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는 Polo Ralpph Lauren. 팬츠는 Kimseoryong. 슈즈는 Converse. 링은 Bell & Nouveau.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늘 배우 인생 첫 화보를 찍었어요. 함께해서 영광입니다
정말 영광입니다. 처음 연기하러 갈 때처럼 긴장되더라고요. 오랜만에 잠을 설쳤어요.
2022년에 데뷔해서인지 아직 세상에 당신에 관해 알려진 바가 많지 않더군요. 스스로 유정후를 소개한다면
온라인 프로필에 없는 것부터 말해 볼게요. 일단 97년생이고, 기계공학을 전공했어요. 3학년까지 학교를 다니다 휴학한 상태입니다. 그사이 군대도 다녀왔어요. 그리고 보기보다 정이 많아요. 그만큼 정을 또 쉽게 주지는 않고요(웃음). 이 정도면 될까요?
공대생이었군요! 〈뉴 연애플레이리스트〉에서 연애에 능숙할 것 같지만, 진심 앞에서는 서툰 대학생 박도윤의 매력을 알아본 사람도 많았죠
저도 대학시절을 경험해 봤으니 그때를 절로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공대라 여학생이 거의 없지만, 그나마 해봤던 미팅이나 연애 경험을 돌이켜보고 그 나이에만 가질 수 있는 풋풋한 감정을 되새기며 연기했어요. 특히 술자리 장면이 많았는데 그때 참 설레고 즐거웠던, 지금은 잊힌 감정을 꺼내본 것 같아요. 요즘 술 마신다고 ‘텐션’이 그만큼 올라가지 않지만요(웃음).
데님 재킷과 팬츠는 모두 1017 Alyx 9SM by Adekuver. 네크리스와 링은 모두 Bell & Nouveau.
데뷔 이후 공교롭게도 〈배드걸프렌드〉 〈뉴 연애플레이리스트〉 〈청담국제고등학교〉까지 웹드라마를 연이어 찍었어요. 이달 종영한 주말극 〈아씨두리안〉과 주요 시청 플랫폼도, 시청 연령대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죠. 이를 실감했나요
웹드라마 현장에서는 함께 출연하는 배우 중 제가 연장자인 경우가 많았어요. 〈아씨두리안〉 현장에는 아무래도 대선배님들이 계시고, 제가 막내라 분위기 자체가 달랐죠. 30~40년간 연기해 온 선배님들께 연기 테크닉은 물론, 동료를 대하는 태도와 인간적 면모를 배울 수 있었어요. 또 길을 걷다가 저를 알아봐주는 10~20대 분들은 대부분 〈청담국제고등학교〉나 〈뉴 연애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중년층 분들은 〈아씨두리안〉을 재밌게 보신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 차이가 재밌게 느껴졌죠.
조선시대의 두 여인이 2023년 현재로 타임슬립한다는 내용의 판타지 드라마 〈아씨두리안〉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요. 따뜻한 성품을 지닌 톱스타 단등명 역으로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습니다
오디션을 3차까지 봤어요. 감독님께서 등명이라는 인물을 찾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오디션을 봤고, 캐스팅에 진심인 작가님도 배우 몇백 명의 영상을 모두 보셨대요. 감사하게도 두 분 모두 제 이미지와 등명이가 일치한다고 생각하셨고,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운 좋은 사람이 됐죠.
티셔츠는 Golden Goose. 데님 팬츠는 Levis. 벨트와 캡은 모두 Bell & Nouveau. 네크리스는 Bulletto. 링은 Marsmark.
임성한 작가 특유의 꼼꼼한 지문 묘사나 행간에 숨은 의미를 연기로 표현하기는 어렵지 않았나요
작가님의 대사가 일상적 어투는 아니라 어려운 면도 분명 있지만, 지문에 모든 디테일을 정확하게 쓰시는 편이라 캐릭터를 연구할 때 이 캐릭터가 이렇게 행동하는 게 맞나 헷갈릴 일은 없었어요. 물컵을 어느 타이밍에 짚는지까지 세세하게 표현돼 있거든요. 어느 때보다 명확하게 연기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어른을 잘 따르고 좋아해요. 예의도 중요하게 여기고요. 선배님들께도 잘 다가가고, 학창시절 학교 선생님과 학원 선생님들을 아직까지 뵙고 연락할 정도로 친하게 지내거든요. 다른 점이라면 등명이는 주관이 그다지 뚜렷한 것 같진 않습니다. 엄마 말을 잘 듣잖아요.
유정후는 엄마 말을 잘 듣지 않나 봐요
엄마 말이 맞다고 생각하면 듣는데, 아니면 제 식대로 합니다(웃음).
