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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네 발로 뛰는 우리들

지구방위견!

프로필 by 전혜진 2023.09.25
화보 촬영 당일, 스튜디오 한쪽에 모여 앉은 태양, 태주, 구구.

화보 촬영 당일, 스튜디오 한쪽에 모여 앉은 태양, 태주, 구구.

지구 최강 히어로 견들이 인생 화보를 찍었습니다. 부상자를 구조하고, 실종자를 찾고, 마약을 발견하고, 폭발물을 감지하고…. 현장에서 두 발, 아니 네 발로 뛰는 씩씩한 인명구조견, 마약탐지견, 군견들! 타고난 감각으로 사람을 대신해 특수 활동을 하는 이들을 우리는 ‘특수목적견’이라 부르지만, 저마다 반짝이는 눈과 코를 가진 이 사랑스러운 견생 앞에 이 말은 다소 딱딱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분명 우리 사회의 ‘반려’들입니다. 태초부터 서로 도우며 살아왔고,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니까요. 온 힘을 다해 뛰어온 이들이 은퇴 후에는 ‘개’답게 실컷 킁킁대고, 장난치고, 낮잠 자며 즐거운 제2의 견생을 살 수 있도록, 기꺼이 헌신한 ‘청춘’이 아깝지 않도록, 멋진 활약이 잊히지 않도록… 현역 구조견, 은퇴 후 새 가족을 기다리는 탐지견, 평생 가족을 만난 군견까지 어여쁜 여덟 가지 이름과 얼굴을 기록했습니다. 영광입니다.
 

TAEYANG 

 119특수구조단 인명구조견ㆍ말리누아ㆍ6세

119특수구조단 인명구조견ㆍ말리누아ㆍ6세

태양보다 눈부신 윙크! 배에 하얀 털을 지닌 태양이. 2017년 세계구조견대회에서 멋진 활약을 선보인 구조견 이케의 장남으로 같은 해 태어났다. 아기 때부터 중앙119구조본부 119구조견교육대에 배치받아 약 2년간 훈련을 받았고, 국가공인 1급(재난/산악) 최종 테스트를 통과해 서울소방으로 발령받았다. 평소 호기심이 많고, 소리와 기척에 민감한 태양이의 주 임무는 산악 · 재난 현장에서 구조 대상자를 수색하는 것. 2021년 성북구 장위동 붕괴 사고, 2022년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구조 현장에서 대활약을 펼쳤다. 그 어떤 장애물이나 불편한 환경이 주어져도 파트너 핸들러와 함께 극복해 내려는 용감한 성품을 지닌 덕택이다. 태양이가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은 귀가하던 80대 여성이 연락 두절되자, 신속하게 인근 지역을 수색해 구조 대상자를 생존 상태로 가족의 품에 돌려보낸 일! 구조 활동 외의 시간은 대부분 훈련하고, 나머지 시간은 제일 좋아하는 공과 함께 놀거나 휴식한다. 음식과 공을 같이 주면 음식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태양이는 남은 2~3년 활동 기간 동안 다치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한 현장 활동을 수행할 예정. 담당 핸들러는 전했다. “산악이나 야지, 붕괴지 등에서 현장 활동하는 태양이 같은 119구조견들을 보면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TAEJOO

 119특수구조단 인명구조견ㆍ말리누아ㆍ6세

119특수구조단 인명구조견ㆍ말리누아ㆍ6세

태양이의 쌍둥이 형제로, 모델처럼 머리가 작고 다리가 길어 늘 멋지다는 칭찬을 듣는 태주.

