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오월의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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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음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으며
좀 더 힘든 시련은 당신이 아닌 내게 달라 매일 기도했습니다.
그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내가 죽고 당신이 살았더라면
내가 겪은 밀물을 고스란히 당신이 겪었겠지요. 남은 자의 삶을요.
그리하여 이제 와 깨닫습니다.
지나온 나의 날들은 내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음을
사십일 년 간의 그 지독한 시간들이 올곧이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이었음을.
내게 주어진 나머지 삶은 당신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살아보려합니다.
거센 밀물이 또 나를 그 오월로 돌려보내더라도 이곳엔 이제 명희씨가 있으니
다시 만날 그날까지 열심히 헤엄쳐 볼게요.”
-〈오월의 청춘〉 中 희태 내레이션
JTBC 〈눈이 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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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자와 한지민의 열연으로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드라마, JTBC 〈눈이 부시게〉는 2019년 방송한 드라마인데요. 25살의 김혜자(한지민)가 어느 날 70대 노인이 되면서 겪게 되는 심경 변화 등을 섬세하게 보여준 것은 물론, 극 후반 즈음에는 20대 김혜자가 급격하게 나이든 이유를 공개하면서 뭉클한 반전을 선사했습니다. 극 중 혜자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노인으로, 극 초반 혜자의 20대 시절 모습은 그가 만들어낸 환상이었던 것이죠.
드라마는 또, 이 과정에서 혜자의 굴곡 가득한 인생을 담담하게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젊은 시절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아들을 키우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혜자, 그러면서도 그 모든 나날에 대해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다”는 혜자의 내레이션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눈이부시게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은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 〈눈이 부시게〉 혜자 내레이션
KBS 〈고백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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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통해 현재의 소중함을 돌아볼 수 있는 인생 드라마, KBS 2TV 〈고백부부〉입니다. 지난 2017년 방송된 〈고백부부〉는 결혼을 후회하는 부부가 스무 살로 돌아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인데요. 극 중 이혼에 합의한 마진주(장나라)와 최반도(손호준)는 과거로 돌아온 뒤 각각 다른 이와의 로맨스를 꿈꾸지만, 결국 서로에게 다시금 끌리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그간 팍팍한 결혼생활로 잊고 있었던 서로의 소중함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또한, 마진주가 과거로 돌아오면서 그토록 그리워했던 엄마를 다시 만나는 장면, 그러면서도 현재에 두고 온 아들 생각에 오열하며 힘들어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폭풍 눈물을 불러왔던 명장면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익숙함과 편안함에 가려져 당연시 되는 것들도 있다.
내사람의 호의도, 주어진 행복도, 모두 원래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당연히 여기며 우린 살아왔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을 잃고 나서야 알게 되는 사실은 누군가의 존재마저도 모두 당연한건 없었다.”
- 〈고백부부〉 반도 내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