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와 동네 한 바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이준기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지 않다. 서울의 어느 동네에서 다정하고 유순한 이준기와 만났다::이준기,배우,이준기화보,이준기인터뷰,인터뷰,엘르화보,레지던트 이블,달의연인,보보경심려,왕소,사극,Thank you,아티스트,스타,엘르,elle.co.kr:: | 이준기,배우,이준기화보,이준기인터뷰,인터뷰

그레이 양털 코트는 Kimseoryong. 톱은 Visvim by 10 Corso Como Seoul. 벨벳 팬츠는 Pushbutton. 슬라이드는 Puma. 화이트 삭스는 American Apparel.모헤어 스웨터는 Perdre Haleine. 네크리스와 링은 모두 Bulletto. 프린트 팬츠는 Dior. 슈즈는 Ermenegildo Zegna.이준기의 행복지수는 2016년은 행복지수가 높았어요. 무엇보다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한 것이 만족스러워요. 분명 아쉽고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 작품을 통해 아시아 전역에서 다시 한 번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어요. 새로운 캐릭터를 하나 더 만든 것도 의미가 있어요. 사극 작품을 연달아 하면서 전작과 겹치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을 갖고 시작했거든요. 결과적으로 ‘왕소’라는 캐릭터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배우라는 직업에 삶을 많이 접목하기 때문에 만족도는 비슷해요. 다만 이제는 ‘인간 이준기’를 좀 더 찾기 위해 노력하려고 해요. 윤택한 삶을 살고 있냐고 자문하면 솔직히 의문 부호가 붙어요. 이준기의 삶이 풍족해야 연기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예요. 지금까지 살아온 이준기의 시간에는 어떤 드라마가 담겨 있나요 음, 저는 평범하면서도 상당히 갇혀 있는 삶을 살아왔어요. 그 안에서 저와 다른 인생들을 상상해 보곤 해요. 배우 일이 좋은 게 머릿속으로 그려본 캐릭터들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때마다 짜릿한 쾌감이 일고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최근 온 힘을 쏟은 일은 얼마 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투어 콘서트의 첫 공연이요. 영상 제작, 노래 선곡, 이벤트 하나하나 정말 많이 신경 썼어요. 저는 안주하거나 쉬는 데 익숙하지 않아요. 계속 뭔가를 창조하고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제 삶도 풍족해지는 것 같아요. 팬 미팅도 하나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저를 응원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온 힘을 다해 감사의 표현을 하는 자리잖아요. 팬들과 그 시간을 축제처럼 즐기려 해요. 팬들과의 관계에 왜 그렇게 열심이냐는 얘기 듣지 않나요 팬들을 만나 담소 나누면 되지,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치열하게 준비할 필요 있냐는 얘기를 듣긴 해요. 그냥 중독인 것 같아요. 팬 미팅을 지금처럼 공연화한 지 7~8년쯤 됐어요. 할 때마다 지치고 힘들지만 팬들 앞에 서면 록 스타가 된 기분이 들고 더 많은 에너지를 얻어요. 너무 행복해요. 이런 감정을 못 느꼈다면 그만뒀을 거예요. 인기에 집착하거나 자아도취에 빠지면 안 되겠지만 배우 인생을 지금의 팬들과 계속해서 함께하고 싶어요. 서로에게 힘이 돼주는 동반자처럼. 종종 “할아버지가 되어도 함께 갈 거야”라고 얘기하는데 팬들은 질색해요(웃음). 무통 재킷과 블랙 스키니 진은 모두 Burberry. 폴로 셔츠는 Munn. 워크 부츠는 Dior. 서스펜더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캐멀 컬러의 재킷은 Wooyoungmi. 볼드한 형태의 링은 Bottega Veneta. 체인 브레이슬렛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플라워 프린트 코트는 Dsquared2. 버건디 수트는 Dolce & Gabbana. 터틀넥 풀오버는 Hermes.모든 배우가 콘서트 형식의 팬 미팅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연기를 잘하는 것 말고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제가 스타라고 여기지 않아요. 활동한 지 좀 됐잖아요. 현재 주류라고 할 수 있는 배우들이 스타 아닐까요. 다만 저는 팬들과 교감하고 소통하고 싶은 성향이 강해요.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끼’와 재능을 발산하다 보니 이런 기회가 자주 마련되고 있어요. 그렇지만 ‘이준기는 스타’라는 명제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어요. 스타로 살기에 적합한 성격인가요 아티스트나 스타로 지내기에 괜찮은 성향 같아요. 아티스트의 면모를 지닌 사람들은 형식과 틀에 얽매이길 꺼려 하지 않나요. 책임감이나 의무감 같은 걸 부담스러워하기도 하고. 저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입장이면 당연히 성실해야 한다고 여겨요. 어릴 땐 상당히 조용하고 소심했어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눈치를 봤어요. 배우가 된 뒤에 지금 위치에서 제가 해야 하는 것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일종의 책임감을 느끼고 진지하게 임하면서 성격이 바뀌었어요. 