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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의 웨딩스토리, 그 마지막...

이민정의 절친들이 얘기하는 내 여자 친구의 결혼식.

프로필 by ELLE 2013.09.19

 

흰 구름처럼 풍성한 샤 드레스가 민정을 신비롭게 감싸준다. 드레스는 Marchesa by BEYOND: The Dress, 물방울 모양의 다이아몬드 펜던트 네크리스와 귀고리는 모두 Chopard.

 

 

 

 

1, 2 다채로운 신부의 감성을 표현한 <엘르> 웨딩 화보 촬영현장.


3 베일을 가지고 노는 유쾌한 신부와 그녀를 포착하고 있는 포토그래퍼 김영준.

 

 

 


4 브라이드 앤 유에서 맞춤으로 제작한 네 가지 웨딩 슈즈 중 본식에서 착용한 ‘엠마’.


5 치자 꽃 부케를 두 손으로 살며시 잡고 결혼 서약 중인 이민정.


6 2부 연회에 착용한 마르케사의 드레스는 뒤태를 표현한 머메이드 실루엣이 포인트다.


이민정의 웨딩 밴드는 쇼파드의 ‘해피 브라이드’ 컬렉션.


8 우아한 신부의 자태로 하객에게 눈인사를 전하는 1부 예식 순간.

 

 

 

‘추억이 될 수 있게’라는 마음으로 추진한 이번 스토리를 준비하면서 훗날 기억할 수 있는 뭔가 특별한 이야기를 녹여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예식에 직접 참여하진 않지만 신부의 심정적 들러리임이 분명한 친구 두 명을 초대했다. 민정 씨와는 언제부터 친했나 써니 원(이하 써니) 현대고 동창이면서 동네 친구.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다. 임지윤(이하 지윤) ‘몇 살 때부터 친구야?’ 그럼 한 20년 됐나 모르겠다. 징그럽네. 써니 근데 지금까지 한 번도 싸운 적 없다. 막 손잡고 다니고, 하트 이모티콘 보내고 한 적도 없지만. 좀 머슴애 같은 면이 있어서. 지윤 우린 의리로 만나는 것 같다. 그리고 난 결혼하고도 민정이와 매일 본다. “어떻게 그래?” 그러는데 어릴 때부터 쭉, 별다른 이유 없이 그래왔다. 진짜 동네 친구지. 혹시 그 ‘헛소리 클럽’ 멤버인가 지윤 헛소리? 아, ‘개소리’. 어릴 적부터 엄청난 대화를 나눴지. 그냥 계속할 수 있다. 밤새도록. 써니 셋이 같이 있는데 계속 서로 다른 얘길 한다. 근데 대화가 된다. 그래서 ‘개소리’(웃음). 지윤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이. 우린 남편 눈치 안 보고 계속하거든. 유부녀들이라고? 써니 난 6년 차, 초등학교 동창과 결혼했다. 지윤 난 지난 5월의 신부. 내 결혼식 때 민정이가 부케를 받았다. 남편이 민정이 대학 동창이라 민정이 때문에 맺어진 사이다. 그래서 축사할 때도 백 내놓으라고(웃음).

 

이병헌 씨와 사귄다는 얘길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반응이었나 지윤 근데 이런 거 막 얘기해도 되나. 난 첫 만남에 동행했다. 처음부터 사귄 건 아니었고 과정을 봐왔으니 개인적으론 좋았다. 무엇보다 비주얼적으로 참 잘 어울렸고. 써니 얘기만 듣다가 두 사람이 미국에 왔을 때 처음 만났다. 근데 병헌 오빠가 먼저 다가오더라. 최대한 편하게 신경 써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다 싶었지. 지윤 우린 여자 친구의 친구들까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딱 그런 느낌이 있었지. 헤어졌을 때도 남달랐겠네 지윤 만날 땐 단지 연인 사이였지만 병헌 오빠가 민정이가 가는 길의 선배니까 존경스럽고 좋은 부분이 있었을 거다. 헤어진 후에도 같은 분야에서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써니 하물며 우리 맘도 그랬는데. TV에서 자꾸 보이면…. 그래도 현명한 여자니까. 지윤 민정이는 어릴 때부터 성숙했다고 해야 하나. 한편으론 진짜 특이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어떻게 저런 걸 다 알지?’ 싶었다. 난 이제야 깨닫는 것들을. 써니 발랄하고 방방 뛰지만 즉흥적이진 않은 성격이다. 빈말이 아니라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지윤 문득 엄청 추운 날 달랑 셔츠 하나 걸치고 8시간씩 바깥에서 촬영하면서도 군소리 한 마디 안 하던 신인 시절이 떠오른다. 일에 대한 진지함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고, 성격에 변함이 없다. 써니 변했으면 좋겠는데 안 변하는 부분도 있지. 애가 신비주의가 없어(웃음). 구김 없이 잘 자란 사람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있다 써니 그래서 고생 안 하고 산 것 같은 이미지가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곱게 자란 타입만은 아니거든. 그런 에너지도 일종의 노력의 일환이고. 지윤 예쁘고 밝은 ‘광고주가 좋아하는 이미지’라 잘된 것만은 아닌데 대중에게 그렇게 비쳐지는 부분이 친구로서 아쉽긴 하다. 하지만 그 점을 기초로 사랑받는다면 앞으로 내면의 가능성을 보여주면 되니까, 더 잘 되지 않을까 싶고.

