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슬로 라이프 애호가를 위한 오두막

광활한 초원 위에 우뚝 서 있는 독채형 숙소 ‘콜드 하와이'.

프로필 by 이경진 2024.11.07

COLD HAWAII

‘최후의 야생 자연’이라는 덴마크 최대 국립공원인 티(Thy)는 유틀란트 반도 북서 해안의 거친 바다와 탁 트인 평야를 아우르며 원시의 속살을 드러낸다. 야생초 덤불이 무성한 모래언덕을 거쳐 오솔길을 따라가면 다다르는 작은 마을 방사(Vangså). 이곳의 광활한 초원 위에 우뚝 서 있는 ‘콜드 하와이’는 디자인 브랜드 빕(Vipp)이 전개하는 게스트하우스 중 하나로, 슬로 라이프 애호가를 위해 현대식으로 지은 독채형 숙소다.

“무인 지대를 거니는 느낌은 달 표면에 있는 듯하다.” 이곳의 레너베이션을 맡은 건축가 에베 라브센(Ebbe Lavsen)의 말처럼 오롯이 자연으로 둘러싸인 외딴섬에 들어선 듯 초현실적인 공간감에 휩싸이게 된다. 언뜻 보면 어부의 별장처럼 보이는 콜드 하와이는 자연스럽고 단순한 외형으로 주변 풍경에 녹아든다. 미니멀리즘과 브루탈리즘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기하학적 형태와 반복적인 실루엣이 돋보인다.

집 안의 중심처럼 자리한 주방에는 V3 메탈 키친 시스템이 있고, 곳곳에서 빕이 제작한 가구를 경험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박공지붕 아래 하얗게 칠한 벽, 삼면이 거대한 유리로 둘러싸인 거실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 풍경과 조우한다. 밀려드는 파도와 바람 소리 외에는 적막만 감도는 이곳에서 창밖으로 상영되는 영화 같은 풍경을 벗 삼아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건 어떨까. 콜드 하와이는 서퍼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숙소에서 몇 걸음만 나가면 만날 수 있는 파도는 서핑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자전거를 대여해 국립공원을 탐험하거나 마을 주변을 산책하며 호젓한 풍경을 즐겨도 좋을 것이다.

Credit

  • 에디터 이경진
  • 컨트리뷰팅 에디터 길보경
  • 아트 디자이너 이유미
  • COURTESY OF VI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