어릴 적부터 잠재능력을 인정받아 119구조견교육대에서 2년간 산악 · 재난 수색 교육을 받고 열심히 임무 수행 중이다. 현재까지 생존자 10명과 사망한 구조 대상자 19명을 찾아냈다. 훈련견 시절, 시범도 늘 태주의 몫이었다! ‘시범왕’답게 시민들에게 장애물을 극복하는 멋진 시범을 선보이기도 한다. 주특기는 인명 수색 시 체력을 낭비하지 않는 것. 후각을 최대한 사용해 천천히 걸으며 영리한 수색을 펼친다. 생긴 것과 달리 애교가 넘치는 것도 주특기라면 주특기. 태주가 자랑스러웠던 순간은 너무 많아 나열하기 힘들지만, 지난 5월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 ‘최우수 구조견 Top Dog’으로 입상한 것과 단체전 1등을 리드한 것! 인명 구조하는 사역견 신분으로 퇴근 후 일반 견처럼 많은 활동을 할 순 없지만, 최대한 휴식하고 가벼운 산책을 즐긴다. 태주는 앞으로 2~3년간 위험에 처한 사람을 늠름하게 구조할 예정. 이후 9년 차, 은퇴 시기가 되면 좋은 환경의 가족을 찾을 것이다. 태주와 어릴 때부터 함께한 파트너 핸들러는 전했다. “태주야.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해왔어. 첫 만남부터 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생각하면 한 팀을 넘어 가족 같아. 함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때까지 다치지 말고 함께 더 많은 사람을 구조해 보자.”
 

GOOGOO 

 119특수구조단 인명구조견 래브라도리트리버ㆍ3세

119특수구조단 인명구조견 래브라도리트리버ㆍ3세

2020년 2월생인 구구는 두 살이 되던 겨울, 서울119특수구조단으로 배치된 출동 7개월 차 신입이자 사랑받는 막내다. 온순하고 친화력이 좋은 ‘인싸’지만 훈련견 도입 평가 기준인 70점을 훌쩍 넘기고, 119구조견교육대에서 현장 활동에 필요한 기초 장애물, 수색능력 등을 높이 인정받아 멋진 구조견이 됐다. 불필요한 개인기 등 현장 활동을 저해하는 요소를 최소한으로 훈련하고 있기에 ‘총알! 빵’ 같은 개인기는 못해도 제36회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119구조견 분야에서 형들과 함께 단체전 1등이라는 멋진 성과를 이뤄냈다. 구구는 이번 대회 첫 출전이라 많이 떨리고 긴장됐을 텐데 최선을 다했기에 자랑스럽다. 구구는 붕괴 지역에서 위급 상황에 처한 구조 대상자를 안전하게 구조하기 위해 평소 장애물 훈련, 산악 및 붕괴지 훈련 등 현장 활동 임무 수행에 필요한 훈련을 꾸준히 해왔다. 구조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전보다 좋아졌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큰 개를 왜 풀어놓고 다니냐?” “묶고 다녀라” 등 따가운 말을 듣거나 가끔 의식 있는 구조 대상자는 낯선 개가 다가와  컹컹 짖어대니 무섭다고 돌멩이나 막대기로 가해하는 경우도 있다. 구조 대상자를 발견하면 힘차게 짖는 게 구구의 업무인데 말이다! 

 
서울시 119특수구조단 소속의 늠름한 구조견 구구. 수색 중 핸들러의 모자를 쓰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더운 날 야외 수색 훈련 중인 구구. 
 
핸들러와 구조견은 한 팀으로 훈련하고, 수색한다. 깊은 유대감으로 오랜 시간 함께하는 소중한 파트너다.  
 
제36회 전국소방기술 경연대회에서‛최우수 구조견’으로 선정됐다. 핸들러와 찍은 기념사진.
 
허들을 뛰어넘는 훈련 중인 태양.
 붕괴 현장에서 수색 중인 늠름한 태양.

붕괴 현장에서 수색 중인 늠름한 태양.

입양 방법
 
사람보다 후각 1만 배, 청각 50배 뛰어난 능력을 지닌 119구조견은 약 9~10세 무렵 은퇴한다. 태양과 태주는 약 3년 후, 구구는 약 6~7년 후 은퇴 예정. 중앙119구조본부는 은퇴 시기가 되면 홈페이지(rescue.go.kr)를 통해 분양 공고를 올리고 서류 심사와 현장 실사 등을 마친 뒤 최종심의위원회를 거쳐 입양자를 결정한다.
 

