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명 구조에 있어 '골든타임'은 72시간, 사흘입니다. 하지만 지진 이후 3.9~4.5 규모의 여진들이 관측된 상황이라, 현지 구조 및 수색 작업도 난항입니다. 지난 2월 튀르키예 대지진 때와 마찬가지로 한밤 중에 일어난 지진이라 주민들의 빠른 대피가 어려웠고,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고지대의 경우 길이 끊기며 구조대 접근 자체도 쉽지 않습니다. 진앙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아틀라스 산맥 지역의 작은 마을들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기도 했습니다. 모든 건물들이 한꺼번에 무너졌지만 대책이 없어 손으로 힘 닿는 데까지 돌을 골라낼 뿐입니다. 현재 집계된 지진 사망자의 60% 이상이 이 근방에서 나왔습니다. 인명 뿐 아니라, 마라케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쿠투비아 모스크 첨탑과 틴멜 모스크 등이 일부 무너졌어요.
스페인, 튀니지, 카타르, 요르단 등 4개국이 모로코로부터 공식 지원 요청을 받고 군대와 구조팀 등을 파견한 상황인데요. 문제는 모로코가 지원 요청을 한 게 이 4개국 뿐이라는 점입니다. 주변국과 민간 구조대 등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기 위해 대기하고 있지만 모로코 정부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어요.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정부가 국제 사회에 재난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해외 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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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에 살고 있는 한인 교민은 약 360여 명인데요. 주모로코 대사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피해 상황이 접수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제10회 세계지질공원 총회 참석을 위해 현지에 머물고 있는 제주 대표단도 다행히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