 

두 사람보단 늦지만 여배우로서 너무 일찍 결혼하는 거란 생각은 안 드나 써니 사람이 안정되면 더 깊은 모습이 나오잖아. 민정인 어쩌면 지금까진 누군가의 아내가 된다는 사실에 조심스러울 수도 있었겠지만 좋은 짝을 만났으니 시너지가 있을 것 같다. 나와 지윤이도 남편과 관심 분야, 일하는 분야가 비슷해서 추구하는 문화나 감성도 거의 같다. 하물며 민정이는 같은 직업이니까 혼자일 때보다 더 좋을걸! 지윤 예전보다 대중에게 소비되는 면이 줄어들 순 있겠지만 멀리 보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써니 근데 왜 결혼하면 그래? 한국에서는 왜 그러지? 병헌 씨와 다시 만났을 때 결혼할 거라 예상했나 지윤 그땐 그냥 조심스러운 분위기여서. 써니 한 가지 확실한 건 절대 쉬운 만남으론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다. 지윤 나랑 민정이는 어릴 적부터 ‘결혼 꼭 해야 돼?’ ‘안 하고도 잘 살 수 있어’ 하는 타입이었다. 근데 어느 순간 그런 얘기가 쏙 들어갔다. 대신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고 그랬지. 써니 민정이는 병헌 오빠를 굉장히 믿는다. 자기 사람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인간이고, 사랑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 결혼 결정을 한 거고 아마 잘 살 거다.

 

Wedding ADVENTURE


이민정의 언니 같은 스타일리스트 안미경, 찰나의 드라마를 위한 열띤 여정.


스타일리스트 안미경이 배우 이민정을 만난 건 4년 전 그녀가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캐스팅된 시점이다. 그녀가 본 이민정의 첫인상은 “예쁘다. 그냥 예쁜 게 아니라 고급스럽게 예쁜데!”였는데 보면 볼수록 여고에서 인기 있는 여자 선배 같은 쿨한 성격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연예계에서 20년 넘게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해 온 안미경이 자신이 담당한 배우의 결혼식을 준비한 건 이번이 세 번째, 다만 상대가 배우인 건 처음이었다. 덕분에 부담스러운 세간의 이목과 작은 움직임에도 소란스러워지는 현상에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난 처음부터 이 결혼이 연예인 결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경험하게 되는 아주 중요한 지점이자 딱 한 번의 이벤트니까 여자의 마음, 신부 입장에서 생각하고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인생에 딱 한 번 경험하는 일반적인 남녀의 예식을 준비하자했던 그녀의 결의는 끊임없이 걸려오는 각종 브랜드, 웨딩 관련 업체들의 전화로 자칫 휘청거릴 뻔했다. 스타들의 인륜지대사가 업계에서 이슈화 되리라는 건 예상했지만 그들의 상업적 논리에 얽혔다간 두 사람이 열심히 쌓아 올린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 게 뻔했다.