ALFRED

 관세청 마약탐지견ㆍ래브라도리트리버ㆍ7세

관세청 마약탐지견ㆍ래브라도리트리버ㆍ7세

별명은 관세청의 장동건, 애칭은 알(R). 2016년 1월 윤기 나는 털과 반짝이는 눈동자, 빛나는 코를 갖고 태어난 알프레드는 16주간의 마약탐지견 양성훈련을 거쳐 2017년부터 2022년 은퇴 하기까지 제주세관, 그리고 인천공항국제우편세관에서 탐지견으로 활약했다. 주 임무는 공항에서 마약류 밀반입을 적발하는 것. 알프레드는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 세관 직원이 찾아낼 수 없는 곳까지 예리하게 탐지할 뿐 아니라 특유의 ‘킁킁’ 소리를 내며 귀여움을 독차지한다. 또 호기심이 많은 알프레드는 새로운 곳을 산책하길 좋아한다. 터그 놀이도 좋아하지만, 먹는 것에 집중도가 높으니 간식과 함께 훈련하면 금방 잘 따른다. 은퇴한 지 1년, 알프레드는 새로운 가족을 기다린다. 검은 털이 체격을 더 크게 보이도록 만들어 처음에는 당황할 수 있지만 곧 그윽하고 깊은 눈빛에 빠져버릴 테다. 사람을 좋아하고,
늘 해맑고,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탓에 보호자에게도 긍정에너지를 전파할 것. 관세청 보호자는 알프레드가 타고난 활동력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도록 제약 없는 장소에서 여생을 보내길 소망한다. 현업에서 물러났지만, 은퇴식은 아직이다. 관세청 탐지견센터에서 진행되는 은퇴식은 입양 가족이 생겼을 때 펼쳐지니, 알프레드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DAISY  

 관세청 마약탐지견ㆍ래브라도리트리버ㆍ8세

관세청 마약탐지견ㆍ래브라도리트리버ㆍ8세

관세청의 신사임당! 2015년 8월생으로, 약 16주간의 마약탐지견 양성훈련을 거쳐 2018년 최종평가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으나 타고난 온순한 성격과 똑똑함까지 겸비한 덕에 두 차례에 걸쳐 열네 마리의 강아지를 낳았다. 놀랍게도 열네 마리 모두 중간평가에 합격하는 등 우수한 자질을 뽐내는 중. 데이지는 다른 탐지견과 달리 2세를 키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갓 태어난 강아지들을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것이 주특기. 지금 은퇴한 데이지는 탐지견훈련센터의 드넓은 초지에서 뛰어놀고 공놀이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제2의 견생을 사랑으로 보듬어줄 보호자를 기다리며. 사람의 손길을 좋아해서 만져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비적대는 애교쟁이지만 대형견에게 자주 발견되는 관절염을 앓고 있어 과격한

활동은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데이지는 보호자와 호흡을 맞추며 차분하게 산책을 즐기는 법을 아는 멋진 개다. 올해 여덟 살이 된 데이지.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긋하게 산책하는 행복한 반려견이 되길! 똑똑한 미래의 탐지견들을 낳고 기르느라 고생 많았다.
 

BAMBI

 관세청  마약탐지견ㆍ래브라도리트리버ㆍ 7 세

관세청 마약탐지견ㆍ래브라도리트리버ㆍ 7 세

2016년 2월에 태어난 밤비는 애교 만점이다. 역시 16주간의 양성훈련을 거쳐 2017년 제2기 양성훈련 최종평가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후, 약 5년간 인천공항국제우편세관, 김포세관 마약탐지견으로 활동했다. 제8회 관세청 탐지견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늠름한 밤비는 사람이 다가오면 육중한 몸을 세워 두 발로 뛰며 반기는 탓에 현역 시절 현장에 나가면 늘 동료 직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자신이 귀여운 걸 아는 게 주특기! 활동시간 외에는 산책하거나 운동장에서 뛰어논다.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이라 귀엽다고 밥을 많이 주면 금방 뚱뚱해지니 주의해야 한다. 밤비는 사람들과 교감하거나 다른 견들과 뛰어놀 때 가장 행복해한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법을 아는 밤비는 2022년 은퇴 이후 든든한 울타리가 돼줄 가족을 기다린다. “호기심도 많고, 사람과 개 모두 좋아해서 산과 바다, 수영장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자유로운 반려견으로 말이다. 밤비의 노력 덕택에 우리가 편안했듯, 이제 여러 사람들의 노력 속에 밤비도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보호자의 소망이다.

