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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의 빛나는 밤

방콕에서 가장 선명한 색채의 밤을 보내는 법.

프로필 by 전혜진 2024.09.27
더 스탠더드 방콕의 외관. 여덟 가지 타입의 155개 객실을 갖췄다.

더 스탠더드 방콕의 외관. 여덟 가지 타입의 155개 객실을 갖췄다.


인기 타입인 코너 더블 객실. 파노라마 시티 뷰와 욕실 구성이 일품이다. ‘오호’에서 판매하는 멕시칸 푸드. 수영장 전경.

아트 피스로 채워진 로비.

아트 피스로 채워진 로비.


내 별명은 ‘명예 방콕인’이다. 그만큼 이 도시를 사랑한다는 뜻. 체력과 마음 상태, 예산과 컨셉트까지 여행 방식에 따라 매번 다른 불빛을 보여주는 곳이니까. 이번에는 도시 가장 높은 곳에 오르고 싶었다. ‘우울할 땐 루프톱으로!’라는 신조로 시티 불빛에 폭 안겨 한잔 홀짝이고 싶을 때 선택은 ‘더 스탠더드 방콕’이다. 들어선 지 2년 남짓, 할리우드에서 탄생한 호텔 브랜드답게 1980~1990년대 미국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이곳은 모던과 오리엔탈리즘의 경계를 유영하는 전 세계 호텔 격전지에서 확실히 다른 포지션을 지니고 있다.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이 수많은 방콕 호텔 중 처음 손을 뻗은 곳답게 호텔 곳곳은 페인트 공장에서 갓 떠낸 듯한 장난기 어린 컬러들이 가득하고, 인테리어 요소에는 모서리가 단 하나도 없을뿐더러 조명과 선반, 화분과 소파, 심지어는 목욕 가운과 슬리퍼까지 빈티지한 미국 호텔에 와 있는 것 같다. 로비에는 영화감독 마르코 브람빌라의 비디오 작품 <Heaven’s Gate>가 도시 속 호텔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리셉션에 자리한 마크 퀸의 <오리노코 지류의 범람원>이나 걷다가 마주친 호안 미로의 조각 <Personnage>, 최고 디자인 책임자 벨레나 할러와 그의 디자인 팀이 공수한 현지 작가들의 예술품과 골동품은 눈을 더없이 즐겁게 한다.

마하나콘 타워 꼭대기 전망대에 있는 루프톱 바 ‘스카이 비치’.

마하나콘 타워 꼭대기 전망대에 있는 루프톱 바 ‘스카이 비치’.

레스토랑 오호.

레스토랑 오호.

더 스탠더드 방콕은 상업지구인 사톤 지역 중심, 그것도 방콕의 가장 높은 건물이자 랜드마크인 킹 파워 마하나콘에 들어섰기에 주변 또한 ATT19 갤러리, 높은 평점의 BIB 레스토랑, 다양한 옵션의 스파로 즐비하다. 호텔 내 6개의 식당 옵션은 이마저도 수고를 줄인다. 전통 태국 음식을 제공하는 ‘더 파를롤’, 녹음이 우거진 테라스에서 사과나무로 훈연한 베이징 덕을 즐길 수 있는 중식당 ‘모트32 방콕’, 아메리칸 다이닝 ‘더 스탠더드 그릴’까지. 명백한 ‘신 스틸러’는 76층에 자리 잡은 멕시코 식당 ‘오호(Ojo)’! 눈앞에서는 파노라마 시티 뷰가 펼쳐지고, 입 안에서는 태국 스타일이 결합된 멕시코 푸드의 향취가 터진다. ‘시티 파노라마 뷰’는 룸에서도 이어진다. 코너 더블 객실 내부에 가득 찬 햇살에 눈뜨고, 셔벗 오렌지색 카바나가 있는 야외 수영장에 들른 후, 저녁에는 멋지게 차려입고 360° 전망을 자랑하는 78층 루프톱 바 ‘스카이 비치’에서 한잔해 보도록. 호텔의 색채와 도시의 활력이 나를 관통한다. 신기하게도 이곳에서 가장 많이 한 일은 다름 아닌 셀피 찍기. 곳곳에 비치된 수많은 거울에 비친 나는 가장 ‘컬러플’한 상태였으니까.

Credit

  • 에디터 전혜진
  • 아트 디자이너 구판서
  • 디지털 디자이너 정혜림
  • COURTESY OF THE STAND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