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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황금연휴 다 책임질 럭셔리 리조트 3

엘르 에디터가 다녀와서 추천하는 발리, 다낭, 코타키나발루 리조트.

프로필 by 김영재 2025.03.12

발리에서의 영험한 3일

깊고 푸른 정글과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식 논,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 새벽이면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 자연이 건네는 따뜻한 환대와 함께 신묘한 기운까지 느껴지는 인도네시아 발리, 그 곳에서도 우붓이다. 이곳 한가운데, 바이스로이 발리(Viceroy Bali)는 보석 같은 공간과 다름없다. 이곳에서 시간은 그저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내면의 여유와 평온함, 동시에 마음 한 켠에선 외로움이 스치는 순간도 있다. 발리에서 완벽한 쉼을 꿈꾼다면 해답은 우붓, 바이스로이 발리에 있다.

계곡 위의 한적한 능선에 자리 잡은 바이스로이 발리. 날이 좋으면 바투르 산이 보인다.

계곡 위의 한적한 능선에 자리 잡은 바이스로이 발리. 날이 좋으면 바투르 산이 보인다.

이 리조트는 40개의 스위트룸과 빌라로 이뤄져 있고, 모든 객실이 넓고 프라이빗한 수영장을 갖추고 있어 지극히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경이로운 풍경과 럭셔리한 객실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그럼에도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였다. 바이스로이 발리는 호주 출신의 한 일가가 2002년에 설립한 이래 현재까지 직접 운영하는 가족 경영 리조트다. 직원들 또한 대부분 15년 이상의 장기 근속자로 이곳에서 느껴지는 서비스와 태도에는 직업 이상의 애정과 만족감이 묻어난다.

‘알랑알랑(Alang Alang)’이라는 초가지붕을 비롯해 발리 고유의 건축양식을 자랑한다.

‘알랑알랑(Alang Alang)’이라는 초가지붕을 비롯해 발리 고유의 건축양식을 자랑한다.

모든 빌라가 프라이빗 인피니티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창문을 열면 마주하는 경이로운 정글의 풍경.

모든 빌라가 프라이빗 인피니티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창문을 열면 마주하는 경이로운 정글의 풍경.

소담하고 따뜻한 환대는 전통 발리니스 스파, 프랑스 정통 파인 다이닝, 스피크이지 바 같은 공간에서도 느껴졌다. 벨기에 출신의 <미슐랭 가이드> 스타 셰프 닉 반데르비켄이 이끄는 ‘아페리티프’는 1920년대 아르데코 디자인이 돋보이는 공간에서 프랑스 정통 파인 다이닝을 선보인다. 킴 카다시안과 줄리아 로버츠까지 다양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방문하기도! 레스토랑 맞은편에 있는 ‘핀스트라이프’ 바도 인상적이었다. 1920년대 스피크이지 분위기를 재현한 공간으로 수석 믹솔로지스트는 2019년 캄파리 바텐더 대회 우승자다.



포시즌스 남하이로 가야 하는 이유

베트남 다낭공항에서 차로 40여 분. 호이안에 자리 잡은 포시즌스 리조트 남하이(Four Seasons Resort the Nam Hai, Hoi An)는 완벽한 선택이었다. 포시즌스 남하이의 객실 타입은 네 종류의 빌라 그리고 원 베드룸부터 5 베드룸으로 구성된 풀 빌라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기쁜 소식. 당신이 ‘물속성’ 인간이라면 포시즌스 남하이의 수영장과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 메인 수영장의 개수는 3개인데, 14세 이상부터 이용 가능한 ‘콰이어트 풀’은 깊이 1.5m, 길이 50m에 달한다. 조금 과장해서 바다 수영 부럽지 않은 개방감을 느끼며 헤엄칠 수 있달까?

포시즌스 리조트 남하이 전경 일부. 인피니트 풀 바닥을 장식한 디올 리비에라의 태양이 한눈에 들어온다.

포시즌스 리조트 남하이 전경 일부. 인피니트 풀 바닥을 장식한 디올 리비에라의 태양이 한눈에 들어온다.

리조트에서만큼은 일정에 쫓기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포시즌스 남하이의 다양한 액티비티는 위로가 된다. 투숙객 대상 모닝 요가 수업을 놓쳤다고? 걱정하지 말자. 10시에 또 한 번의 기회가 있으니까. 그조차 놓쳐도 괜찮다. 또 다른 유료 프로그램들이 요일과 시간대별로 준비돼 있으므로. 그렇게 선택한 ‘플라잉 요가’. 탁 트인 공간에서 부드러운 베트남 중부의 대기 속에 몸을 이완했다. 둘째 날부터는 ‘버기’보다 자전거로 다니는 걸 즐기게 됐다. 잘 자란 야자수가 드리워진 길은 한낮에도 덥지 않았고, 가든을 가로질러 해변까지 페달을 밟으며 맞는 바람은 상쾌했으므로

