딘 데블로이스 감독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던 건 맞다. 처음에는 실사화 과정에서 원작 캐릭터의 만화적 부분을 조금씩 조정했다"라고 입을 열었는데요. 눈과 입의 크기를 현실 속 동물처럼 바꾸는 등의 작은 조정들이 쌓이다 보니, 투슬리스가 더 낯설어지고 캐릭터의 매력을 잃게 됐다고도 고백했습니다. 끝내 지금의 투슬리스를 다시 완성한 그는 "조금 더 설득력 있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해 호랑이와 표범을 연구했다"라고 덧붙였어요.



가장 주목받은 히컵과 투슬리스의 비행 장면에도 적잖은 노력이 들어갔습니다. 감독은 "가장 처음 했던 작업이 아이슬란드, 페루 제도, 스코틀랜드의 항공 사진을 최대한 많이 촬영하는 것이었다"라며 "찍은 성, 하늘, 구름의 이미지를 비주얼 이펙트 아티스트들이 작업했기 때문에 현실감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각 로케이션에 만든 세트에는 전방위로 움직일 수 있는 3미터 높이의 로봇 드래곤을 투입했습니다. 딘 데블로이스 감독은 "실제 환경에 드래곤 구조물을 설치해서 히컵이 투슬리스와 함께 하늘을 날고 바다로 다이빙하는 모든 움직임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했다"라고 밝혔는데요. 그는 "이런 장면은 영화에서는 저희가 최초로 보여드리는 게 아닌가 싶고, 관객들이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심도 드러냈습니다. 이처럼 각고의 노력 끝에 다시 태어난 <드래곤 길들이기>는 6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합니다.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