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도미닉 X 그레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우리의 밤을 훔쳐가는 두 남자. 그들의 음악은 깊어가는 밤이 고요하게 흘러가도록 놔두지 않는다.::사이먼,사이먼도미닉,정기석,그레이,이성화,슈프림팀,쌈디,비와이,이병윤,쇼미더머니,쇼미,래퍼,프로듀서,AOMG,뮤지션,가수,엘르,elle.co.kr:: | 사이먼,사이먼도미닉,정기석,그레이,이성화

플라워 패턴의 레드 컬러 재킷과 블랙 팬츠는 모두 Kimseoryong.송치 소재의 화려한 패턴 재킷은 Ralph Lauren. 플라워 패턴이 들어간 블랙 터틀넥은 Dior Homme.<쇼미더머니 5>(이하 <쇼미>) 결승 무대만을 남겨놓고 있는데 사이먼 도미닉(S) 1차 공연에서 떨어질 줄 알았는데. 우승이 목표가 아니어서 큰 욕심은 없었다. 대신 멋있는 노래를 만들자고 서로 이야기했다. 세상에 나온 노래는 만든 이의 이름이 평생 남기 때문에 대충 만들 수 없다. 다른 팀들도 똑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그레이(G) 쌈디 형은 우리 소속사인 AOMG를 위해 나왔고, 나는 내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 알리려고 했다. 그런데 여기까지 오게 되니까 우승 욕심이 안 난다는 말은 못하겠다. 개인적인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나 G 완벽하게 이뤘다. S 회사를 위해 출연을 결정하기도 했지만 나 자신을 바꾸기 위해 나오기도 했다. 공연도 하고 방송도 하며 성실했던 20대의 사이먼 도미닉으로 돌아가는 게 목표였는데, <쇼미>를 하면서 생활이 규칙적으로 바뀌었다. 눈뜨면 작업실에 가고, 일찍 들어와서 자고. 어릴 적 출근하는 삶을 동경해서 힘들어도 너무 행복하다. 초반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G 소문은 들었지만 이 정도로 고생스러울 줄 몰랐다. 쌈디 형은 <쇼미>에 나오지 않겠다고 했던 발언 때문에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욕을 먹었고, 나는 첫 방송부터 ‘악마의 편집’ 때문에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또 프로듀서 공연은 꼴찌였고, 음원 미션에서 16명의 래퍼 중 2명이 가사 실수를 했는데 둘 다 우리 팀 멤버였다. 이미 찍어둔 촬영분이 방송되는 상황이라 첫 방송 하고 나서 완전 ‘멘붕’이 왔다. 더 안 좋은 상황들이 벌어질 걸 우리는 알고 있었으니까. 살면서 바닥을 치는 기분을 처음 느꼈다. S 한 회 한 회마다 사람들의 반응이 달랐다. 잘하면 칭찬했지만 조금만 실수하면 욕을 했다. ‘쌈디는 왜 나온 거야?’ ‘그래서 얻는 게 뭐야?’ 많은 사람들이 내 실수와 실패에 쾌감을 느끼더라. 결국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결말은 아직 알 수 없지만 미리 우승 소감을 밝힌다면 S 기석(사이먼 도미닉), 성화(그레이), 병윤(비와이) 모두 수고 많았어. 병윤이는 내년 <쇼미 6>에 프로듀서로 나와. 어쨌든 우승 주셔서 감사합니다. G 불평불만 없이 따라와준 비와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고, 팀원이었던 원이랑 G2, 데이데이 형 고생 많았어. S 우리 팀은 중간에 탈락한 멤버들과도 사이가 돈독하다. 빨리 마지막 촬영 끝내고 다 같이 모여 거하게 회식하고 싶다. 니트 디테일이 들어간 네이비 니트 톱은 Juun J. 브라운 컬러 팬츠는 Wooyongmi.사이먼 도미닉이 입은 화려한 패턴의 셔츠는 Salvatore Ferragamo. 램스킨 팬츠는 Bottega Veneta. 그레이가 입은 버건디 니트 톱과 램스킨 팬츠는 모두 Bottega Veneta.사실 이번 시즌은 우승이 그리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역대급 무대’들이 속출해 승패와 상관없이 공연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다 S 실력 있는 래퍼들이 많고 전체적으로 <쇼미>의 수준이 높아졌다. 방송도 그렇다. <쇼미> 출연을 고민할 때 제작진에게 자극적인 이슈보다 랩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져서 기분 좋다. G 방송 전, 촬영을 어느 정도 진행했는데 제작진이 걱정하더라. 지난 시즌의 블랙넛 같은 악동이나 송민호처럼 팬덤을 가진 참가자가 없고, 래퍼들이 더 이상 자극적인 가사를 쓰지 않으니까 방송적으로 재미가 없을 것 같다고. 하지만 음악만으로 승부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완성도 높은 무대가 나온 데는 프로듀서의 공이 크다.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나 G 이 얘기를 꼭 하고 싶다. 