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에 오물 투척하던 환경단체가 돌연 과격 시위 중단을 선언한 이유는?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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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에 오물 투척하던 환경단체가 돌연 과격 시위 중단을 선언한 이유는?

올해부터는 체포보다 참여, 방해보다 관계에 집중할 예정!

박지우 BY 박지우 2023.01.04
미술관의 명화를 훼손하며 기후 위기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세계적인 환경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의 영국 지부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바로 기존에 이들이 선보여오던 과격한 시위를 중단하겠다는 건데요. 이들은 1월 1일, “WE QUIT”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올해부터 공공 시설물을 훼손하는 형태의 시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체포보다는 참여, 방해보다는 관계에 초점을 두겠다고 강조했어요.
 
 
이번 결정에는 한층 더 강화된 영국 당국의 제재와 대중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 정부는 갈수록 격렬해지는 환경단체의 시위에 대응하고자, 이와 관련한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공공질서법안을 마련했어요. ‘핵심 국가 기반시설에 대한 간섭’과 점거를 범죄로 규정하고, 만약 이를 위반할 시 최대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건데요. 당국뿐만 아니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을 비롯한 전 세계 92곳의 미술관 관장들 또한 일제히 “깊은 충격”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유수의 미술관들이 이처럼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미술계에서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이에요.
 
 
멸종저항은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에 걸려있던 피카소의 작품 〈한국에서의 학살〉에 순간접착제를 바른 손바닥을 붙이는 등,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2018년부터 급진적인 형태의 시위를 펼쳐왔죠. 이들 외에도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위치한 반 고흐의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부은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등, 격렬한 시위를 이어가는 환경단체가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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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우리의 삶 가운데 과연 무엇이 더 중요한가?” 저스트 스톱 오일이 반 고흐의 역작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으며 외친 한 마디입니다. 각종 환경 오염으로 황폐해져 가는 지구에 발을 딛고 사는 전 세계인들의 삶보다 미술관에 정갈하게 전시된 예술 작품이 정녕 더 중요한 것이냐는 물음을 던진 건데요. 세계적인 환경단체 중 하나인 멸종저항이 공공 시설물을 훼손하는 극단적인 시위를 잠정 중단키로 선언한 이 시점에서, 나머지의 급진적인 환경단체는 과연 어떤 행보를 이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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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박지우
    사진 저스트 스톱 오일 인스타그램/멸종저항 인스타그램/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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