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티스트 장미셸 오토니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로마 메디치 가문의 정원에 걸린 거대한 목걸이, 파리의 지하철 역 벤치에 숨겨진 두 개의 왕관…. 프랑스 아티스트 장미셸 오토니엘(Jean Micher Othoniel)의 작품들이다. 시적이고 센슈얼한 그의 감성을 서울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분더숍 10주년 기념 컬레버레이션 ‘Ivory Double Necklace’를 통해서다. 설치 작업을 위해 서울을 찾은 그를 만났다. :: 장미셸 오토니엘,전시,관람,트렌디,자유로운,아티스트,엘르,엣진,elle.co.kr :: | :: 장미셸 오토니엘,전시,관람,트렌디,자유로운

분더숍과의 컬래버레이션에서 선보인 ‘Ivory Double Necklace’ 설치를 위해 한국을 찾은 아티스트 장 미쉘 오또니엘.한국 방문 소감.한국은 도자기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내 작품의 질감 등을 이질적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 잘 이해해주는 것 같고. 참, 어제는 매듭 장인을 만났다. 실을 염색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실크로 매듭과 노리개 등을 만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분더숍과의 컬래버레이션에서 네크리스 형태를 고른 이유는?공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작품 제의를 받고 1년 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 건축적이면서도 여성스럽고 센슈얼한 느낌을 받았다. 분더숍을 여성의 몸으로 생각해서 이걸 감고 있는 네크리스를 만들게 됐다. 1, 2, 3층 어디에서도 위아래 층과 사방을 볼 수 있는 구조, 엘리베이터가 열리면 내부 거울에 앞이 비치는 것 등도 고려했다. 컬러는?아이보리에 카푸치노가 마블링돼 있다. 처음엔 블랙과 화이트 컬러를 사용한 작품을 제안했다. 그런데 그 컬러가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게임(오목)을 연상시킨다면서? 그래서 좀 더 피부에 가깝고 여성적인 걸 찾았지.작품 감상을 위한 조언.위층에서 내려다보면 폭포처럼 쏟아져내리는 듯한 느낌일 테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보면 나선형의 구조가 더 선명해질 거다.재료는 왜 항상 유리와 스틸을 쓰는지?해석이 가능하고 다른 형태로 바꾸기 좋은 재료를 찾다 보니 유리가 됐다. 유리는 그 자체로 성격이 굳어져 있지 않으니까. 또, 유리는 투명감과 형태감에서 인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스틸은 유리 형태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유리로 만든 작품을 파리에 선보인 게 10년 전이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쭉 유리를 다룰 수 있는 섬세한 방법, 튼튼하게 유지시킬 방법, 유리를 식히는 방법 등을 찾아왔다. 손으로 유리를 만질 때는 쓰다듬듯이 해야 한다.평상시 일하는 과정.다이어리 쓰듯이 매일 드로잉을 한다. 꼭 프로젝트를 위한 스케치라기보다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내용들도 많다. 그 다음에 컴퓨터를 사용해 이미지를 그려본다. 작품의 크기, 이를 위해 필요한 공간 등을 계산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나서 이탈리아 무라노에 있는 공방에 샘플 제작을 의뢰한다. 공방?유리 장인들이 있는 곳이다. 컨템퍼러리 아트에서 아티스트와 장인의 협업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샘플이며 작품을 옮기는 것도 큰 일이겠다.맞다. 게다가 이번 ‘Ivory Double Necklace’는 내가 만든 네크리스 시리즈 중에서 가장 큰 작품이었다. 스튜디오에 샘플이 꽉 찼다. 파리 스튜디오 얘기 좀 해달라.오픈한 지 10년쯤 됐다. 그 전의 10년은 한 군데 정착하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일했다. 작품마다 크기와 규모가 다르다 보니 스페셜 프로젝트의 경우 스튜디오를 따로 렌트하기도 한다. 그런데 뭐, 스튜디오라 해서 별다른 건 없다. 아무 장식도 없고 아주 깔끔하다. 굳이 인테리어를 얘기하자면 인더스트리얼 풍이랄까. 그냥 화이트 큐브처럼 생겼다. 유리, 비즈로 가득 차 있고, 무라노에서 보내온 샘플도 항상 널려 있다. 