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해저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수 년 전부터 잠수정을 타고 이 타이타닉 호의 잔해를 구경하러 가는 관광 상품을 판매해 왔습니다. 승객들은 고작 미니밴 크기의 잠수정을 타고 해저 4000m까지 내려가서 타이타닉을 보게 되는데요. 5명이 타면 꽉 차는 수준입니다.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사람이 들어가면 문이 아닌 커튼으로 가려지고 조종사가 수동으로 음악을 켜는 식입니다. 그래서 다이빙 전후에는 식단 제한, 물이나 음식 섭취를 자제할 것을 업체는 권고하죠. 한 번 잠수하면 약 8시간 정도 바닷속에 머무르고, 유사시를 대비해 3~4일치의 산소가 주입됩니다. 이 잠수정에 타려면 1인 당 25만 달러(약 3억 2000만 원)를 내야 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18일(현지시각)에도 시작됐는데요. 잠수 후 1시간45분이 지나고 지상 본부와의 교신이 끊겼습니다. 업체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잠수정을 찾고 있다"라는 성명을 냈지만, 이틀이 지난 지금도 실종된 잠수정과의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캐나다와 미국 해안 경비대가 수색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실종 지점 자체가 너무 멀고 깊어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승객 중에는 영국의 유명한 부호이자 탐험가, 해미시 하딩과 '미스터 타이타닉'이라고 불리는 프랑스 해군 잠수사 출신 폴 앙리 나르졸렛도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탐험에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죠. 여기에 업체 CEO도 탔지만, 심해 잠수 등의 경험이 없는 승객도 있습니다. 아들과 함께 잠수정에 오른 파키스탄 사업가 순수 관광객이죠. 업체는 잠수정 탑승자에게 다이빙 경험을 요구하지 않고, 모든 교육을 온라인 상으로 진행했습니다.

CBS 등에 따르면 잠수정은 관련 기관의 승인 및 인증을 받지 않은 '실험용 선박'입니다. 배에 타기 전에 승객들에게 이를 고지하며, 여기에는 '신체적 부상, 정서적 외상이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합니다. 구조를 조금 더 살펴보면 오싹합니다. 잠수함 조종기는 놀랍게도 비디오 게임 컨트롤러고, 잠항시에는 GPS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특수 문자 메시지 시스템을 통해 지상과 교신한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죠. 심해의 압력도 그렇지만, 잠수정은 안에서 열 수 없는 구조입니다. 바다로 들어가기 전 업체 직원이 외부에서 해치를 닫고 17개의 볼트로 잠그거든요.
이미 양국 수색대가 바다 위와 아래를 샅샅이 찾고 있지만,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승객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