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했던 조선의 여성들! 시청자 사로잡은 '파친코' 명장면 3 #요즘드라마 || 엘르코리아 (ELLE KOREA)
CULTURE

강인했던 조선의 여성들! 시청자 사로잡은 '파친코' 명장면 3 #요즘드라마

진한 여운 속 시즌1 종영.

라효진 BY 라효진 2022.05.02
파친코 포스터

파친코 포스터

애플TV+ 〈파친코〉가 지난달 29일 종영했습니다. 주인공 선자를 중심으로 세계 속 한국의 근현대사를 압축해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방송 내내 큰 화제가 됐죠.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시즌2 제작까지 확정한 〈파친코〉 시즌1의 명장면·명대사를 짚어 봤습니다. 
 

1. "우리 땅 쌀 맛'이라도 뵈주고 싶습니더."

선자어머니

선자어머니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파친코〉 명장면은 극 중 선자 어머니(정인지)가 딸 선자(김민하)과의 이별을 앞두고 어렵게 구한 쌀로 정성껏 밥을 짓는 장면입니다. 시대적 특성상, 일본의 쌀 수탈로 인해 돈이 있어도 쌀을 사기 어려웠던 현실, 당시 선자 어머니가 쌀집에서 나눈 대화는 지금도 진한 여운을 주고 있지요.
 
선자 어머니 "우리 딸래미, 쪼매 있다가 신랑따라 일본갑니더. 제가 뭐를 해줄 형편은 못 되고, '우리 땅 쌀 맛'이라도 뵈주고 싶습니더. 그거라도 멕이가 보내고 싶어예.”
가게 주인: "세홉이데이."
양진: "고맙십니더."
가게 주인: "선자 어매도 무믄서, 설움... 쪼매 삼키라이."
 
선자어머니 선자어머니 쌀밥선자어머니 쌀밥
 
쌀집 주인은 선자 모녀의 사정을 듣고 애초 선자 어머니가 요청했던 두 홉보다 더 많은 양의 쌀을 판매합니다. 그러면서 선자 어머니를 달래는 것도 잊지 않지요. 이어진 장면에서 선자는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 담긴 흰쌀밥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이때, 푸석한 보리밥을 먹는 하숙생들의 모습도 교차해 보여주면서 당시 흰쌀밥을 먹는 게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 강조됐죠. 이는 한국인의 '밥심', '정'을 표현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한, 해당 에피소드는 극 중 수십 년이 흘러 나이든 선자(윤여정)가 어머니와의 한때를 추억하며 떠올렸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2. “참는 법을 배우게 될 거야”, "무서버도 같이 무서버하입시더. 그라모 힘이 나지 않겠십니꺼." 

선자-경희

선자-경희

〈파친코〉 선자의 강인한 생명력에 이어, 동서 지간인 선자와 경희의 우정, 이른바 '여성연대'가 돋보이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극중 두 사람은 낯선 땅에서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면서 서로의 힘이 되어줍니다.
 
먼저 손을 내민 건 손윗동서인 경희(정은채)였습니다. 극 중 선자는 남편 이삭(노상현)을 따라 타향살이를 하게 된 상황이었는데요. 선자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으며 오열하자, 경희는 그런 그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선자 "언제쯤 괜찮아집니꺼? 이렇게 아린 게 언제나 돼야 끝나는 깁니꺼?"
경희 "괜찮아지진 않아. 그래도 참는 법을 배우게 될 거야. 내 말 믿어."
 
선자-경희

선자-경희

 
선자 역시 경희를 든든하게 보듬어줍니다. 갑작스러운 빚 독촉 등에 시달리며 경희가 당황하자, 이번엔 선자가 나서요. 선자는 빚을 갚기 위해 깐깐한 전당포 주인과 사나운 사채업자들과 마주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들에게 조금도 제압되지 않는 당당한 모습을 보입니다. 선자는 이어, 경희의 마음을 위로하며 그의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경희 "아침에 동서가 물어봤지? 언제까지 이렇게 아프냐고? 솔직히 말하면 난 여기서 시종일관 무서워. 매일 이렇게 무서운 것도.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
선자 "그라이까, 무서버도 같이 무서버하입시더. 그라모 힘이 나지 않겠십니꺼."
경희 "그럴까?"
선자 "그렇고 말고예."  
 

3. "잘 사는 거보다 우떻게 잘 살게 됐는가 그기 더 중한기라."

나이든 선자

나이든 선자

극 중 나이든 선자(윤여정)가 손자인 솔로몬(진하)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신념을 드러낸 장면 역시 많은 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선자 "내가 선택한 기다. 오래전이지만 말만 하믄 시상 다 준다카는 거 내가 싫다 한거라. 전쟁 나기 전 느그 할배한테 시집오기도 전 일이다."
솔로몬 "왜 싫다고 하셨어요?"
선자 "내를 반으로 쪼개놓고 살 수는 없다 아이가. 뭐는 당당히 내놓고, 뭐는 숨키가 살고. 니 그 아나? 잘 사는 거보다 우떻게 잘 살게 됐는가, 그기 더 중한기라."
 
선자-한수선자-이삭
 
선자는 결혼 전, 일본 야쿠자와 연관된 수산업자 고한수(이민호)와 정을 통한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유부남인 것을 알 된 후, 그의 후처 자리를 단칼에 거절합니다. 고한수가 선자에게 남부럽지 않게 호강을 시켜주겠다며 구애를 해왔지만, 선자는 이에 넘어가지 않고 오히려 신실하지만 가난한 목사 이삭의 아내로서의 삶을 선택하는 등 평생 '정도'에서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살아갑니다. 이는 스스로 떳떳한 삶을 살겠다는 선자의 신념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젊은 선자

젊은 선자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