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으로 물든 새로운 샤넬 부티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금빛으로 물든 새로운 샤넬 부티크

가브리엘 샤넬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은 18번지 샤넬 부티크가 1년간의 단장 끝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ELLE BY ELLE 2022.06.07
 
1932년 샤넬 여사가 만든 유일한 하이 주얼리 컬렉션인 비쥬 드 디아망(Bijoux de Diamants) 탄생 90년을 기념해 파리 방돔 광장 18번지에 위치한 샤넬 부티크가 1년에 걸친 새 단장을 마치고 오픈했다. 미국의 유명 건축가 피터 마리노(Peter Marino)의 지휘로 3층 부티크 전체를 새롭게 꾸몄다. 매끄럽고 정교한 구조, 엄선한 예술품과 공예품,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의 장인 정신이 한데 어우러져 마드무아젤 샤넬의 대한 뉴 비전을 보여준다.  
파리 방돔 광장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장 폴 사르트르 등 많은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호텔 리츠 파리가 있다. 그중 30여 년간 리츠 파리에 머무르며 수많은 영감을 받은 여자, 가브리엘 샤넬도 있다. 가브리엘 샤넬은 팔각형 형태의 광장에서 영감을 받아 샤넬 N°5를 만들었고, 광장 중심에 있는 청동 탑 그림자가 해의 방향에 따라 시곗바늘처럼 움직이는 것을 보고 팔각형의 샤넬 프리미에르 워치를 디자인했다.
방돔 광장은 18세기 초 베르사유의 건축가로 촉망받던 망사르(Mansart)가 루이 14세의 명을 받아 설계했다. 아카데미와 왕립 도서관을 수용할 목적으로 지었으나 때로는 이곳에서 무도회가 열리기도 했으며 19세기, 제2제정 시대에는 패셔너블한 젊은 세대가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거나 펜싱을 연습하는 클럽으로 변모했다. 또 한 세기가 지나며 타운하우스의 아파트 개념이 더해져 쇼팽 등 수많은 인물의 거처가 되었다. 그리고 1997년, 브랜드 샤넬은 가브리엘 샤넬의 발자취를 따라 방돔 광장 18번지를 인수해 주얼리와 워치메이킹의 무대로 꾸몄다. 18번지 샤넬 부티크의 방문객은 가브리엘 샤넬의 정신으로 가득 찬 공간의 예술적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이곳은 언제나 최상의 창의력과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샤넬의 유산임을 증명한다.
 
 
현관은 어디가 출입구인지 알기 어려운 미로같이 느껴진다. 투명한 벽 뒤로 보이는 골드, 베이지, 브라운 래커 패널은 샤넬 부티크의 분위기를 예고한다. 정면에서 반짝이는 하이 주얼리의 광채는 내부로 이끄는 듯한 힘을 가져다주며, 왼쪽 벽에는 영국 아티스트 이드리스 칸(Idris Khan)의 작품 ‘영원한 움직임(Eternal Movement)’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부티크에 들어서면 곧바로 샤넬의 정신을 대변하는 예술 작품들을 마주하게 된다. 벽면은 거대한 거울 혹은 도금한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테이블과 창틀, 루이 15세 집무실의 장식품, 구센의 샹들리에는 금동을 활용해 악센트를 줬다. 그 중심에는 요한 크레텐(Johan Creten)의 ‘라 보른(La Borne)’이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다. 높이가 약 3m에 달하는 청동 작품으로 방돔 광장의 기둥에 바치는 장엄한 비유적 찬사다. 

 
 
계단은 군더더기 없는 라인을 자랑한다. 투명한 난간은 크리스털과 금동 직사각 카보숑으로 장식했다. 계단 아래에는 현관, 투명한 유리 벽 뒤로 살짝 보였던 ‘코코 샹들리에(Coco Chandelier)’가 자리해 있어 발길을 재촉한다. 이는 조엘 모리슨(Joel Morrison)이 부티크의 리오프닝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현대적인 실버 스틸 조각이다. 
 
 
2층에는 방돔 광장의 빛이 3개의 큰 창을 통해 들어와 아름다운 파인 워치메이킹 제품의 모습을 드러낸다. 프런트 왼편에는 유약 처리한 사암으로 만든 요한 크레텐의 황금빛 작품 ‘뉴 뉴로즈(New Neurose)’를 파르플뤼 파르파데(Farfelus Farfadets)의 ‘콜론(Colonnes)’이 받치고 있다.
공간 중앙에는 화이트 브론즈와 가공하지 않은 블랙 오크로 만든 장뤼크 르 무니에(Jean-Luc Le Mounier)의 ‘하마다 로우(Hamada Low)’ 테이블이 자리해 있다. 블랙 벽 중앙에 자리한 피터 데이튼(Peter Dayton)의 수평 콜라주는 샤넬 여사가 좋아했던 꽃 카멜리아의 변주로, 보는 이를 현혹한다. 전반적으로 화이트 & 블랙 베이스라 의자와 진열 캐비닛의 골드 악센트가 더욱 강조된다.  
 
 
골드가 절정을 이룬 프라이빗 살롱에서는 다이아몬드로 샤넬 여사를 표현한 작품인 비크 무니스(Vik Muniz)의 ‘다이아몬드로 만든 코코(Coco in Diamonds)’를 감상할 수 있다. 벽에는 거울과 골드 트위드로 라이닝을 넣고 24K 금박, 우드, 제스모나이트로 만든 소피 코린든(Sophie Coryndon)의 조각으로 장식했다. 루이 15세의 책상, 가리도(Garrido)의 도금 테이블, 자개 장식의 중국 도자기 램프가 앙상블을 완성한다.
 
 
부티크 맨 위 3층에서는 금고 같은 통로를 지나 샤넬의 아름다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 왼쪽 벽엔 한국 작가 하종현의 흰 유화 그림이, 금박으로 덮은 천장과 블랙, 골드 래커로 칠한 벽면과 대조를 이뤄 공간의 무게감을 전달한다. 오른쪽 벽에는 하이 주얼리 컬렉션 중 55.55 캐럿의 커스텀 컷 다이아몬드(DFL Type IIa)가 세팅된 ‘N°5 네크리스’가 거울 벽을 통해 불가사의한 모습을 드러낸다.
 
 
부티크는 3층에 걸쳐 베이지, 화이트, 블랙, 골드 컬러를 매칭해 절제된 화려함을 담아냈다. 카펫과 러그 같은 일부 작품은 샤넬을 위해 특별히 제작해 더욱 편안하고 따뜻하며 친밀한 느낌을 준다. 단순한 디자인, 리모델링을 넘어 소재와 예술품으로 조합된 방돔 광장의 샤넬 부티크는 또 하나의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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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김영서(미디어랩)
    COURTESY OF CHANEL WATCHES
    디자인 박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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