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뷰티 테크를 이끄는 여성 리더

각기 다른 영역에서 '뷰티 테크'를 리드하는 여성 4인을 만났다.

프로필 by 김선영 2024.07.01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로 유의미한 참여를 이끌고 트렌드를 만든다.’

김미애 틱톡 코리아 글로벌 비즈니스 마케팅 총괄


뷰티 테크가 발전하면서 브랜드와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이런 지점에서 틱톡의 역할은
증강현실(AR) 필터 등의 뷰티 테크놀로지가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얼굴에 가상으로 메이크업을 해보면서 시공간의 제약 없이 발색을 확인할 수 있고, 다양한 챌린지에 참여한 영상을 전 세계에 공유할 수도 있다. 한국 브랜드들은 증강현실 필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편인데 헤어에 컬러를 자유자재로 입히고 제품 단상자에 광고 모델처럼 본인 사진을 삽입할 수 있는 미쟝센의 헬로버블 틱톡 챌린지는 2억8000만 뷰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에스쁘아 허쉬드체리 콘텐츠는 화면 속의 체리를 누르면 입술에 제품 컬러가 입혀지는 증강현실 필터형 광고였는데 소비자들이 광고를 게임처럼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계정에 공유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가 확산되는 사례를 만들었다. 틱톡 내에서의 공유는 어떤 베네핏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정말 본인이 재미있어서 참여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런 유의미한 참여야말로 틱톡이 트렌드를 만들 수 있는 이유다. 틱톡은 사용자들이 광고에 대한 부담 없이 브랜드 콘텐츠를 재밌게 소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 폭발적인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다.


‘틱톡 포유 서밋 코리아 2023’에서 언급한 ‘트렌돌로지(Trendology)’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테크놀로지와 트렌드의 결합,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틱톡만의 기술을 이용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브랜드 광고에 틱톡 이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한국인은 유독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큰 편으로 국내 소비자가 광고를 재밌게 시청하는 비율은 21%인 데 반해 광고가 나올 때 채널을 변경하는 비율은 51%에 이른다.


높은 장벽을 가진 한국 소비자의 호응을 유도하는 광고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틱톡의 기술은
‘광고를 만들지 말고 틱톡을 만드세요(Don’t Make Ads. Make Tiktok).’ 우리 캐치프레이즈다. 한국 소비자들은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만 ‘광고스럽지 않은 광고’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이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틱톡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계적인 유행을 리드하는 플랫폼이자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2021년 MIT에서 선정한 10대 테크놀로지에 선정되기도 한 ‘하이퍼 퍼스널라이제이션’ 기술을 통해 초개인화된 알고리즘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 콘텐츠를 분석해 주고 이를 타깃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틱톡에서 가장 크게 바이럴되는 뷰티 키워드는
작년 대비 ‘#K뷰티’ 키워드를 활용한 영상 조회 수와 생성 수가 200%가량 상승했으며 그 추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의 투명한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코리안스킨케어’ ‘#코리안메이크업’ ‘#올리브영’ 키워드도 크게 성장했는데, 특히 ‘#코리안메이크업’은 틱톡 톱 키워드 중 국가명이 들어간 유일한 키워드라 의미가 남다르다.


뷰티 테크를 활용한 틱톡 코리아의 비전
트렌드가 탄생하고 확산되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만큼 다양한 브랜드나 크리에이터와 협업한 콘텐츠로 K뷰티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 틱톡의 추천 피드는 팔로어 수에 따르지 않고 철저히 사람들의 반응에 따른다. 메가 크리에이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최적의 도구인 셈.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틱톡 유저와 K뷰티 브랜드를 부드럽게 연결하는 마케팅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게 우리의 비즈니스 비전이다.


‘뷰티 테크는 초개인화된 뷰티 시장에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최적의 도구다.’

바바라 라베르노스 로레알 그룹 연구혁신 및 기술 부문 수석 부사장



뷰티 시장에서 ‘기술’이 지닌 역할은
발전된 기술은 사람들의 삶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변화시키는데, 뷰티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로레알은 뷰티 테크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 아래 수년간 이 분야를 개척해 왔다. 기술은 미래의 뷰티를 더욱 개인화하고 책임감 있게 만들어줄 것이며, 그 안에서 로레알은 창의성과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와 욕구를 예측하고 이에 부응해 전례 없는 뷰티 경험을 창출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에 있든 혹은 어떤 신체 컨디션을 지녔든 모두 동일한 뷰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로레알에서 새롭게 선보인 뷰티 테크는
지난 5월, 비바 테크놀로지 2024에서 공개한 최초의 인공지능 기반의 헤어 컬러 진단기 ‘로레알 프로페셔널 마이 헤어 [iD] 헤어 리더’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초정밀 광학 기술을 이용해 모발 건강과 길이, 회색 백분율, 섬유 직경, 밀도 등을 측정하는 헤어 컬러 분석기다. 헤어 컬러 매개 변수를 진단할 수 있도록 전문 컬러리스트가 참여했고, 1만 개 이상의 모발 이미지를 적용해 알고리즘을 높였다. 피부 분야에서는 랑콤 ‘레네르지 나노-리서페이서 400 부스터’를 들 수 있겠다. 화장품 유효 성분이 각질층까지 침투할 수 있도록 흡수력을 촉진하는 차세대 가정용 기기로, 400개 이상의 초정밀 나노 팁으로 이뤄진 특허 나노 칩 기술을 통해 기존에 사용하던 스킨케어 제품의 효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로레알의 방향성과 궤를 같이하는 뷰티 테크의 사례는
‘스킨 테크놀로지 by 로레알’은 약 40년 동안 동물실험 없는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결실이다. 첨단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생물학과 역학, 전자공학의 장점을 결합해 인간 피부를 모방한 테스트 모델을 개발하고, 이렇게 재구성된 피부를 이용해 태닝과 치유, 광노화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효능을 테스트하고 초개인화된 제품을 발명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빅뱅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중소벤처기업부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빅뱅 프로그램은 뷰티 분야에 적용 가능한 혁신 기술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2020년 중국에서 시작해 2023년 한국과 일본, 올해는 홍콩과 대만에서도 진행했다. 한국은 폭발적인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뷰티 수출국으로 풍부한 뷰티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ODM과 OEM 업체가 있어 그 혁신을 제품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생화학과 테크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지닌 데다 빠른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뷰티의 미래를 개척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우리는 로레알 그룹의 혁신을 한국에 선보이는 동시에 한국의 혁신을 전 세계에 소개할 계획이다.


