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만찬
어두운 겨울은 기다림의 시간이다. 다시 돌아올 새 계절을 고대하면서 그렇게 하루가, 그리고 일 년이 흘러간다. 박세훈이 가족을 떠올리면서 어머니와 함께 차린, 복된 새해를 기원하는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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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조랭이떡국, 모둠전 + 경주법주 초특선
우리 집에선 설 떡국에 꼭 굴을 넣는다. 알이 탱탱한 굴은 전남 고흥에서 받아 쓰는데 향이 진해 사골로 끓인 것과 다른 깊이가 국물에 스민다. 떡국 떡은 개성식으로 오밀조밀 모양이 예쁜 조랭이떡을 사용한다. 또 하나 빠트릴 수 없는 명절 메뉴의 별미는 모둠전! 집 안 가득한 기름 냄새를 지나치지 못해 어머니의 눈총을 받으면서 바로 부친 전을 손으로 얼른 집어 먹곤 했다. 두부와 고기 소를 두둑하게 넣은 고추전, 그윽한 향을 감싼 깻잎전, 동그랗게 부친 육원전, 대구전을 특히 사랑한다. 단맛을 절제해 담백한 맛을 살린 순미주 ‘경주법주 초특선’(우리 쌀을 정성껏 깎은 뒤 10℃ 이하 저온에서 장기 발효시킨 뒤 자루여과 방식으로 한 방울씩 모아 수제로 빚는다)을 반주로 곁들이면 명절 주안상까지 한 번에 해결된다.
 
굴 조랭이떡국 만드는 법
1 다시마, 표고버섯으로 육수를 낸다(냄비에 물을 붓고 다시마, 표고버섯을 넣는다. 중간 불에서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20~30분 그대로 둔다. 표고버섯은 꺼내고 다시마는 말아 가늘게 채 썬다). 그사이 딱딱한 조랭이떡은 찬물에 30분가량 담가 불리고 파는 얇게 썰어둔다.
2 작은 냄비에 육수를 조금 넣고 풀어 놓은 달걀로 줄알(국물에 달걀이 뭉치지 않게 푸는 것)을 친다.
3 냄비 두 개에 육수를 나눠 넣고 끓인다. 한 냄비엔 떡을 넣어 2~3분 끓이고, 다른 냄비엔 굴을 넣고 살짝 데친다.
4 그릇에 떡을 먼저 담고 고명으로 (줄 알 쳐둔) 달걀·굴·채 썬 파·다시마를 올리고 조심스럽게 국물을 붓는다. 데친 굴을 꺼낸 뒤 남은 물도 함께 붓는다.
 
모둠전(대구전, 고추전, 깻잎전, 육원전) 만드는 법
1 으깬 두부에 다진 소고기·파·마늘, 진간장·소금· 후추를 넣고 잘 치댄다. 여기에 참기름을 약간 더하면 두부 고기 소 완성. 대구포는 채반에 널어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후추로 간한다. 고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안쪽에, 깻잎은 잎 뒤쪽에 밀가루를 묻힌다.
2 달걀을 풀어 소금 간을 한다. 넓은 트레이에 밀가루를 붓는다.
3 고추 속과 절반으로 접은 깻잎 속에 두부 고기 소를 채운다.
4 중간 불에 프라이팬을 데운 뒤 ‘밀가루→달걀 물’을 묻힌 대구를 노릇하게 부친다. 그 뒤 고추, 깻잎, 육원전 순으로 부친다.
 
 
Credit
- editor 김나래
- photo & food designer & writer 131 스튜디오(박세훈 & 김경애)
- DESIGN 하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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