처음에는 반대하셨어요. 제가 광고 활동하며 번 돈으로 연기학원비 내고, 생활비를 충당하고, 장학금까지 받으며 경제적 부분을 홀로 개척하는 모습을 보며 어느 순간부터 확실히 믿고 지지해 주셨어요.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단 걸 알게 되신 거죠.
몸소 열정을 증명할 정도로 꼭 배우가 돼야겠다 마음먹은 순간이 있나요. 학교생활도 꽤 충실히 해왔잖아요
어릴 때부터 배우를 꿈꿨지만, 부모님께서 반대하기도 했고 저 역시 어른들 말이 맞겠거니 하고 마음을 접었어요. 유명인이라는 존재를 동경하는 건지 저 스스로도 불확실했거든요. 고등학생 시절, 본격적으로 배우를 하겠다는 친구들이 주변에 생기는 걸 보며 그게 제 삶과 마냥 동떨어진 꿈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일단 군대를 다녀오고 전역해서도 계속 배우를 하고 싶다면 곧장 가보자 싶었는데 군대에서 여러 작품을 보면서 꿈이 더 커지더라고요.
셔츠와 니트, 팬츠는 모두 Polo Ralph Lauren. 슈즈는 Converse.
당신에게 자극을 준 배우나 닮고 싶은 스타가 있었나요
열 아홉 살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조니 뎁과 연기한 〈길버트 그레이프〉를 우연히 봤어요. 지적 장애인을 연기하는데, 어릴 때부터 연기에 진심이었던 배우란 걸 실감했죠. 작품마다 보이는 캐릭터의 특성도, 표현방식도 다르고 관객을 빨아들이는 독보적 매력을 가져서 연기 공부할 때 많이 참고했어요. 또 마일스 텔러. 〈위플래시〉에서 내달리는 청춘의 얼굴을 누구보다 잘 표현했잖아요. 그 열정과 피땀을 보고 바로 팬이 됐습니다.
연기를 “살면서 해본 것 중 가장 어렵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것”이라 표현했죠. 어떤 어려움과 재미를 발견했나요
상황에 따라 어려움의 종류는 달라지겠지만, 요즘은 경험이 부족한 탓에 연습한 만큼 현장에서 100%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워요. 그럼에도 감독님이 연기가 괜찮았다고 칭찬하면 그날 기분이 거의 일주일을 가요. 물론 아직은 혼날 때가 더 많지만요.
〈그해 우리는〉의 최웅(최우식) 역이나 〈연애의 온도〉의 이동희(이민기) 역이요. 오랜 연애를 하는 남자를 연기해 보고 싶어요.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음악 취향도 ‘7080’ 세대라죠. 왜 이 시기의 음악에 매력을 느끼나요
힙합이나 트렌디한 팝도 자주 듣지만, 가요는 신기하게도 예전 노래를 자주 듣게 돼요. 서정적인 가사에서 오는 큰 울림이 있달까요. 사실 힙합도 올드스쿨을 좋아하고, 일본 노래도 7080 시티 팝을 듣습니다.
만약 오늘 소주 한잔한다고 가정하면 어떤 노래를 틀 건가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사람들이 당신의 어떤 면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나요
가끔 감독님들께서 제가 또래 같지 않다고 말씀하실 때가 있어요. 성격뿐 아니라 외모도 말이죠(웃음). 또래에 비해 성숙한 면이 있나 봐요.
니트는 Polo Ralph Lauren. 팬츠는 Kimseoryong.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주로 집에 있는 편인데, 대본이나 책 읽는 일 외에 제일 많이 하는 건 일렉트릭 기타 연주예요. 특히 메탈리카와 너바나, 건스 앤 로지스의 곡을 종종 연주해요. 헤드셋을 끼고 빠른 bpm을 따라가며 곡을 완주했을 때 전해지는 쾌감이 남다르거든요. 또 다음 작품 때문에 요즘 오토바이 타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대형 바이크를 타야 해서 자격증을 준비해야 하거든요(웃음).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고집을 지켜 나가는 사람.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이어야겠죠. 최근 이태원으로 이사했어요. 개성 강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지내며 좋은 면을 보고 배우고 싶어서요.
‘나답다’ 혹은 ‘유정후답다’는 건 어떤 걸까요
앞으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다양한 일이 펼쳐질 테죠.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고 싶어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 감정의 균형을 지키는 것. 제가 지키고 싶은 모습입니다.
정착하거나 안주하지 않는 배우가 될 거예요. 당연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끔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지칠 때 ‘오늘 정도면 괜찮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더군요. 여전히 부족한 제가 그것에 안주해 버리기 시작하면 진짜 좋은 배우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마음으로 늘 자신을 다잡고 있어요.
추가 B컷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