꼭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잔뜩 풀어놓은 것처럼 여기저기 박스들이 있다. flashObject2('winTop','/elle/svc/elle_admin/etc/Sub_Video_Player.swf', '100%', '320', 'flvpath=rtmp://movie.atzine.com/vod/REPOSITORY/2010/04/15/MOV/SRC/01AST022010041501618016308.FLV',','transparent'); 1 장 미쉘 오또니엘이 처음으로 유리를 사용해 파리 시내에 선보인 것. ‘Le Kiosque des Noctambules’, 1996~2000, Murano Glass, Aluminum, Ceramic, 500x2 2005년 바젤 아트 페어에 소개된 작품 ‘3 마이애미 컨템퍼러리 아트 뮤지엄에선 전시실 하나를 온통 유리 설치물로 꾸미기도 했다. ‘House of Glass’. 모두 ⓒGalerie Emmanuel Perrotin, Miami&Paris.일할 때 버릇이 있다면?완전히 고요한 상태여야 한다. 음악이 있으면 일을 못한다. 스튜디오 어시스턴트들이야 나이가 어리니까 음악을 완전히 좋아하지. 그래서 항상 티격태격한다. 음악을 트느냐 끄느냐로.커리어 초창기는 어땠는지?87년경이었던 것 같다. 에너지가 넘쳤고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 그때는 아트 신이 크지 않아서 서로 연결돼 있었다. 지금이야 어린 아티스트가 워낙 많지만 당시 20대 초반은 나뿐이었다. 친하게 어울리던 아티스트들이 지금은 거의 70대니까. 예전과 지금을 비교해 봤을 때 열정은 변함없다. 매일매일 여전히 새롭다. 워낙에 뒤돌아보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고. 일을 더 빨리 할 수 있었지. 숙련됐다고 할까. 분더숍과의 컬래버레이션도 제작에만 6개월이 걸리고 총 1년이 걸렸는데 정말 빨리 만든 거다.작품 마감 스트레스는 없나?마감일은 중요치 않다. 마감일이 다가와도 그다지 스트레스도 없고. 아이디어를 구할 때 가장 스트레스가 크다. 제작에 들어가면 그때부턴 한숨 돌리는 거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실력을 믿고, 관계를 믿는다. 아, 지금은 내년에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열릴 회고전에 대한 스트레스가 좀 있다. 내 첫 번째 회고전이다.관객 반응에 신경 쓰는지.컨템퍼러리 아티스트에게는 진짜 피드백은 없는 것 같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토론이나 간혹 나한테 직접 편지를 써오는 사람들을 통해 의견을 들을 수 있지만. 뭐, 관객은 각자 보고 싶은 걸 보는 거지. 똑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실제로 거기서 보는 건 각자의 판타지다.요즘 미술은 많이 어렵다. 그래서 아티스트의 서술부터 읽고 작품을 이해하는 경우도 많은데….부담을 느낀 적은 없다. 나한테 직접 써오라는 큐레이터는 없었거든. 내가 키워드를 주면 그들이 텍스트화하는 거지. 그런데 아까도 얘기했지만 난 일종의 가이드를 주는 정도다. 내 것을 그대로 읽기보다는 관객이 각자 자기만의 스토리를 들고 오는 게 좋다. 빅터 앤 롤프의 필름을 보니,“대중과 소통을 위해 가끔은 뻔한 클리셰를 써야 한다”는데 동의하는지? 클리셰보다는 ‘우리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참고 대상’이라는 표현이 좋겠다. 예를 들면, 누구나 왕관은 알잖아. 각자 어릴 때 읽은 동화책 등을 통해서. 우리 조상들 때부터 있던 포맷이 코드가 되는 거다.여태까지의 작업 중 제일 좋아하는 것.2000년 파리 지하철 역에서의 전시. 내 인생을 바꾸어놓은 경험이었다. 이 전시를 통해 파리 사람들 모두가 내 작품을 보게 됐다. 당시 어딜 가도, 어느 식당에서도 “지하철에 그 작품 봤어?” 이런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내 이름은 몰라도 내 작품은 아는 거지. 꿈만 같았다. 예술이 진짜 세상으로 나가는 건 쉽지 않으니까. 아트 신에서야 유명해질 수 있어도 대중은 전혀 모를 수 있잖아. 나는 리얼 월드와 소통하는 걸 항상 신경 쓴다.혹시 워커홀릭인가?그렇다. 나는 아트를 직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내 열정이고, 사는 방식이다.아티스트란?아이디어를 좀 더 큰 단계로 발전시키고, 그걸 공공장소에 끌고 나오는 사람. 그래서 각자 자신의 비전을 보게끔 하는 사람.좋아하는 단어.황홀경, 희망.계획.내년에 처음으로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회고전을 연다. 아마 순회전이 될 테고 아시아도 계획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 서울에서 나한테 장소를 내주면 또 만날 수 있겠지?*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4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