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LYE
럭셔리 카 VS 다이내믹 카, 당신의 선택은?
완벽하게 다른 두 자동차를 만났다. 믿음직한 이들에게 내 몸을 맡긴 순간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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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모범적인 세단
넓은 그릴과 웅장한 몸집, 2m에 달하는 전폭. 롤스로이스 최초의 순수전기차이자 압도적인 디자인과 크기를 자랑하는 ‘스펙터’의 첫인상은 내 기선을 제압하기에 충분했다. 차량 전면부에 역대 가장 넓은 그릴과 분리형 헤드라이트를 탑재했다. 꽤 위엄 있는 외모다. 양산형 2도어 쿠페 모델 최초로 장착한 23인치 휠 덕에 묵직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색상은 고급스러운 자주색과 묘한 연둣빛이 적절한 비율로 조합됐고, 옆면에는 장인이 붓으로 그은 선이 눈에 띄었다. 스펙터는 2023년부터 롤스로이스의 새로운 전동화시대를 이끌어가는 중이다. 기세가 대단한 이 차는 얼마나 모범적인 서비스를 제공할까? 
ROLLS-ROYCE 스펙터, 가격 미정, Rolls-Royce.
자동차에서 안방 같은 편안함을 느낀 건 처음이다. 마치 나를 공중에 띄운 것 같은 느낌. 길게 늘어진 고속도로를 달릴 때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자마자 급격하게 속도가 줄어들었다. 이내 좁은 굽잇길로 접어들자 돌과 자갈을 밟으며 지날 때 이리저리 튀지 않아 공도를 달릴 때와 다름없는 안정감을 준다. 브레이크 페달을 안 밟아도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울퉁불퉁한 노면이나 높은 턱을 지날 때도 안전하게 운전자를 잡아주는 스펙터. 핸들에서 잠깐 손을 떼면 알아서 장애물을 감지하고 피할 수 있도록 핸들을 돌린다. 이렇게 든든하고 ‘젠틀’한 자세는 운전자의 상황과 도로 환경에 맞춰 정확하게 반응하는 플레이너 서스펜션 덕분. 플레이너 시스템은 ‘양탄자’를 탄 것처럼 안정적이고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스펙터는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까다로운 개발 과정을 거쳤다. 총 250만km를 달리며 400년 이상 분량의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축적했다고. 40~50℃에 이르는 극한 온도를 견디며 고산지대와 북극의 빙설, 사막, 세계의 대도시를 넘나드는 다양한 환경에 노출돼 훈련을 거친 후 세상에 나왔다. 롤스로이스는 120년 동안 ‘완벽’이라는 기조를 지켜왔고, 그 정신은 지금까지 흐트러짐이 없다. 스펙터가 운전자를 묵묵하고 듬직하게 이끌어주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 이 차를 운전하는 내내 차를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차가 나를 모시는 인상을 받았다. 이동수단에서 나의 고귀함을 깨달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두 얼굴의 오프로더
높은 산을 넘어 진흙밭을 지나 절벽처럼 가파른 언덕을 용감하게 타고 내렸다. 주저 없이 강에 들어갔고 유유히 건넜다. 공도에 들어서자 디펜더는 우리가 언제 모험을 즐겼냐는 듯 고급 세단처럼 부드럽게 내달렸다. 이것이 디펜더의 매력이다. 다이내믹한 오프로드에서는 아무리 극한 상황이라도 스스로 제어하고 기능을 탈바꿈하면서 안정적으로 이끈다. 운전자가 험한 길을 빠져나갈 궁리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말이다. 정통 오프로더와 고급 SUV의 면모를 갖춘 유일무이한 차. 오지 탐험과 출퇴근, 캠핑, 차박. 그 어떤 환경에도 맞게 활용하기 좋은 차다. 이전 모델보다 더욱 강력해진 성능과 새로운 라인업이 추가된 2024년형 올 뉴 디펜더는 패밀리 해치백 정도의 크기인 90, 보다 더 넓은 110, 8인까지 수용할 수 있는 130 모델로 구성된다. 이 밖에도 5인승 130 아웃바운드와 110 카운티 에디션이 있다. 강원도 인제로 향한 그날, 나는 130 P400 아웃바운드와 함께했다. 
급경사를 지날 때 왼쪽 앞바퀴와 오른쪽 뒷바퀴가 공중에 떠도 운전자는 액셀러레이터를 지그시 밟으면 된다.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구동을 배분함으로써 운전자의 별다른 조작 없이도 바퀴는 헛돌지 않고 제대로 착지한다. 진흙길도 마찬가지였다. 주행 모드를 진흙길 모드로 설정하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차는 천천히 전진했다. 마지막 험로인 산길에 들어섰다. 산길은 좁고 굽이져서 차체와 길의 폭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큰 궁리 없이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디펜더가 아닌가. 험로를 주행할 때 전방을 깔끔하게 보여주는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로 보닛과 앞바퀴에 가려진 지면을 중앙 터치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 정통 오프로더를 타려면 자동차 전문 지식을 갖춰야 하고, 운전에도 익숙해야 한다. 하지만 디펜더는 누구나 탐험가가 될 수 있다고 ‘선언’한다. 운전자가 자갈이나 강, 언덕, 눈 모양의 버튼만 누르면 모든 기능을 알아서 척척 실행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곤 회사원에서 탐험가로 모드를 바꾸는 것뿐.
Credit
- 에디터 정소진
- 일러스트레이터 KASIQ 정우
- 아트 디자이너 구판서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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