‘제품 디자인에 내재된 기술력과 지속 가능성.’

캐슬린 피어스 다이슨 뷰티 부문 총괄



다이슨에게 테크놀로지란
우리는 일상 속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에 주목하고, 기술로 문제점을 해결하는 걸 목표로 한다. 지난 2022년에는 뷰티 파트에 5억 파운드(약 8760억원)를 연구비로 지출할 만큼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연구를 통해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기술을 활용해 문제점을 해결하는 게 우리의 방식이다. 한국 시장이 인상적인 이유는 한국 뷰티 업계가 항상 기술을 중요 판단 지표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다이슨과 한국 시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슈퍼소닉 뉴럴 헤어드라이어(이하 뉴럴)’를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는 이유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될까
서울은 뷰티 분야에서 가장 흥미롭고 혁신적인 도시로 우리의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데 한국이 ‘테스트베드(Testbed)’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신 기술은 무엇인가 이번 제품에는 ‘ToF(Time of Flight)’ 센서가 내장돼 있다. 쉽게 말해 제품과 두피와의 거리를 측정해 주는 적외선 빔이다. 두피에 적외선 빔을 쏘고 되돌아오는 적외선을 관측해 제품과 모발의 거리를 측정하고, 초당 40회씩 온도를 측정해 두피와 모발이 손상되지 않도록 열과 바람의 세기를 스스로 조절한다.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 제품을 한국에 가장 먼저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지속 가능성과 그린 테크 측면에서 다이슨 제품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지구에 제품 개발과 생산으로 인한 자국을 최소한으로 남기는 ‘린 엔지니어링(Lean Engineering)’ 시스템을 추구한다. 다이슨 뷰티 제품의 디자인에는 지속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 뉴럴에는 ‘일시 정지 감지 기능’을 실현하는 모션 감지 센서가 있어 사용 중 제품을 화장대나 바닥에 잠시 내려놓으면 히터가 비활성화되고 바람 속도가 줄어든다. 아주 쉽고 가벼운 제스처로 환경에 남기는 흔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제품 하나를 구매하더라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엄격한 내구성 테스트도 실시하고 있다. 2m 높이에서 제품을 약 2000번 떨어트리는 낙하 실험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통과율을 보인 제품만 출시한다.

디자인부터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니 흥미롭다. 다이슨 디자인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흔히 디자인의 한 부분으로만 여겨지기 쉬운 컬러는 다이슨의 테크놀로지를 강조하는 중요한 요소로 활용된다. 투명한 컬러도 마찬가지인데, 뉴럴은 다양한 적외선 컬러로 이뤄진 ToF 센서가 잘 보이도록 그 부분을 투명 엔드 캡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제품의 하이테크적인 측면이 눈에 띈다. 소비자들은 뷰티 기기를 통해 정서적 연결을 느끼고 싶어 한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정말 내게 최적화된 제품이야’라는 마음이 들게끔 하는 것이 디자인이고, 우리는 다이슨 제품을 사용하는 이가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가치, 뷰티 테크.’

송지은 LG생활건강 R&I 연구소 뷰티 솔루션 Lab. 책임 연구원



국내 뷰티 시장에서 연구 혁신이 지닌 중요성은
기존 성분과 효능에 초점을 맞춘 뷰티는 이제 IT와 소재 기술 등을 결합한 테크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테크놀로지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로 다양한 제품을 손쉽게 시도하고 그 결과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브랜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대비 한국 화장품 연구 시장의 특징은
국내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어떤 연구와 기술을 통해 제품을 출시하는지 꼼꼼히 파악하고, 그보다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정보를 요구한다. 성분과 효능에 대해 명확하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자료를 통해 제품의 기술력을 판단한다는 의미. 덕분에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는 특허나 논문 같은 공인된 자료, 임상기관을 통한 인체시험 결과 등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최근 뷰티 솔루션 Lab.이 주목하고 있는 뷰티 테크놀로지는
차세대 안티에이징 성분인 NAD+와 이를 피부에 안정적으로 흡수시킬 수 있는 피부 전달 향상 플랫폼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NAD+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에서 발견되는 노화 완화 인자로, 나이가 들면서 무너진 균형을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무리 좋은 성분이라도 불안정하거나 피부 투과율이 낮다면 무의미하기 때문에 피부 전달 향상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최근 NAD+ 구조를 슬라임처럼 유연하게 변형해 유효 성분이 피부에 더욱 효과적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독자 리포솜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 뷰티 시장을 이끌 차세대 뷰티 테크로는 무엇이 있을까
대규모 유전자 데이터 연구 기반의 맞춤 처방과 고효능 소재 개발 기술이다. 생체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피부 특성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를 발견해 피부 타입을 초세분화하고, 그에 따른 유전자 활성을 조절하는 소재를 개발할 예정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외 연구기관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Credit

  • 에디터 김선영
  • 사진가 이예지
  • 아트 디자이너 김려은
  • 디지털 디자이너 이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