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진짜 멋진 2025 신상 로에베 가방과 샤넬 시계를 발견했어요

쇼핑 리스트를 집어 삼킬 패션, 뷰티 신제품.

프로필 by 장효선 2025.04.23
실제로 토마토 모양을 그대로 구현한 나파 램스킨 토마토 백은 4백90만원, Loewe.

실제로 토마토 모양을 그대로 구현한 나파 램스킨 토마토 백은 4백90만원, Loewe.

디자이너의 발칙한 상상력이 현실로 구현될 때 모두의 눈을 즐겁게 할 아트 피스가 탄생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장인 정신 그리고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가 만나 탄생한 아이템은 그 자체만으로 특별한 존재가 되는 셈. 로에베의 2025 F/W 파울라 이비자 컬렉션의 토마토 백 또한 브랜드의 DNA를 다시 한 번 공고히 했다. 로에베가 지닌 예술성과 장인 정신을 담은 이 토마토는 탐스러운 형태와 생생한 붉은색을 띠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단숨에 빼앗는다. 단순히 물건을 담는 액세서리를 넘어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이 토마토를 보고 있노라면 디자이너의 다음 행보를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된다.


바게트 컷 패턴을 넣은 견고한 매트 블루 세라믹 링이 인상적인 J12 블루 칼리버 워치는 가격 미정, Chanel Watches.

바게트 컷 패턴을 넣은 견고한 매트 블루 세라믹 링이 인상적인 J12 블루 칼리버 워치는 가격 미정, Chanel Watches.

입는 것만으로도 바다 위의 항해사가 된 듯한 피셔맨 코어가 다시 트렌드로 찾아왔다. 마르니와 모스키노는 2025년 S/S 컬렉션에서 오버사이즈 칼라와 선원 모자를 선보였고, 프라다는 클래식한 스트라이프 패턴과 방수 소재의 나일론 재킷을 매치해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피셔맨 코어를 선보였다. 디올 역시 스포티 무드에 줄무늬 패턴을 더해 새로운 마린 룩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 바다를 향한 애정은 시계에도 일렁인다. 깊고 강렬한 블루 컬러가 특징인 샤넬 워치의 블루 칼리버 워치는 J12 블루 시리즈 출시 25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인 워치다. 샤넬만의 정교한 미적 감각과 기술이 녹아든 타임피스로, 매트 블루 세라믹을 입혀 바다의 다양한 얼굴을 담았다. 째깍째깍. 손목에서 들려오는 푸른 바다를 닮은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반투명한 레드 컬러에 입체적인 플라워 아플리케를 더한 뮬은 가격 미정, Bottega Veneta.

반투명한 레드 컬러에 입체적인 플라워 아플리케를 더한 뮬은 가격 미정, Bottega Veneta.

한때 여름이면 거리마다 반짝이던 젤리 슈즈를 기억하는가? 유리처럼 투명한 비닐 소재, 형형색색의 컬러, 말랑한 착화감까지. 우리의 추억과 함께했던 그 젤리 슈즈가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지금 젤리 슈즈는 단순한 재현이 아니다. 예전의 젤리 슈즈가 소재의 신선함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아티스틱한 힐을 더하거나 장식 요소를 추가하는 등 감각적 디자인까지 더해 실용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슈즈로 거듭났다. 이번 시즌 보테가 베네타가 선보인 젤리 슈즈는 과거의 향수를 현대적 세련미로 풀어낸 좋은 예. 빛을 머금은 듯 투명하게 반짝이는 붉은 젤리 소재는 유리 조각처럼 고급스럽고, 입체적인 플라워 장식은 발끝에서 피어나는 액세서리처럼 시선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뮬 스타일에 키튼 힐을 더한 실루엣은 과거 젤리 슈즈의 투박하고 촌스러운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말랑하면서도 가벼운 사랑스러움은 그대로 유지한 채 더욱 매력적인 자태로 돌아온 젤리 슈즈를 반갑게 맞아주자.


리브르 로 뉘, 50ml 17만원, 90ml 24만원, YSL Beauty.

리브르 로 뉘, 50ml 17만원, 90ml 24만원, YSL Beauty.

입생로랑 뷰티를 대표하는 향수 ‘리브르’는 브랜드의 근간이자 불변의 지향점인 자유를 논하며, 동시대 여성에게 사회의 권위와 타인의 평가에서 벗어나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자유로워지라고 설파해 왔다. 그리고 이번엔 ‘리브르 로 뉘(Libre L’Eau Nue)’다. ‘뉘(Nue)’가 ‘누드’를 뜻한다는 사실로 미뤄보건대 가장 개인적이고 진솔한 향을 통해 자유에 한 발 가까워지도록 우리를 인도하는 것 같다. 티끌 하나 없이 매끈한 화이트 보틀은 아무것도 입지 않은 듯한 살결을 닮았고, 피부 위로 살포시 내려앉는 향의 입자는 그린 만다린과 베르가못·오렌지 블러섬·시더우드·머스크 등의 노트로 구성돼 있어 싱그럽고 센슈얼한 뉘앙스로 발향한다. 알코올(에탄올)이 첨가되지 않은 워터 베이스의 오일-인-워터 포뮬러로 향은 더욱 편안하게, 더욱 오랫동안 지속된다. 불현듯 이런 이미지가 머릿속을 스친다. 어느 외딴섬, 리브르 로 뉘의 향을 실은 시원한 바람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가장 순수한 내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는.


쎄뻥 보헴 빈티지 링크 네크리스는 가격 미정, Boucheron.

쎄뻥 보헴 빈티지 링크 네크리스는 가격 미정, Boucheron.

유난히 화려했던 1970년대 스타일. 이번 시즌, 그 시절의 아름다움이 회귀했다. 당대 상류층 여성들이 즐겨 입던 부르주아 스타일이 다시 떠오른 것. 선두는 발렌티노 수장으로 돌아온 알레산드로 미켈레. 한껏 과감하고 화려해진 컬렉션으로 우리를 다시 한 번 현혹시킨다. 또 러플과 프린지로 무장한, 과장된 보헤미언 룩도 끌로에를 포함한 다수의 브랜드에 등장했다. 이 황금빛 패션에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볼드한 주얼리. 진주알은 한껏 크게, 골드 주얼리는 더욱 짙은 노란빛을 뿜어내야 제 맛이다. 부쉐론 역시 이 매혹적인 시대에 빠져들었다. 1974년 아카이브 피스를 재해석한 ‘쎄뻥 보헴’ 빈티지 컬렉션을 선보인다. 볼드한 사이즈와 뱀에게서 영감받은 디자인이 특징으로, 링크에는 비늘 모티프의 세공을 더했고 뱀 머리 모티프의 클로저 위에는 다이아몬드를 촘촘하게 세팅했다. 그 시절의 화려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야말로 ‘금 목걸이’.

Credit

  • 에디터 손다예·정윤지·김명민·박기호·장효선
  • 사진가 장승원
  • 아트 디자이너 이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