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싱글 발매 기념으로 서로에게 덕담을 해보자
황현조 밴드 더 픽스(
@bandthefix) 멤버들을 모으고 유지를 할 수 있었던 건 프런트맨 린지의 덕이 크다. 앨범이 나오기까지 가장 고생한 사람이다. 이번 신곡 작업을 위해 둘이 2주 동안 오후 두세 시쯤 만나서 새벽 네 시에 헤어지는 걸 반복할 정도로.
린지 드러머 아경은 남을 보살피는 섬세함이 뛰어난 멤버다. 내가 리더로서 챙기다 놓치는 것들을 뒤에서 케어해 준다.
은아경 기타를 연주하는 나영은 막내지만 어른스러운 면이 많아 오히려 보고 배우는 게 많다. 곡을 쓸 때도 다방면으로 긍정 에너지를 전해주고 있다.
정나영 프로듀서 현조 언니는 팀에서 ‘교수님’을 맡고 있다. 최근 프로듀싱에 관심이 생겨 갑자기 많은 것들을 묻기 시작했음에도 차분하게 잘 알려줘 고맙다.
2021년 〈슈퍼밴드2〉 를 통해 밴드가 결성된지도 1년이 훌쩍 넘었다. 경연 무대를 떠나 밴드에 색깔을 오롯이 집중한 데뷔 앨범 〈RUSH〉에 담고자 한 이야기는
린지 더 픽스는 꼬아서 생각하지 않는 밴드다. 곡마다 우리의 생각이 직설적으로 담겨있다. 타이틀곡 ‘Rush’는 열정과 포부가 담긴 이야기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곡의 시작에 나오는 내레이션인 ‘Liberty, Rebelions, Just let us be who you are‘ 파트다. 더 픽스가 계속해서 음악으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한 문장 안에 품고 있다. 수록곡인 ‘Moonrise’는 늑대인간을 모티브로 했다다. 사랑하는 사람을 해칠 수도 있는 이중적인 늑대인간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화를 내고 나서 후회하는 감정처럼 평범한 인간의 개인적인 경험과도 연결시킬 수 있다.
황현조 멜로디도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음악과는 완전히 다른 락 발라드가 탄생했다. 전형적인 락 발라드 사운드에서 예상치 못한 흐름을 만들었다. 새로운 시도가 만족스럽다.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각자 꼽아보자면
린지 이번 앨범을 구상하면서 시각적으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건 ‘눈’이었다. 그래서 앨범 커버에도 눈동자를 그려 넣었다. 사람의 신체 중에서도 눈이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세트장에 잘 구현되었다. 그 세트장 안에서 강렬하게 연주하는 장면이 매우 마음에 든다.
황현조 가장 넓은 공간에서 폭발적으로 모든 에너지를 터트리는 장면이 있는데 마치 우리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힘찬 느낌이 들어 좋게 다가왔다.
은아경 모니터링을 하면서 너무 멋져서 다같이 환호한 장면이 있다. 안개가 자욱한 곳에서 합주하는 우리의 실루엣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는 장면을 주목해주시길.
정나영 비하인드를 하나 공개하자면, 마지막 촬영 장면 때 린지 언니가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 있어서 멤버들끼리 둘러싸고 서로의 온기로 린지 언니를 보듬어주었다. 가장 추웠지만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어 좋아하는 장면이다.
네 명이 하나의 곡을 완성하기 위해 합을 맞추면서 중점을 두는 것은
린지 각자의 능력치에 대해서는 서로 의심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저마다의 역할에 있어서 어떤 멤버가 강한 면이 있다면 그 멤버에게 의지하고 물어보게 된다. 서로를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존중하는 마음과 믿음이 우리를 지탱한다.
황현조 작업하는 양이나 시간이 균일하길 바라면 부딪히는 일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밴드인 만큼 각자 맡고 있는 영역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시간과 노력이 완벽한 균형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배려한다.