 
 관세청 마약탐지센터 소속 탐지견 밤비. 2022년에 은퇴했다.현역 시절의 모습.

관세청 마약탐지센터 소속 탐지견 밤비. 2022년에 은퇴했다.현역 시절의 모습.

 
 관세인재개발원 탐지견훈련센터에서 휴식 중인 알파. 탐지견을 번식하고 돌보면서 현장에 투입되도록 훈련하는 곳이자, 은퇴 생활을 계획하는 곳.

관세인재개발원 탐지견훈련센터에서 휴식 중인 알파. 탐지견을 번식하고 돌보면서 현장에 투입되도록 훈련하는 곳이자, 은퇴 생활을 계획하는 곳.

 탐지 활동을 마친 후 시원하게 샤워를 끝마친 알파.

탐지 활동을 마친 후 시원하게 샤워를 끝마친 알파.

2018년 탐지견 양성훈련에 합격해 모견으로 활약한 데이지의 늠름한 모습.

2018년 탐지견 양성훈련에 합격해 모견으로 활약한 데이지의 늠름한 모습.

 인천공항세관에서 파트너와 함께 마약 밀반입을 탐지 중인 알프레드.

인천공항세관에서 파트너와 함께 마약 밀반입을 탐지 중인 알프레드.

어린 시절의 데이지.

어린 시절의 데이지.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다 말고 터그 놀이에 빠진 데이지. 탐지견들은 활동량이 많다.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다 말고 터그 놀이에 빠진 데이지. 탐지견들은 활동량이 많다.

입양 방법

관세청 마약탐지견은 최대 10년까지 활약한 후 훈련센터로 복귀해 여생을 보내거나 대부분 새로운 가정에 입양된다. 관세청은 은퇴한 마약 탐지견은 물론 양성훈련에 최종 합격한 훈련견을 상시 분양하거나 관세청 홈페이지 혹은 SNS에 연간별 분양 공고를 낸다. 탐지견 프로필과 유의사항, 특수조건을 확인한 후 신청서를 제출하고 서류 심사와 현장 심사, 신청자와 면담, 거주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선정된다.  자세한 정보는 관세인재개발원 탐지견훈련센터 (032-722-4862)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은퇴한 알프레드, 데이지, 밤비, 알파 모두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ALPHA

관세청 마약탐지견ㆍ스프링거스패니얼ㆍ6세

관세청 마약탐지견ㆍ스프링거스패니얼ㆍ6세

 
2017년 봄에 태어난 알파는 현역 시절 관세청 전교 1등이었다. 엄청난 집중력과 활동력을 자랑하는 탐지 로봇(?)에 가깝달까. 2018년 제2기 양성훈련 최종평가에 합격한 알파의 주 임무는 인천공항세관에서 마약류 밀반입을 적발하는 일. 뛰어난 탐지 실력과 지치지 않는 체력, 귀여운 외모를 겸비해 ‘관세청의 마스코트’로 각종 매체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알파가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은 제8회 관세청 탐지견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탄 것! 전국 공공기관의 특수목적견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대회인데, 알파는 멋진 실력으로 관세청 탐지견의 위상을 높였다. 또 알파는 밥 먹는 와중에도 보호자가 다가가면 쪼르르 달려와 애교를 부리고 다시 돌아가서 밥을 먹는 친구다. 그만큼 보호자를 좋아하고, 유대감을 깊이 느낀다. 지금 알파가 기다리는 새 가족은 아마 지금껏 삶을 잊어버릴 정도로 보호자를 무척 신뢰하는 알파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호기심 많은 알파가 지금껏 해온 탐지훈련이 아닌, 더 재밌는 훈련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접하길 바란다는 보호자는 훈련센터에서 물놀이할 때 큰 흥미를 보였으니 평생 가족과 더 큰 수영장에서 다이빙하며 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만약 좋은 인연을 만나 센터를 떠나면 가정의 품에서 반려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야외에서 신나게 놀다가도 휴식을 취할 때는 보호자 옆을 따뜻하게 지킬 줄 아는 친구니까. 알파가 얼른 좋은 가족을 찾길.”
 
