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르다는 역대급 디올 전시 후기
패션을 통해 우리를 꿈 꾸게 만든 크리스챤 디올의 창의력과 장인 정신, 디올 하우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서울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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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 공간. 디올 하우스의 역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피스들과 레이디 디올 백을 보여주는 공간. © KYUNG SUB SHIN
“내 꿈은 여성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뿐 아니라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크리스챤 디올의 말처럼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Christian Dior: Designer of Dreams> 전시는 단순히 의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세계를 선사한다. 75년 동안 크리스챤 디올의 창의력과 장인 정신이 깃든 하우스의 역사를 기념하는 전시는 파리장식미술관을 시작으로 런던, 상하이, 청두, 뉴욕, 도하, 도쿄, 리야드에 이어 서울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 공간. 디올 하우스의 역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피스들과 레이디 디올 백을 보여주는 공간. © KYUNG SUB SHIN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 공간. 디올 하우스의 역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피스들과 레이디 디올 백을 보여주는 공간. © KYUNG SUB SHIN
큐레이션은 디올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세계적인 패션 큐레이터이자 역사학자 플로렌스 뮐러가 담당했으며, 공간 디자인은 글로벌 건축 그룹 OMA 파트너 시게루 쇼헤이가 맡았다. 이 긴 여정은 몽테뉴가 30번지 중심으로 향한다. 진귀한 아카이브 문서로 완성한 공간은 디올 하우스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이 생명력을 얻은 디올 왕국을 생동감 있게 재현한다. 전시의 서사는 전설적인 ‘바수트’ 스커트의 곡선이 연상되는 매혹적인 공간에서 펼쳐진다. 디올의 혁신을 상징하는 ‘뉴 룩’의 등장과 함께 시대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다채롭게 재해석한 뉴 룩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다음으로 꽃과 정원을 사랑했던 크리스챤 디올의 열정을 담아 두 개의 서정적 무드로 구현한 전시 공간이 등장한다. 거대한 달항아리의 형상을 닮은 두 번째 공간은 별처럼 흩뿌려진 꽃들이 풍성한 매력을 뽐낸다.




아티스트 김현주가 식물의 다양한 형태를 한국 전통 종이 한지로 표현한 작품은 라란 컬렉션의 은행나무 벤치와 어우러져 특별한 공간을 완성해 디올 역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아카이브 드레스들을 볼 수 있다. 크리스챤 디올에게는 향수도 특별하다. 첫 번째 향수 공간은 ‘미스 디올’이 주인공이다. 이전에 공개된 적 없는 아카이브 자료와 에바 조스팽의 텍스타일 작품이 등장하며 향수에 깃든 다채로운 매력을 조명한다. 두 번째 향수 자도르는 드레스를 완성하는 마지막 터치였다. 두 번째 이야기는 장 미셸 오토니엘의 예술 작품,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과 인디아 마다비가 제작한 특별한 보틀, 리한나와 같은 디올 앰배서더가 착용한 골드 자수 드레스를 통해 펼쳐졌다. 다시 패션으로 돌아가 하우스의 우아함과 장인 정신, 여성성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레이디 디올을 만나보자. 디올 레이디 아트(Dior Lady Art) 프로젝트에서 선보였던 아홉 점의 작품과 ‘Lady Dior As Seen By’ 컨셉트로 완성된 17점의 작품 등 한국의 상징적인 아티스트가 재해석한 다양한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다음 공간은 1947년부터 현재까지 디올 아티스틱 디렉터들이 선보인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전시한다. 한국 전통 패치워크 기법인 조각보에서 영감받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히스토리. 브랜드 창립자인 크리스챤 디올과 그의 뒤를 이은 아티스틱 디렉터들의 작품이 하나의 내러티브로 이어지며 전시의 마지막에는 아티스트 제이디 차가 완성한 크리스챤 디올의 초상화까지 만날 수 있다. 디올 아틀리에의 탁월한 노하우를 기념하는 공간 또한 압도적이었다. 화이트 캔버스와 거울로 완성한 이곳은 빛 반사 효과를 통해 재단사들의 장인 정신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순백의 공간을 지나고 나면 컬러라마 전시 공간은 색채 조합을 활용한 몰입형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이며 디올 액세서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 공간. 재단사들의 장인 정신을 예찬하는 화이트 컬러의 캔버스 공간과 몽테뉴가 30번지. © KYUNG SUB SHIN

