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패션 비주얼로 켜켜이 쌓인 인스타그램 피드 속에 빼꼼히 등장한 흑백 필름 작업. 그 속에 ‘동네 사람’스러운 어른들이 말갛게 서 있다. 사진 아래엔 ‘몽마르트르 포트레이트 프로젝트(Montmartre Portrait Project)’라고 쓰여 있고, ‘#니콘F100’이라는 태그도 달렸다. 패션 포토그래퍼로 사는 바쁜 일상에서 주위를 돌아보고,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며, 이야기를 담는 사진작가 벤자민 카나렉. 그의 흑백사진에서 발견한 평온한 생기에 이끌려 〈엘르 데코〉로 초대했다.
Dry Cleaner Woman, Montmartre Portrait Project, 2022.
수십 년간 패션과 뷰티, 광고 사진작가로 활동해 왔습니다. 〈엘르〉 〈하퍼스 바자〉 등의 패션 매거진은 물론, 수많은 브랜드의 비주얼을 제작해 왔죠. 사진을 시작한 건 캐나다 칼턴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면서부터예요. 수업 때 건축 사진을 찍어야 했는데, 당시 사용한 카메라는 펜탁스 K1000입니다.
Dry Cleaner Man, Montmartre Portrait Project, 2022.
흑백사진은 나를 탐구하고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도구예요. 하지만 “너 이런 작업도 해?”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렇게 얘기해요. “Just for Fun!”
Bleu Noir Tattoo, Montmartre Portrait Project, 2022.
대부분의 이미지는 중형 카메라 브로니카 ETRSi(Bronica ETRSi)와 포마팬(Fomapan) 100iso 필름으로 촬영했습니다. 나머지는 니콘 F100 카메라를 사용했고요. 집에서 필름을 현상하고 후지필름 X-T4 카메라와 매크로 렌즈로 스캔했어요.
The Keys Guy, Montmartre Portrait Project, 2022.
‘몽마르트르 포트레이트 프로젝트’를 위해 현장에서 섭외한 사람들은 주저 없이 포즈를 취해주더군요. 존중하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통하는구나 싶었죠. 특별한 주문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그대로 두었고, 저도 가식 없이 셔터를 눌렀어요. 당시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공감과 이해 속에 자신을 투영하는 방법을 배운 게 아닌가 싶어요.
Maiva Pink Hair at Hair Stylist, Montmartre Portrait Project, 2022.
사진 작업을 통해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것이 있다면
사진 작업을 하면서 한순간이 담고 있는 영원성에 대해 생각하게 돼요. 내 일을 사랑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자 마지막인 것처럼 해야 한다는 얘길 하고 싶어요.
The Dude at the E′picerie, Montmartre Portrait Project, 2022.
@benjaminkanar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