 포시즌스 남하이의 자랑 스파 ‘하트 오브 더 어스’.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 틱 낫한의 정신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포시즌스 남하이의 자랑 스파 ‘하트 오브 더 어스’.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 틱 낫한의 정신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만약 리조트 식사는 너무 천편일률이라며 배부른 투정을 하는 미식가라 해도 이곳은 만족스러울 것이다. ‘카페 남하이’에는 저녁이면 인디언 퀴진이 추가되고(정성스럽게 구운 사테 요리는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수준이다!), 베트남과 프랑스 퀴진이 접점을 이룬 ‘라 센’, 도쿄 거주 경험을 토대로 거의 30년을 일식에 헌신한 셰프 알렉스 모란다의 오마카세 ‘나유’도 있다. 포시즌스 서울에 근무했던 오재영 총괄 셰프의 수준 높은 한식도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현지인의 말에 따르면 ‘베트남의 다른 지역에서 먹으면 그 맛이 절대 나지 않는다’는 호이안의 전통 국수 ‘카오 라우’는 반드시 맛볼 것. 탱글탱글 쫄깃한 면에 매콤한 국물이 자작하게 스며드는 이 국수를 또 먹기 위해서라도 호이안에 가고 싶어질 것이다.



말레이시아 가야섬이 선물한 3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사바 주에 자리 잡은 가야 아일랜드 리조트(Gaya Island Resort). 공항에 도착해서 차로 15분, 스피드보트로 15분. 섬까지 이동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단 30분. 푸른 코타키나발루 해안을 마주하며 이른 아침에는 그림처럼 이상적인 키나발루 산을 볼 수 있는 이곳에선 세계 10대 일몰까지 경험할 수 있다. 경이로운 풍경을 배경으로 산 중턱에 솟은 121개 프라이빗 빌라는 숲과 나무와 하나가 된 듯 목가적 디자인을 자랑한다.

121개의 목가적인 빌라가 옹기종기 모인 가야 섬.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 언제든 뛰어들어도 좋은 풍경이다.

121개의 목가적인 빌라가 옹기종기 모인 가야 섬.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 언제든 뛰어들어도 좋은 풍경이다.

코타키나발루 해안 바로 앞에 있는 툰쿠 압둘 라만 해양공원을 지키는 것은 ‘바바라’와 ‘코비드’라는 이름의 거북이 병사들이다. 바닷속은 알록달록한 산호초와 ‘니모’ 물고기들이 별처럼 반짝거렸다. 해양생물뿐 아니라 빌라 근처를 걷다 보면 종종 멸종위기종인 코원숭이를 비롯한 여러 희귀 동물들과 마주친다. 그래서인지 이 리조트는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리조트에 상주하는 해양생물학자 스콧 메이백의 주도하에 이뤄지는 산호초 심기, 바다거북과 대화하는 ‘터틀 토크’, 산호초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핀 없이 하는 스노클링 액티비티…. 산호초 심기는 리조트에서 스피드보트로 3분 거리에 있는 프라이빗한 아쿠아리움에서 이뤄졌다. 아침에 진행되는 열대우림 속의 맹그로브나무들이 모여 형성된 동굴을 카약을 타고 지나가는 맹그로브 카야킹을 마치고 리조트에 도착한 뒤에는 맹그로브나무를 직접 심을 수도 있다.

121개의 빌라는 동일한 실내 디자인이 특징이다. 넓은 침실을 시작으로 대형 욕조, 2개의 세면대, 대형 욕실, 야외 베란다를 갖추고 있다.

121개의 빌라는 동일한 실내 디자인이 특징이다. 넓은 침실을 시작으로 대형 욕조, 2개의 세면대, 대형 욕실, 야외 베란다를 갖추고 있다.

건강한 생물과 함께 바다수영을 하고 본격적인 명상 활동을 위해 스파 빌리지로 이동했다. 도착하자마자 알싸하게 매운맛과 단맛을 지닌 이국적 음료로 목을 축였다. 칠리, 구아바 주스, 파인애플 그리고 팔각을 일컫는 사바 주 특산물인 스타 아니스, 고추로 만든 음료로 짧은 티타임을 가진 후에는 간단한 요가와 명상을 위한 심호흡, 싱잉볼 등의 액티비티가 이뤄졌다. 다음 단계는 스파. 사바 주 원주민의 치유법에 따라 카다잔두순족이 사용했던 쌀 스크럽부터 마스크, 신선한 현지 재료를 사용한 트리트먼트로 몸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휴가의 정점은 미식!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피스트 빌리지’, 각종 해산물 요리를 내놓는 ‘피셔맨스 코브’, 데판야키와 샤부샤부 · 나베 전골 등을 즐길 수 있는 ‘오마카세’. 가장 마음을 흔든 곳은 ‘피셔맨스 코브’에서 경험한 쿠킹 클래스. 사바의 현지 식재료와 농산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 내려오는 정통 레서피를 직접 배울 수 있다. 살아가며 이토록 자연과 살을 부대끼고 생물과 교감한 적 있었나?

Credit

  • 에디터 이마루·전혜진·정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