다리 부상으로 조기 은퇴한 다랑이는 평생 가족을 찾았다.

다리 부상으로 조기 은퇴한 다랑이는 평생 가족을 찾았다.

은퇴 후 즐거운 제2의 견생을 보내는 다람이. 잠옷을 입고 낮잠을 즐기는 중이다.

은퇴 후 즐거운 제2의 견생을 보내는 다람이. 잠옷을 입고 낮잠을 즐기는 중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7세 진도 믹스 오빠 꼬랑지와 함께.

작년 크리스마스. 7세 진도 믹스 오빠 꼬랑지와 함께.

군견복을 벗고 자유롭게 사복을 즐기는 다람이와 꼬랑지.

군견복을 벗고 자유롭게 사복을 즐기는 다람이와 꼬랑지.

육군 시절 다람이의 군번 줄. 기념으로 간직 중이다. 은퇴한 군견은 군견훈련소(033-264-6068)에 상시 문의하거나 지역 동물보호단체 등을 통해 입양받을 수 있다.

육군 시절 다람이의 군번 줄. 기념으로 간직 중이다. 은퇴한 군견은 군견훈련소(033-264-6068)에 상시 문의하거나 지역 동물보호단체 등을 통해 입양받을 수 있다.

 
 

DARAM

퇴역 육군견ㆍ말리누아ㆍ6세

퇴역 육군견ㆍ말리누아ㆍ6세

 
새로운 가족의 막내딸이 된 2017년 1월생 다람이. 육군견으로 활약했지만 오른쪽 다리 부상으로 조기 퇴역했다. 처음 표정은 지금처럼 밝지 않았다. 처음으로 입양 간 집에서 다른 개들에게 공격당하고 텃세에 적응하지 못했으니까. 이 집에 온 첫날, 울타리가 없는 마당에서 줄을 끊고 탈출하기도 했지만 다음날이면 다시 돌아왔던 다람이. 엄청난 ‘에너자이저’지만 집에서 짖는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지정된 자리에서만 잠든다. 산책 후에는 알아서 화장실에 들어가 발 닦을 준비하고, 문이 열려 있다고 함부로 집 안이나 방에 들어가지 않고 눈 맞추며 허락을 구할 정도로 의젓하다. 요즘 다람이는 새벽에 산책하고, 에어컨 바람을 쐬며 낮잠 자고, 저녁에는 마당에서 공놀이하거나 땅을 판다. 가끔 간식과 인형, 좋아하는 공을 쇼핑하기도! 다른 반려견과 똑같이 사랑스럽지만 엄청난 활동량과 큰 덩치 때문에 각오도 필요하다. 식비도, 운동량도 두 배.  군견은 힘이 세니 힘을 못 이겨 넘어지고 다치는 날도 있을 거다. 그러니 지금껏 나라를 위해 온 힘을 썼던 아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할 수 있을지, 깊은 고민 후 입양해야 한다. ‘지능이 높고 훈련이 잘되며 용맹하다’는 환상만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은퇴견에게 강인함을 요구하기보단 그들의 휴식처가 돼 줄 각오를 해야 한다. 다람이의 가족은 “네가 수명을 다해 세상을 떠날 때 행복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야. 너무 의젓하게만 굴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다른 개들처럼 우당탕탕 천방지축 건강하게 살자”라고 전했다.  
 

Credit

  • 에디터 전혜진
  • 사진 김태은
  • 아트디자이너 김민정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