제가 생각해도 신기해요. 스타보다 아티스트란 단어에 마음이 쏠리나 봐요 맞아요. 아티스트의 어떤 성향을 지향하나요 제가 생각하는 아티스트는 다양한 감성과 생각을 접목해 표현하고 소통할 줄 아는 사람, 그런 표현력으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감동을 채워주고 행복을 주는 사람, 좋은 기운을 널리 퍼뜨리는 사람이에요. 그런 측면에서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이준기 하면 활기차고 건강한 느낌이 떠오르지만 늘 그럴 수 있는 건 아닐 거예요 전에도 몇 번 이야기했는데 애정 결핍이 심해요. 밖에서는 잘 웃으려 해요. 그 모습 때문에 ‘이준기는 성격이 밝구나’라고 생각할 거예요. 사람들과 어우러져 일하다가 집에 오면 잊고 있던 외로움이 밀려와요. 동료 배우들에게 많이 물어봐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누구나 갖는 보편적인 고민일 거예요.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면서 인간관계도 삭막해지고 있잖아요. 만나는 사람도 한정적이고. 저도 똑같이 느끼는 거죠. 다행인 건 새로운 작업에 들어가면 무섭게 몰두하기 때문에 그때나마 외로움을 잊을 수 있어요. 어른스럽게 행동하게 만드는 상황은 이제는 촬영장에서 어느 정도 중간 위치에요. 어린 배우들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요. 먼저 다가가서 얘기를 듣고 연기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코칭해 줘요. 분위기를 이끄는 것도 제 몫이고요. 그러면서 나도 이제 어른이 됐구나, 어느 정도 위치에 도달했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부담이 된다기보다 재미있어요. 잘 따라와주는 후배들을 보면서 좋은 시너지가 발휘되기도 해요. 그맘때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연기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너무 뻣뻣했어요. 지금의 어린 배우들은 흡수가 빠르고 정형화되지 않은 표현을 할 줄 알아요. 상당히 신선하고 느끼는 것도 많아요. 레더 코트는 Dior. 버건디 수트는 Dolce & Gabbana. 터틀넥 풀오버와 슈즈는 모두 Hermes.집업 재킷은 Kimseoryong. 이너 웨어로 입은 버튼업 셔츠는 Valentino.예전에는 하고 싶어도 잘 안 됐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가능해진 게 있지 않을까요 로맨스 연기가 딱 그래요. 20대 때는 주로 드라마틱하고 극적인 감정들을 표현하느라 로맨스 연기에 자신이 없었어요. 연애 경험이 많지도 않아 연기를 하면 진짜처럼 느껴질까 하는 부담도 컸어요. 지금은 로맨스 감정에 쉽게 몰입되고 표현에 깊이가 생겼어요. 전작들에 로맨스 요소가 전혀 없던 건 아니었거든요. 계속하다 보니 노련미가 더해진 것 같아요. 매 작품이 저한테 스승이었던 거죠. 재미도 붙었어요. 차기작으로 로맨스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기도 해요. 액션 연기에 대한 애착도 크다면서요. 2월 개봉하는 할리우드영화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에서 함께한 밀라 요보비치는 토크쇼에서 “이준기는 스턴트맨 대신 스스로 모든 것을 한다. 다른 레벨에 있는 사람”이라고 극찬하기도 했어요 나중에는 하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을 수 있으니까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해두려고요. 영광의 상처들은 액션 장면을 찍다 보면 부상은 어쩔 수 없어요. (바지를 걷어 올리며) 다리에 근사한 흉터들이 많아요. 볼 때마다 ‘나도 참 열심히 사네’라는 생각이 들어요. 몸 사리지 않고 집중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징표 같아요. 지금은 아니어도 언젠가 반드시 잘 해 내리라 기대하는 연기는 스릴러 장르가 아닐까 해요. 내밀한 감정과 심리묘사가 필요한 연기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야 잘하게 될 것 같아요. 남자배우는 얼굴, 특히 주름에서 깊이 있는 표현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제 얼굴에 주름 하나가 생겼을 때 어떤 표정이 만들어지고, 주름이 두 개 생기면 어떤 표정이 나올지 궁금해요. 멋있게 나이가 들어가는구나 생각되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안성기 선배님이 제 롤모델이에요.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사는 게 아니라 한 가족의 훌륭한 가장이면서 대외적으로는 영화인들을 위해 손수 나서서 활동하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여요. 저도 좋은 아빠이자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제는 팬들도 결혼하라는 얘기를 하지 않나요 많이 하죠. 더 이상 제가 외로워 보이는 걸 못 견디나 봐요. 대신 연애는 몰래 해라, 굳이 알고 싶지 않다고 해요(웃음). 어느 날 문득 “잘 지내시죠?” 대신 “건강하시죠?”라는 인사를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요 하하. 서글퍼질 것 같아요. 아직 그런 얘길 들을 정도는 아니에요. 팬 미팅에서 3시간 동안 혼자 진행하고 춤추고 노래해도 끄떡없어요.자유롭게, 이준기의 발걸음한적하고 수더분한 동네에서 만난 이준기. 자유롭고 낭만적인 걸음으로 그 속에 스며든 이준기의 감각적인 모습을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