세계적인 패션 큐레이터이자 역사학자 플로렌스 뮐러. © SUNG MIN KIM
이 외에도 샤를리즈 테론, 제니퍼 로렌스, 지수, 셀린 디옹 등 디올 하우스에서 활약한 여성들의 역사적인 드레스를 한데 모은 곳도 인상적이다. 그녀들의 필모그래피와 함께한 디올은 실로 감동적이다. 마지막으로 크리스챤 디올을 매료시켰던 파티와 무도회를 표현한 몽환적인 전시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파스텔 톤과 한국 문화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 흰색으로 이뤄진 앙상블 시리즈는 수 써니 박의 설치미술 작품과 함께 전시돼 꿈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패션 회고전을 넘어 디올 하우스가 어떻게 시대를 초월해 여성의 아름다움과 자유 그리고 꿈을 옷으로 표현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예술적 선언이다. 디올의 살아 숨 쉬는 아카이빙 속에서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여정을 직접 느끼고 싶다면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를 직접 방문해 보길. 입장권은 디올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며, 서울 여정은 2025년 7월 13일까지 DDP에서 이어진다.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 공간. 재단사들의 장인 정신을 예찬하는 화이트 컬러의 캔버스 공간과 몽테뉴가 30번지. © KYUNG SUB SHIN
INTERVIEW
세계적인 패션 큐레이터이자 패션 역사학자인 플로렌스 뮐러는 디올과 함께 이번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를 큐레이션했다. 그와 이번 전시 비하인드에 대해 나눈 짧은 대화.
서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는 어떻게 구상했나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를 구상하면서 10년 전 DDP에서 디올 전시가 이미 개최된 적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따라서 전시할 작품을 완전히 새롭게 선정하고 주제도 다시 생각해야 했다. 전체적 컨셉트는 전통적 형태와 오브제를 통해 한국의 예술과 문화에 경의를 표하며 한국의 현대 아티스트를 디올 하우스의 역사와 연관 지어 소개하는 것이다. 전시 구조는 한옥을 연상시키고, 달항아리의 형태나 보자기 기법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김현주, 제이디 차(Zadie Xa), 이불, 이우환, 수 써니 박(Soo Sunny Park)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전시에 소개되는 디올 드레스와 액세서리, 문서는 대부분 처음 공개되는 것으로, 최근 디올 하우스의 생생한 유산을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디올과 함께 전시를 작업하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새로운 전시를 준비할 때마다 연구 단계부터 최종 작품 설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디올 팀과 함께 작업한다. 체크리스트를 만들기 전에 디올 아카이브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다음 선별된 작품들을 OMA 평면도에 맞춰 비교해 보며 드레스가 공간에 들어가는지, 그리고 전시에서 선보이려는 주제 및 디올 하우스의 고유한 매력이 잘 드러나는지 확인한다. 이후 실물 크기의 모형을 통해 선별된 작품을 평가하고, 문서와 액세서리도 선택한다. 선별 작업이 완료되면 각 전시 공간을 설명하는 텍스트와 전시된 작품들의 라벨 문구를 작성해야 한다.
이번 서울 전시가 이전 전시와 다르거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가장 큰 주제는 바로 크리스챤 디올과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에 이르기까지 디올에서 활약한 일곱 명의 디자이너가 탄생시킨 스타일에 대한 탐구다. 70년이 넘는 시간을 아우르며 디올 스타일의 모든 역사를 다룬다. 달항아리 형태로 구상한 디올 정원, 디올 아틀리에를 연상시키는 화이트 캔버스의 거울 장식 공간 등 OMA가 디자인한 공간도 매우 새로운 요소다. 컬러라마의 주제는 다양한 원색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색상환’이라는 개념으로 재구성했다. 전시의 첫 번째 구역은 완전히 새롭게 선보이는 공간으로, 무슈 디올이 활동하던 시기에 사용했던 사무실·스튜디오·모델 룸, 아틀리에 등 디올 하우스의 각 층에서 이뤄졌던 활동들을 볼 수 있다.
Credit
- 에디터 장효선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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