쌈디 형이 없었으면 ‘니가 알던 내가 아냐’ ‘맘 편히’ ‘Day Day’도 나오지 못했다. 내 SNS 계정에 쓰기도 했는데 형이 제목, 키워드, 주제, 훅, 멜로디, 작사, 코러스 다 만들었다. 래퍼 이미지가 강하지만 형은 최고의 프로듀서다. ‘맘 편히’는 형이 화장실에서 썼다. S 프로듀서 공연에서 꼴찌하고 팀 배틀도 망친 뒤라 심적으로 많이 힘든 때였다. 우리에게만 계속 시련이 닥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해지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문득 멜로디가 떠올랐다. 그래도 그레이가 아니었으면 지금 이 노래가 안 나왔을 거다. G 그냥 우리 둘이 아니면 안 된다. S 내가 좀 게으른 것 빼면 우리 조합은 완벽하다. <쇼미>에서 확실히 증명했다. 맞다. 프로로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래퍼로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뭐라 생각하나 S <쇼미>를 하면서 방구석에서 랩하고 녹음해서 인터넷에 올리는 ‘스튜디오 MC’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래퍼라고 하는 사람이 1000명 있다고 하면 잘하는 래퍼는 30명밖에 안 될 거다. 아무리 음원이 좋아도 사람들 앞에서 랩을 하면 아마추어인 게 티가 난다. 마이크 쥐는 폼도 어색하고, 자기가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쇼미> 예선 심사할 때도 3초만 들어보면 다 안다. 표정 보고, 숨소리만 듣고. 비와이, 씨잼처럼 공연 경험이 많은 래퍼는 마이크 잡는 법, 마이크로 소리를 내는 법 자체가 다르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지금은 공연 기회가 너무 많다. 하물며 버스킹도 할 수 있다. 노래방에서만 랩하지 말고 밖에 나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아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비와이와 씨잼은 완전 프로다, 프로. G 비와이는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데다 무대를 만드는 법을 안다. 씨잼도 어떻게 해야 무대를 장악할 수 있을지 계산이 되는 친구다. 둘 다 프로듀싱 능력을 갖췄다. 다음 시즌 그들이 프로듀서로 나오면 신선할 것 같다. 어리고 잘하니까. 나이 어린 실력자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일단 기분이 좋고, 음악 하기 정말 좋은 세상이구나 싶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마이크 살 형편은커녕 수입 앨범 사려고 용돈을 모았다. 또 좋은 오디오 카드를 가진 친구 집에서 녹음해서 인터넷에 곡을 올리면 소수의 사람들만 듣고 반응해 줬다. G 소리바다에서 노래 한 곡 다운받으려면 컴퓨터 켜고 30분씩 기다려야 했지. 엄마한테 전화비 많이 나왔다고 혼났다. S 지금은 힙합 하기 너무 좋은 환경이다. 그래서 나이 어린 실력자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미국에도 없는 힙합 경연 프로그램도 생겼으니. G <쇼미> 때문에 힙합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비난이 있다. 하지만 실력이 없으면 알아서 걸러진다. <쇼미>로 쉽게 주목받기도 하지만 쉽게 망하기도 한다. 누구나 여기 나와서 비와이, 씨잼처럼 하지 못한다. 잘하니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거다. 결승에 오른 비와이, 씨잼은 스물넷이고, 슈퍼비는 스물셋이다. 이 나이였을 때 뭐하고 있었나 G 군대에서 음악적인 고민을 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비트 만들고 랩도 했는데 어떤 걸 해야 할지 몰랐다. 욕심이 많아 이것저것 다 하고 싶었지만 비트를 만들면 사람들은 ‘쟤는 작곡가야’라고 인식해 버리니까, 섣불리 데뷔하지 못했다.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다. 그 변화에 나도 일조했다고 생각하는데 프로듀서와 래퍼의 포지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S 나는 언더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면서. 실크 소재의 누드 톤 셔츠는 Kimseoryong.사이먼 도미닉이 입은 블랙 체크 코트와 터틀넥, 디테일 블랙 팬츠는 모두 Dior Homme. 앵클 부츠는 Jimmy Choo. 그레이가 입은 버건디 패턴 재킷은 Dries Van Noten by Boontheshop. 블랙 시스루 셔츠는 Dior Homme. 버건디 패턴 팬츠는 Kimseoryong. 