정나영 더 픽스는 라이브 무대에 강하다. 합주할 때도 항상 공연을 염두에 두고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합주한다. 이번 작업에서는 연주 방법보다 악기적으로 연구를 더 했다. 손은 어떻게 해야 이 파트가 더 매력적으로 들릴지, 이 악기를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지. 많은 시도와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원래 쓰던 피크를 바꿔보기도 하면서.
은아경 드러머도 비슷하다. 스틱과 심벌, 세팅을 바꿔가며 곡에 어울릴 소리를 찾았다.
서울과 부산에서 열렸던 〈슈퍼밴드2 콘서트〉, 첫 단독 콘서트였던 〈Flight 0521: The FIX편〉, 지난 8월에 열린〈더 픽스 1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등의 무대를 경험했다. 합주실과 공연장의 ‘더 픽스’는 어떻게 다를까
정나영 나는 모든 기타 연주를 계획적으로 생각하고 안정적인 걸 추구한다. 그런데 무대에 올라서면 ‘내 마음대로 칠래’라는 생각이 들면서 돌변하게 된다. 경연곡이었던 ‘Don’t look back’ 같은 경우에는 1년 넘게 합을 맞춰온 곡이어서 늘 연주하던 대로 해왔는데, 1주년 콘서트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르게 치고 있더라(웃음). 무대는 이렇게 과감한 정나영이 등장할 만큼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린지 내가 무대에서 돌발 행동을 했을 때, 나영도 즉흥적으로 연주해서 시너지가 생긴다. 1주년 콘서트에서 양 옆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퍼포먼스가 있었는데, 계획하지 않았던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반응이 좋았다.
은아경 공연하는 날은 드럼이 무장 해제되는 날이다. 보통 합주실에서 소리가 너무 크게 나기 때문에 힘을 아끼면서 치는데 공연장에서는 ‘풀 파워’로 연주한다.
린지 솔로 활동을 하던 때에도 항상 팀을 꾸리고 싶었다. ‘혼자서 가면 멀리 못 간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함께이기에 낼 수 있는 시너지를 오랫동안 갈구해왔다. 솔로일 때에 비해 멤버들과 함께여서 음악의 힘이 몇 배로 커진 것 같다.
황현조 혼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아이디어가 나올 때. 선뜻 판단이 서지 않는 멜로디를 아경, 나영, 린지에게 보여주면 색다른 아이디어를 얹어 좋은 곡으로 재탄생할 때가 있다. 스스로를 의심할 때에 구체적인 음악으로 확신을 주는 점이 좋다.
은아경 드러머로서 밴드의 일원이 되어 다양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드럼으로 곡의 빈 곳을 채워 이 밴드를 잘 받쳐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의 희열이 있다.
정나영 수많은 밴드들이 팀 사운드를 내기 위해 오랜 여정을 거친다. 우리 밴드를 보면서 ‘이게 일 년 만에 나올 수 있는 팀 사운드인가?’ 스스로 감탄한다. 메탈, 락처럼 밴드 음악을 많이 들어온 리스너의 입장에서 보통 5~6년 정도 걸리는 팀 사운드를 우리는 일 년 만에 구현해내니 우리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더 픽스에게 ‘입덕’할 만한 포인트를 짚어보자면
황현조 무대만큼은 ‘찢었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게 준비한다. 연주의 힘이 큰 장르이다 보니 영상이나 음원에 담기는 에너지는 십분의 일도 안된다. 라이브 연주에서 느낄 수 있는 열정적인 사운드와 무대에서의 즉흥적인 퍼포먼스가 우리의 ‘입덕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린지 무대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관객들이 한 눈 팔지 못하도록 열심히 하는 자세로 임한다. 공연장에 와서 벅차는 현장감과 교감을 우리와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실리카겔 – NO PAIN 적재 – 빛(feat.백예린) 루시 – 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