 

그녀는 자세를 엎드렸고 협찬은 모두 정중하게 거절했다. 결혼식 당일 신부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킬 웨딩드레스 후보로 이해관계가 얽힐 가능성이 있는 국내 브랜드를 제외한 이유이기도 하다. 6월 25일이 결혼 준비를 위한 첫 미팅이었으니 8월 10일 예식까지 시간이 빠듯했다. 예복부터 웨딩 촬영 의상, 예단, 함 같은 집안 대소사까지 함께 준비해야 했던 안미경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하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우선 순위를 정리해 나갔다. 그녀가 1순위로 택한 건 당연히 웨딩 드레스를 고르는 일이었다. 이번 시즌 웨딩 컬렉션은 물론 내년 봄 시즌 컬렉션 등을 보면서 트렌드에 맞는, 신부가 가장 돋보일 브랜드와 아이템의 물망을 줄여나갔다. 림 아크라, 리비니, 베라 왕, 랜디램, 마르케사 등의 브랜드를 1차로 정리한 안미경은 다시 이민정과 함께 자료를 보면서 이미지와 무드를 그려나갔다.

다섯 곳으로 추렸고 이민정과는 최종적으로 3개 매장을 돌며 피팅을 마쳤다. 이렇게 결정한 브랜드가 바로 마르케사의 2013 가을 시즌 브라이드 컬렉션이었고 기자회견, 1부 예식, 2부 연회에 필요한 세 벌의 드레스를 같은 브랜드로 선택했다. 티아라 역시 신부를 수식하는 스타일 언어라 신중하게 골랐다. 그런데 얼굴이 작고 가름한 이민정에겐 티아라보단 헤어밴드가 더 잘 어울렸고 실루엣이 드러나는 드레스와 매치하기에도 좋았다. 결국 섬세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제니퍼 베어(Jennifer Behr)의 브라이더 헤어 액세서리로 낙점했다.

 

웨딩 슈즈는 마놀로 블라닉 같은 기존 제품보단 드레스와 완벽한 밸런스를 찾기 위해 수제 맞춤 브랜드 브라이드 앤 유(Bride and You)에 네 가지 스타일로 제작을 의뢰하고 결혼식 당일엔 두 켤레만 신었다. 슈즈 바닥엔 신랑신부 두 사람의 이니셜을 각각 새겨넣어 의미를 더했다. 신부를 위한 마지막 디테일이자 결혼의 의미를 부여하는 부케는 그녀가 드레스를 고르기 시작하던 시점부터 결혼식의 마지막까지 함께 고민해 준 드레스 숍 비욘드 더 드레스(BEYOND: The Dress)의 의견에 따랐다. 청순한 아름다움을 가진데다 향이 탁월한 치자 꽃으로 결정하고 작은 정원에 꽃나무 몇 그루를 기르던 농부에게 꽃을 공수해 만들었다. 한복은 고민할 것도 없이 금단제로 향했다. 이일순 선생이 최고의 소재로 직접 디자인을 맡았다. 반면 이병헌을 위한 준비 기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류 스타인 만큼 이왕이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입었으면 좋겠다는 병헌 오빠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자회견용으로 로드 앤 테일러의 맞춤 수트를 선택했고, 예식 땐 톰 포드의 블랙 턱시도 수트와 나비 넥타이로 순백의 신부와 대비를 이뤘다.

 

하지만 옷보단 그날의 침착한 인상과 하객을 위한 진심 어린 배려, 그 어느 때보다 밝았던 오빠의 미소가 빛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간의 결혼 준비를 이끌어오던 안미경은 결혼식 풍경을 이미지로 생중계받아야 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계획된 해외 촬영 때문에 정작 그녀는 웨딩 밴드를 나눠 끼고 사랑을 서약한 두 사람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거다. 다만 실시간으로 현장 스태프들과 소통하면서 보이지 않는 상황을 설계하고 조율했을 뿐이다. 아마 내내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하지만 그녀는 그간의 행보를 돌이켜보며 이렇게 얘기한다. “비로소 이민정이라는 사람을 알고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과정을 겪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단 속에 넣은 민정이의 손 편지, 함에 들어 있던 시어머니의 손 편지는 내가 지금껏 지켜본 결혼 과정 중에서도 결코 잊지 못할 한 장면으로 각인됐다. 고이 간직해 오던 최고의 보물, 사파이어 귀고리와 목걸이를 며느리에게 물려준 병헌 오빠 어머니의 마음에도 감동했다. 예물에 대한 욕심이 없어도 너무 없어 오히려 ‘왜 해야 하는지’ 여러 번 반문하며 결국 격식은 갖추되 최대한 실용성에 초점을 두고자 했던 민정이와 남을 배려하는 데 물러섬이 없었던 병헌 오빠의 깊이를 지켜보면서 그 시간을 공유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물론 둘이 잘살 거란 사실은 반문할 여지가 없고.”

 

 

 

Credit

  • EDITOR 최순영
  • 채은미 PHOTO 김영준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