블랙 태슬 부츠는 Gucci.만약 그 당시 <쇼미>가 있었다면 S 그땐 내가 짱이었다. 무조건 잘한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의 패기였지. <쇼미>에 참가했어도 일등 했을 거다. <쇼미>에서 화제가 된 무반주 랩, 나는 ‘애기’ 때부터 했다. G 그때 쌈디 형, 장난 아니었다. 나도 형 랩 스킬을 좋아해서 성대모사하듯 따라 했다. S 가르쳐줄까? 공연에서 ‘포텐’ 터지게. G 랩을 하려면 하겠지만 아주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으니 뭐. S 그레이는 보컬 목소리가 좋고 음악을 너무 잘 만든다. 그레이 얼굴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지만 외모보다 음악 비주얼이 더 뛰어나다. ‘Day Day’만 들어도 알 수 있다. ‘사이먼 도미닉과 그레이의 조합은 사랑’이라는 말도 있다. 음악이 아니었어도 서로 친해질 수 있었을까 G 남녀가 처음 만나 외모나 성격 등을 따지듯, 내가 음악 수준이 낮았다면 형이 만나주지도 않았을 거다. 나도 최근 느낀 건데 음악이든 일이든 잘하고 봐야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S 오래전에 둘이 작업했을 때도 잘 맞았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 G 지금은 무조건적인 사랑처럼 내가 음악을 잘 못해도 거둬주지 않을까. S 비트 이상하게 찍어도 내가 다 살릴게. 두 사람을 하나의 괄호로 묶어준 AOMG는 어떤 곳인가 S 원래 나란 사람은 어느 집단에 속하면 중심을 유지하려 한다. 무조건 ‘힘들지 않아. 오케이, 할게’ 하면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도 않는다. 그래야 아무 문제 없이 살 수 있으니까. 그런데 AOMG에 와서 달라졌다. 굉장히 가족적이고 편해서 같이 있으면 ‘센 척하는 사이먼 도미닉’이 아니라 ‘정기석’이 돼버린다. 사람이 솔직해지면 뜬금없이 눈물도 나더라. 그레이 앞에서 많이 울었다. G 그러면서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기도 한다. 형한테 음악적 영감을 얻기도 하고, AOMG에 들어오기 전에는 무대 경험이 거의 없었는데 대표로 있는 (박)재범이를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 음악 말고 두 사람의 공통 관심사는 S 비와이가 아닌, 인간 이병윤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레이도 나도 <쇼미> 때문에 힘든데 개인적인 문제들이 겹치면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때 병윤이가 힘이 됐다. 옆에 있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더라. 얘랑 있으면 신기하게도 무슨 일이든 다 해 낼 것 같다. 착하고 유쾌하고 긍정적인 기운이 넘치는 친구다. 셋이 모이면 헛소리하고 춤추고 노래만 하는데도 그냥 즐겁다. 그런데 무대 위의 비와이는 인간 이병윤과 전혀 달라서 더 경이롭다. G 비와이는 제이 지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을 떠올리게 한다. 역시 남자는 능력 좋을 때 제일 멋있어 보인다. <쇼미>가 끝나고 두 사람이 계획하고 있는 일은 S 그레이에게 정규 앨범 작업을 부탁했다. 올해 안에 꼭 내고 싶다. 전에는 정규 앨범을 만드는 것을 숙제, 넘어야 할 벽으로 여겼고, 그러다 보니 음악을 하는 게 즐겁지 않았다. 그런데 <쇼미>를 하면서 잃어버린 재미를 찾았다. 일주일마다 곡 작업을 하는 건 힘든데, 그렇게 나온 우리 아기를 사람들이 예뻐해 주니까 너무 좋더라. 진부한 말이긴 한데 즐기면서 하는 게 맞다. <쇼미>에서 되찾은 감과 작업 패턴을 유지해서 음반 작업에 힘을 쏟아야지. G 나는 정규 앨범이 아니어도, 형 앨범에 작곡을 하든 어떤 형태로든 내 음악이 세상에 나와 많은 사람들한테 들려지는 것에 만족한다. 어디서 강연한 적이 있는데 내 소개란에 ‘대중음악가 그레이’라고 써 있더라. 기분 나쁘지 않았다. 정말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음악을 하고 있으니까. 항상 말하는데 나는 힙합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 하는 사람이다. 흥미가 없어 안하지, 힙합, R&B 말고 다른 장르도 할 수 있다. 한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쇼미>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을까 G 추억은 추억으로. 박수 칠 때 떠나야지. S 이 정도 했으면 됐다. 다음 시즌에는 우리를 볼 수 없을 거다. 그리고 이제 공개적인 석상에서 <쇼미> 욕은 안 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